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1호 사설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정보공개서 등록이 올해 들어 588개가 취소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09년 국내 프랜차이즈기업의 정보공개서를 발표한 이후 첫해인 2009년은 155건, 2010년 226건, 2011년 451건, 2012년에는 637건으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7월말 현재 정보공개서 등록취소건수가 588건임을 감안한다면 연말까지 취소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 정보공개서 등록이 취소된 588개 브랜드 가운데 외식브랜드는 471개로 전체의 80.1%를 차지하고 있어 외식업계가 역대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음을 잘 입증해 주고 있다.
정보공개서 등록이 취소된 프랜차이즈사업본부는 앞으로 신규 가맹점을 모집할 수 없게 된다. 만약 정보공개서 등록이 취소된 상태에서 가맹점을 모집한다면 ‘정보공개서 제공 의무 위반’에 해당, 정도에 따라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혹은 형사고발 대상이 될 수 있다.
브랜드 론칭·메뉴개발에 더욱 신중해야
외식프랜차이즈업계가 역대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로 인한 장기불황과 업체 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경영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과 골목상권 살리기 등 최근 시행된 정책적인 영향도 없지 않다. 그러나 장기불황, 업체 간의 과당 경쟁 그리고 정책적인 측면은 모두 외부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외식프랜차이즈기업들이 한결같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외적인 원인에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국내 대다수 외식프랜차이즈기업들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국내 외식프랜차이즈기업들의 공통적이고도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외식프랜차이즈업계의 불황은 외부 영향을 탓할 것이 아니라 내부적인 영향 역시 크다는 것을 지적해 주고 싶다. 외식프랜차이즈사업은 정기적으로 콘셉트의 론칭이 필요할 뿐 아니라 지속적인 R&D(메뉴개발)가 절실한 사업이다. 그런데 국내 외식프랜차이즈기업들은 제2, 제3의 브랜드를 론칭해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 메뉴개발 역시 그렇다. 이는 지금까지 외식프랜차이즈기업들이 쉽게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랜드를 론칭할 때나 메뉴를 개발할 때 모두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매우 짙다.
특히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기업들의 문제점은 첫째, 그동안 양적 성장만을 추구함으로 인해 경영시스템에 대한 경쟁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둘째, 외식프랜차이즈산업은 그 어느 업계보다 사람이 중요한데 인재에 대한 투자, 육성이 빈약했다. 셋째, 시대변화에 맞게 철저히 변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과거의 타성과 습성에 젖어 있다. 마지막으로 미래를 읽는 기술이 부족하다.
양적 성장에서 나아가 ‘내적 성장’해야
현재 국내 외식프랜차이즈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장기불황이나 과당경쟁 그리고 정책적인 측면 등 외부적 영향은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의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모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떠한 외적 환경에도 무너지지 않는 내적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외식프랜차이즈업계는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경영환경이 급변할 것이고 소비자의 트렌드는 물론 정책적인 면까지 상상을 초월해 빠르게, 깊게, 넓게 변할 것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될 수 있는 내적 경쟁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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