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미라클 코리아, 기업과 기업인을 위한 변명
[월요논단] 미라클 코리아, 기업과 기업인을 위한 변명
  • 관리자
  • 승인 2013.11.0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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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사)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장
식품·외식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요즘 틀거지가 말이 아니다. 딱하고 안쓰럽다. 네 벽이 꽉 막혀서 사면초가요, 옴 취고 뛸 수 없으니 영락없는 안팎 곱새다.
최악의 불황에 의제매입세액공제 30% 한도제와 35평 미만의 생계형 유흥주점에 대한 개별소비세의 소급추징 등 정부안의 피해 당사자이자 실제 95% 이상 신용카드 매출임에도 세무당국에게 관행적 의도적 매출누락으로 의심받는 것이 자영업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담당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식품외식 관련 정책의 존재감마저 흐릿하니 기댈 곳도 마땅치 않다. 여야 국회의원 사무실로 발품 팔듯 쫓아다니고 두 주먹 불끈 쥐고 목이 쉬도록 외쳐 봤자 말짱 헛것, 그야말로 ‘허공 속에 묻어야만 될 슬픈 옛 이야기’ (조용필의 ‘허공’) 가 아닐는지.

식품외식업계만 그런 게 아니다. 대기업들과 기업인들의 모습도 요즘식 표현으로 식품외식업계와 ‘완전 똑같다’. 툭하면 세무조사에 출국금지, 압수수색에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 게다가 ‘조직폭력배’와 ‘거지’라는 거친 표현까지 포함된 재판장의 훈계 말씀을 들으며 동반 법정 구속된 대기업 총수 형제도 있다는 사실이 그 근거다.

국회가 국감증인으로 201명의 기업인을 선정하자 경총회장이 “올해 국정감사는 역대 최악의 기업 감사”라는 볼멘소리를 냈다가 자신마저 증인으로 불려갈지 모를 정도다. 어느 야당 국회의원이 그를 증인으로 신청했기 때문이다.

4대강 관련 건설사들도 죽을 맛이다. 22명의 건설사 고위 임원들에 대한 기소 외에 1115억 원의 과징금(공정위) 최장 15개월간의 입찰제한 (조달청, 수자원공사) 등 범정부 차원의 제재 패키지를 받았는데 국감장에서 또 어느 건설사가 하도급사를 압박해서 엄청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원들의 공격이 불을 뿜었다.

건설사들은 실제론 적자공사였다며 펄쩍 뛰어보지만 통할 리 없다. 해외수주에 대한 우려와 함께 ‘1970~80년대 중동에서 금쪽같은 달러를 벌어온 주체가 건설인데…’라는 건설사 임원의 푸념이 아프게 들린다.

지난 7월 미국 포천(Fortune)지가 발표한 ‘2013년도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는 14위 삼성전자를 비롯하여 SK 홀딩스, 현대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LG전자, 한국전력공사, GS 칼텍스, 기아차, 한국가스공사, 에쓰오일, 현대모비스 등 14개 우리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국가별로는 미국 132개, 중국 89개, 일본 62개, 독일 29개였고 지난해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에는 삼성전자 9위, 현대차 53위, 기아차 97위였으니 대한민국, 그야말로 ‘미라클 코리아’ 가 아닌가? 우리나라 기업은 ‘미라클 비즈니스 펌’이고….

이쯤이면 미라클 코리아의 기업들과 기업인들은 세계무대에서 위풍당당, 기세 등등 그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하다.

실제로 우리 기업인들 중에는 회장 취임 25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구글, 퀄컴, GE 등 글로벌 기업에게 받은 이도 있고(이건희 회장), ‘한번만 직접 만나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미국 주지사들의 애걸복걸 로비를 받는 이도 있다(정몽구 회장).

하지만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에 포함된 14개 기업과 총수들 가운데에는 이미 사법처리 가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사람도 여럿 있으니 착잡하다. 아무리 업적과 공로가 크더라도 위법, 불법행위는 처벌해야 옳다. 하지만 요즘처럼 인격살인에 가까운 망신주기, 혼내주기가 당연하듯 병과 돼서는 안 된다.

과거 업적은 빼더라도 지금 당장 국가경제의 대들보로서 수많은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고 국가 재정의 상당부분을 부담하고 있으며 미래의 먹을거리 준비 등 큰일을 맡고 있는 기업과 기업인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망신주기 혼내주기는 경제위기의 종식이라는 시대정신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기업과 기업인들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인식과 대접이 바로 잡힌다면 어딘가 기댈 곳이 마땅치 않아 옆구리가 허전한 우리 식품외식업기업과 기업인들에게도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긍정의 힘이 제대로 작동되는 ‘미라클 코리아’ 의 민낯을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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