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집중이냐 확장이냐’ 변화 급물살
식품업계, ‘집중이냐 확장이냐’ 변화 급물살
  • 김상우
  • 승인 2013.10.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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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대상 ‘선택과 집중’ … 농심·오뚜기·사조 ‘신사업 적극 투자’
식품업계 주요 기업들이 내수시장의 포화로 인한 저성장과 해외사업의 활로 모색 등 불투명한 환경변화를 놓고 기존의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식품업체인 CJ제일제당은 최근 제약사업 분할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재무구조 개선과 이자비용의 절감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지분도 일부 매각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카레와 간장, 캔막걸리, 간편식 식품 등 실적이 저조한 품목에 손을 떼기로 결정한 바 있다. 1천억원 규모의 국내 카레시장은 오뚜기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3%에 미친 것과, 지난 2011년 일본 삿뽀로와 제휴했던 캔막걸리도 신통치 못한 판매실적을 겪어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간장 역시 업계 1위인 샘표와 큰 차이가 나는데다 간편식 일부 품목은 햇반을 제외하고 매출 성장이 오랜 기간 이뤄지지 않았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는 최근 열린 임원회의에서 “모든 분야에 제품을 내놓기보다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일부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며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R&D분야의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했던 조미료 중심의 사업구조를 벗어나 음료, 냉동식품, 간편식, 스낵류 등 최신 트렌드에 맞춘 사업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사업군을 오는 2016년까지 2천억원 이상으로 성장시켜 전체 매출의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이다.

실제 대상의 이러한 전략 수정은 단기간에 좋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에 출시한 간편식 ‘컵국밥’은 6개월 만에 150만개 판매를 보일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지난달 16일부터 제주항공 국제선 기내식으로 공급되는 등 판매와 유통망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이 외에도 일본과 미국, 동남아에 집중됐던 기존 해외사업지역을 러시아, 중동, 남미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품목으로 성공 가능성이 점쳐진 음용 식초 홍초를 필두로 국내 1위 제품인 고추장 등의 장류 제품들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농심은 기존 사업에 치우쳤던 보수적인 경영에서 탈피해 각종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메가브랜드인 ‘신라면’의 든든한 배경을 뒷받침으로 최근 커피믹스와 프리믹스, 생수 등의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네슬레와 영업 및 마케팅 제휴를 맺고 제과 품목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농심의 변화를 두고 업계에서는 2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삼다수가 광동제약으로 넘어간 것과 국내 라면시장의 성장세가 더디다는 사실이 주된 원인이라는 판단이다.

농심 관계자는 “각종 사업군의 활발한 전개는 삼다수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한 부분도 어느 정도 작용하지만 결국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해가기 위한 과정”이라며 “국내시장도 중요하나 해외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맺기 위해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첩과 마요네즈, 간편식 등 각종 식품군 영역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오뚜기는 최근 라면사업의 국내시장점유율 2위 상승에 고무돼 라면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뚜기는 국내 식품업체 중 영업이익이 손가락에 꼽힐 만큼 투자금이 풍부하다”며 “삼양식품을 따돌리고 라면시장 2위로 올라선 만큼 이참에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지난해 3월부터 독자브랜드인 ‘네이처바이(NatureBy)’를 론칭하면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시장 안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에서 판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파마바이트사의 건기식 브랜드 네이처메이드의 국내 판매를 개시했다.

이 외에도 네이처바이 진생업 브랜드와 어린이 비타민 브랜드인 뽀롱뽀롱 뽀로로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건기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급속한 고령화와 웰빙 트렌드 확산으로 건기식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자체 브랜드인 네이처바이와 미국 최대 건기식 브랜드 네이처메이드와의 독점 계약 체결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조그룹은 참치사업에서 벗어나 닭고기 사업을 제2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주력사업인 수산업의 성장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닭고기 사업에 눈길을 돌린 것이다.

지난달에는 계열사 금진유통이 신규사업을 위해 409억원을 투자해 닭고기 사업체인 화인코리아를 인수했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전북 김제에 위치한 기존의 육계도계공장(사조인티그레이션)에 3만3050㎡ 용지를 추가 매입해 13만2230㎡ 규모의 공장 증설 인허가 작업에 착수했다. 증설작업에는 1천억원이 투입됐으며, 연간 8천만 마리의 닭을 도계, 가공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된다.

사조 관계자는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으면서 주력사업인 참치사업의 강화와 계육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2014년까지 매출 4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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