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과냉각고 ‘설빙고’ 업계·소비자 사로잡다
세계 최초의 과냉각고 ‘설빙고’ 업계·소비자 사로잡다
  • 김상우
  • 승인 2013.11.24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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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쿨러(주)의 슬러시 냉장고 ‘설빙고’
‘설빙고’ 인식·저변에 초점 맞추고 마케팅 주력
겨울철에 창가나 베란다에 뒀던 물이나 음료수를 무심코 들었다가 순식간에 얼음으로 변하는 현상을 경험할 때가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얼음이 어는 0℃ 이하로 온도가 내려가도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과냉각’ 현상에 착안해 음료나 주류 제품을 과냉각 상태로 보관하는 ‘과냉각고’ 개발에 성공한 업체가 있다.

지난 9월부터 상용화돼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지 3개월이 채 안됐지만 벌써부터 이를 카피한 제품이 나올 정도로 관련 업계에선 화제의 중심에 서있는 수퍼쿨러주식회사(대표이사 김병욱)의 과냉각고인 ‘설빙고(雪氷庫)’의 개발과정과 원리, 특징 등을 살펴봤다.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설빙고는 판매 개시 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특히 올 여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3초만에 슬러시가 되는 일명 ‘매직 슬러시’ 영상으로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되면서 공중파와 케이블 방송에서도 앞다퉈 소개했다.

설빙고는 영하 5℃ 이하 저온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냉각고로, 생수나 음료, 주류 등을 2시간 가량 보관했다가 꺼내 병을 흔들거나 가벼운 충격을 주면 슬러시 상태가 된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푸드 위크 코리아 2013’에서도 수퍼쿨러의 설빙고는 참관객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과냉각시킨 생수나 맥주, 소주를 흔들어 순식간에 슬러시로 변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한 참관객들은 놀라움과 탄성을 금치 못했다.

일반적으로 냉장고의 냉동실에 액체를 보관하면 얼음 상태가 되지만 액체 상태를 유지해주는 설빙고의 비밀은 무엇일까?

● 균일하게 온도를 유지해 과냉각 상태로

과냉각이란 어는 점 이하의 저온에서도 얼지 않고 액체 또는 기체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자연 현상으로는 눈을 들 수 있다. 영하의 성층권에서 기체 상태인 수증기가 차가운 공기와 바람에 의해 분자가 자극을 받아 결정이 돼서 내리는 것이 눈이다.

수퍼쿨러의 설빙고는 바로 이 같은 과냉각 기술을 활용한 세계 최초의 과냉각기로,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미국과 중국에서도 국제 특허 출원 중에 있다.

설빙고의 핵심 기술은 냉각고 내부 온도를 어느 공간에서나 균일하게 유지해 액체를 과냉각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다. 5개의 팬을 장착해 발생시킨 바람으로 냉기를 만드는 간냉식을 적용해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함으로써 그만큼 과냉각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개발 과정에서의 관건은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얼음으로 냉각되지 않도록 액체 상태로 보존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안병선 수퍼쿨러 이사는 “자연 상태에서 발생하는 과냉각 현상에 착안해 이를 기술로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과냉각고 연구를 개시해 7년이라는 개발 기간을 거쳐 설빙고가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용화 전 2년 동안 외식업 현장에서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테스트를 거친 후 최상의 냉각 품질로 시장에 선보였다고 수퍼쿨러는 자신했다.

그는 “손님이 적거나 붐비는 시간대는 물론 냉각고를 여닫는 빈도까지 염두에 두고 엄격한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며 균일한 과냉각 품질을 강조했다.


● 과냉각 기술 하나로 활용도는 다양

액체를 과냉각하는 기술 자체가 단순해 보일 수는 있지만 외식업소에서 설빙고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맥주나 소주, 막걸리 등 주류를 비롯해 생수나 음료수를 바로 손님에게 슬러시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과 냉면 육수와 동치미 국물까지 유리병, 페트병, 캔이나 종이팩 등 용기 종류에 상관없이 그대로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운 여름철은 물론 차가운 상태에서 주류나 음료를 즐기고 싶어하는 고객들에게 곧바로 슬러시 상태로 제공함으로써 일반 냉장 보관 상태보다도 훨씬 시원한 음료나 주류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얼음을 별도로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위생적이라는 설명이다.

슬러시 상태의 얼음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부드러운 식감과 목넘김은 물론 특히 주류의 경우엔 과냉각으로 쓴맛이 줄어들어 맛있게 주류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외식업소 매출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영하의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를 지켜주는 과냉각 기술의 특성상 육즙을 살려야 하는 육류나 생선류 등을 냉동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 설빙고 내부의 온도가 일반 냉장고(2~5℃)보다 낮아 세균 번식 확률도 줄어들어 그만큼 위생적인 식재료 보관도 가능케 하고 있다.

안 이사는 “계절을 타는 음료와 달리 주류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며 “현장 테스트와 판매를 개시한 결과 주류를 취급하는 업소에서 설빙고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즉 분식과 같은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외식업소에서 주류를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빙고의 활용처는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어느 업소는 1시간 만에 6~7상자 분량의 주류를 팔기도 하고 경쟁 업소가 알아차릴까봐 설빙고 로고를 가리는 업소도 있을 정도”라며 “슬러시 현상을 신기해하는 젊은 고객 혹은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까지 생기는 등 매출이 30%에서 50%까지 증가한 사례가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 ‘원천기술’로 탄생한 설빙고, 세계로 향한다

설빙고의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일부 업체가 수퍼쿨러의 설빙고를 모방하거나 제품 디자인 또는 설계를 약간 변형한 제품들이 나오기까지 했다.

그러나 수퍼쿨러는 과냉각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이나 판매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 과냉각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추가로 2건의 특허 등록을 진행 중이다.

또 미국과 일본 등 3건의 해외 특허를 진행하는 등 해외 시장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각고 끝에 설빙고라는 세계 최초의 과냉각고를 개발해 상용화한 만큼, 앞으로는 설빙고에 대한 인식과 저변은 물론 판매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마케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업소 매출을 높이고 서비스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식품외식 관련 대기업들은 설빙고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식품외식 대기업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설빙고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안 이사는 “박람회 참가 과정에서 자신들의 음료와 주류로 시연해달라고 협찬에 나선 기업들도 있었다”며 “유명 프랜차이즈 기업은 물론 롯데호텔 등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에도 샘플을 보내 현지 테스트 중에 있다”고 전했다.

특히 “현재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이코노미(보급형) 제품을 개발 중에 있으며 다양한 용량의 설빙고 제품도 내놓을 것”이라며 “빙점(氷點)이 다른 주류와 음료를 한 번에 보관할 수 있는 ‘투(2) 온도시스템’을 적용한 제품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렌탈 사업을 위한 관련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국에 10여 곳의 광역 총판을 확보해 물류와 A/S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안 이사는 “한국의 냉장냉동 기술은 미국보다 10년, 중국보다 20년이 앞설 정도 발전해 있다”며 “제품력을 앞세운 과냉각고로 냉장냉동 기기의 블루오션을 열겠다”며 “글로벌 벤처기업으로 도약해 세계 진출을 확대하고 창조경제의 모범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안 이사가 들려준 또 다른 일화 하나. 설빙고를 접한 외식업소 가운데 규모가 큰 업소들은 가격 부분만 생각해 구입에 부정적이었다며 큰 업소일수록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거나 고객 서비스에 인색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작은 업소가 적극적으로 설빙고를 활용해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시도하니 한 달 만에 구입비용을 회수할 정도였죠. 작은 외식 업소라도 변화를 시도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은 다른 업소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문의 www.supercooler.co.kr 1644-6234
박장희 기자 jang@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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