[월요논단] 거리 개념의 변화 ‘로컬푸드 마일리지’
[월요논단] 거리 개념의 변화 ‘로컬푸드 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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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26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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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경기대학교 관광전문대학원 교수 / 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미국의 문화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홀은 “상대와 어느 정도 거리에 있을 때 심리적인 압박감을 덜 느끼는가?”를 기준으로 인간관계에서 대인거리를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먼저 엄마와 아기 또는 애인사이에는 45.7㎝ 미만으로 이때 가장 친밀한 거리라고 한다. 두 번째는 개인적 거리로서 45.7㎝~1.2m로 적당히 친해 격식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사이, 세 번째로 사회적인 거리로서 1.2m~3.7m의 거리는 사무적인 예의를 갖추고 대화를 할 수 있는 거리이다. 마지막으로 3.7m이상은 공적인 거리로서 강의를 하거나 연설을 할 때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개념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사이뿐 아니라, 냉정한 거리두기를 시작한 대중적 소비자들까지도 깊숙이 파고들어 기업의 작은 실수 하나에도 날카롭게 화를 내거나 신경질적으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렇듯 소비자들의 거리개념이 급속하게 변화하면서 산업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그 일환의 하나가 바로 식재료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유통거리축소이다. 즉 푸드 마일리지의 중요성이 대두되어 외식산업전반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식품제조에 따른 식재료의 생산과 유통 경로를 파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식품의 질이나 안전성에 대한 의문과 불신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의 식품산업 체계하에서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안전하고 믿을 수 있게 먹을 수 있고, 유통산업의 대기업화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농업인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건강한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이다. 로컬푸드 운동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단축시켜 식품의 신선도를 극대화시키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즉, 먹을거리에 대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농민과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북미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 등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의 경우 전북 완주군이 2008년 국내 최초로 로컬푸드 운동을 정책으로 도입한 바 있다.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식재료 품질의 우수성으로 전환되면서 로컬푸드 운동이 다시 조명받기 시작하였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고 싶은 소비자들과 그 지역의 친환경농산물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니즈, 즉 생산·유통·소비단계가 짧아 푸드 마일리지가 적고 운송비용 및 포장과 유통마진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주어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대안이다.

푸드 마일리지는 1994년 영국의 환경운동가 겸 소비자운동가인 팀 랭(Tim Lang)이 처음으로 제창한 개념이다. 특정 중량의 먹을 거리가 생산·운송·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는 과정에서 소요된 거리를 뜻하는데, 이동거리(㎞)에 식품수송량(t)을 곱해 계산한다. 예를 들어 2t의 식품을 50㎞ 떨어진 위치로 수송했을 경우 푸드 마일리지는 2t×50㎞, 따라서 100tㆍ㎞다.

지속적으로 농산물 공급의 해외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수입농산물에 대한 안정성, 신선도, 이동까지 배출되는 온실가스 등은 소비자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가능한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이 식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수송에 따른 환경오염을 경감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유럽 소비자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의 푸드 마일리지는 지난 10년 동안 37%나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먹을거리를 이동시킬 때 이용하는 수송 수단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먼 거리에서 수입해 올수록 이산화탄소가 점점 늘어나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푸드 마일리지가 높으면 높을수록 식품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식품을 운반하는 선박과 비행기의 탄소배출량이 많아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로컬푸드 마일리지(Local-Food milage)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고 도시농업과 가까운 곳에서 생산한 식품을 사먹자는 로컬푸드 구매운동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더 나아가 가정과 국민의 행복한 밥상머리 정착을 위해 로컬푸드 마일리지의 인식이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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