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국산콩 등 17개 품목 론칭 … 식품업계, “파급효과 좀 더 지켜봐야”
농협은 ‘우리의 자연담은’을 슬로건으로 국산재료, 식품첨가물과 MSG 무첨가가 신제품의 콘셉트라고 밝혔다. 이번 신제품은 총 17개 품목으로 볶음밥, 국탕류, 국산콩두유, 농축초음료 등이다.
농협의 이번 식품사업 진출은 지난해 사업구조 개편 당시 경제사업 활성화 일환으로 추진한 농협 식품사업 ‘비전 2020’에 근거하고 있다. 비전 2020에는 우리 농산물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농협의 식품사업 확대가 거론됐으며, 농협은 1년 동안 식품마케팅 전담 조직 신설 및 분야별 전문가 영입 등의 준비과정을 거치고 품목 확대에 매진해왔다.
농협은 이전까지 전국 103개 지역 농협 가공공장을 통해 김치와 고춧가루 등 농수산물 품목 위주의 개별 생산과 마케팅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영세성과 전문성 부족으로 경쟁에서 뒤처지자 기존 품목의 보완과 함께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게 된 것이다.
앞으로 지역 농협 가공공장에서는 국산 농산물을 활용한 고품질 안전 식품 생산에 전념하고, 농협중앙회는 자회사 형태의 마케팅 및 영업 전담회사를 설립해 공동브랜드와 공동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 가공공장을 품목별로 통합하고 규모화하는 동시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 품목은 별도의 공장도 건립할 계획이다. 이미 경남 밀양에 1만1천평 규모의 사업부지도 확보한 상태다.
이상욱 농업경제 대표이사는 “식품산업은 농업 생산에 미치는 후방효과가 큰 산업”이라며 “농협의 가장 큰 강점인 국산 농산물 원료조달 경쟁력을 앞세워 지역농협과 협업을 펼친다면 각 지역의 대표 음식 육성은 물론 국산 농산물로 특화된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국산 농산물을 위주로 식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농협의 취지에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을 이유로 국내산 농산물을 가공제품으로 만드는 업체들이 소수에 불과한 상황에서 농협이 사업을 건전하게 추진한다면 식품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기존 대기업과 별반 다를 바 없는 OEM 위주의 시장 접근과 막강한 힘을 앞세워 원료수급을 독점한다면 오히려 전통식품을 취급하는 중소업체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쟁 업체와 비교했을 때 마케팅과 영업, R&D 등 각종 분야의 전문성이 떨어져 이를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사업구조개편 취지에 맞게 지역 중심의 사업이 돼야 하나 식품사업은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전 2020에 따르면 농업경제부분 예산은 약 3조3천억원으로 식품사업부문의 투자 금액은 4680억원이다. 세부적으로는 쌀 가공공장 404억원, 식재료 가공센터 860억원, 학교급식센터 859억원, 종합식품연구원 390억원, 가공제품 영업소 299억원 등이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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