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과 외식사업
사회적 기업과 외식사업
  • 관리자
  • 승인 2013.11.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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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수 상명대학교 외식영양학과 교수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란 그야말로 ‘사회’와 ‘기업’을 결합시킨 개념이다. 이는 사회라는 비영리적 성격과 기업이라는 영리적 성격을 결합한 중간 형태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을 추구하면서 영리활동을 수행하는 회사인 셈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영리활동과 수익창출을 하면서도 직업교육처럼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을 하든지, 아니면 창출된 이익을 사회적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재투자하는 기업을 지칭하던 의미로 시작되었다.

전 세계인, 특히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탐즈 슈즈(TOMS SHOES)라는 신발회사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006년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에 의해 창업되었는데, 그는 대학시절 세탁소를 경영해 보았던 경험이 있었다. 그가 아르헨티나를 여행했을 때 신발이 없는 어린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자신의 가게에서 신발을 사면 일대일로 신발을 기부하게 되는 회사를 창립했다.

기부하는 신발들은 동일한 모양의 신발이 아니었으나 어렵게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신발을 하나씩 선물한다는 의미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자신들의 일상적인 쇼핑을 즐기면서 동시에 일대일 기부를 한다는 의미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을 보내고 있다. 탐즈 슈즈라는 이름의 의미 또한 내일을 위한 신발(shoes for tomorrow)이라는 뜻이다. ‘멕시코의 착한 영화사’라고 불리는 시네팝이라는 사회적 기업도 마찬가지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여러 마을을 돌며 무료로 영화를 상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회적 가치 중시하는 ‘스토리텔링’ 필수

우리나라에서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받은 사회적 기업은 현재 913개이다. 이 가운데 도시락 및 햄, 쿠키, 반찬 등 식품 제조업 등의 영역에 해당하는 사회적 기업은 91개로 10% 가량이다. 카페, 도시락, 동네식당, 친환경 식재료 가게,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 생협, 영국식 팝 등 외식산업 분야와 사회적 기업이 결합될 가능성은 이보다 많은 편이다. 사회적 기업을 구상하는 많은 지역에서 외식산업을 하나의 유력한 영역으로 고려하는 사례가 증가될 전망이다.

그런데 외식산업을 소재로 사회적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의 현재 움직임이 지나치게 국가주도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사실이다. 취지와 성격이 ‘사회적’ 기업이고 사회적 의미를 강화하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주도하는 동력이 정부로부터 나오는 역설인 셈이다. 정부에 의존할수록 정부 지원이 끊기면 그 생명력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대기업이 도시락 사업을 사회적 기업 형태로 운영하는 걸 보면, 바람직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아쉽다는 생각이 교차하게 된다.

둘째는 외식사업을 소재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경우 두 가지 유형의 고객수요를 적극적으로 맞추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고객들에게는 그에 맞는 스토리텔링이 반드시 필요하다. 탐즈 슈즈가 어려운 아이들에게 신발을 기부한다는 스토리텔링이 없었다면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와 동시에 입지 또한 중요하다. 사회적 기업들이 대부분 그 의미만 앞세우고 실제로 입지에서 접근성이 뛰어나지 않은 곳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된다면 그 의미에 동조하는 사람일지라도 그것을 쉽게 이용하기가 어렵게 된다.

셋째, 사회적 기업은 지역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무기로 성장하고 생존한다. 카톡,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블로그, 카페 등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동네 사랑방의 역할을 재미있게 수행할수록 외식분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애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같은 카페나 식당이라고 하더라도 동네가 함께 운영하는 카페나 식당이라는 곳으로 발걸음이 향할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제 와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보아 지역사회의 허물어진 공동체를 되살리고 사회적으로도 서로 믿고 돕는 분위기를 재생시키고자 하는 의미가 클 것이다. 우리나라는 본디 그러한 요소가 많고 강했던 사회였으나, 한 때 잠시나마 그런 걸 괘념하지 아니하고 파괴해온 후 비로소 이제 와서야 서양을 따라 사회적 기업을 한다고 하니 안타까운 면도 크다.

그러나 이로써 현대 자본주의의 한 가운데로 편입된 한국이 다시금 인간의 면모를 갖춘 새로운 자본주의를 모색하고 착한 기업들을 육성하는 것일지니 관심을 가져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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