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대비 ‘가치’를 만드는 경쟁력
가격 대비 ‘가치’를 만드는 경쟁력
  • 관리자
  • 승인 2013.11.2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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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호 사설
장기불황이 계속되면서 국내 외식업계를 대표하는 패밀리레스토랑들이 앞다퉈 저가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실속형 메뉴로 런치는 1만원대 이하의 메뉴를 출시한다거나 스테이크도 2만원대가 주를 이룬다. 지난 1990년대 오픈 초기의 음식 맛은 물론이고 고객과의 눈높이 서비스 등 질적 서비스 경쟁에서 이제는 가격 경쟁으로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외식업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심지어는 고가전략만을 추구해 오던 업체들까지 저가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불황이 깊어질수록 외식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가격거품을 없애자는 취지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일부 외식업체의 경우 실속메뉴 출시로 인해 내점객이 10~20%가 늘었으며, 스테이크 등 실속형 메뉴 판매도 크게 증가해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저가전략·실속메뉴만이 능사는 아니다

외식업체의 저가 전략, 혹은 실속형 메뉴 출시 전략은 이미 일본 외식업계에서는 1990년대 중반에 실시했던 전략이다. 일본의 버블경제가 무너지고 장기불황이 계속되자 외식업소들의 내점객수와 객단가가 동시에 큰 폭으로 추락했다. 일부 업체의 경우 50% 이상 매출이 추락하자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고 대표적인 전략으로 가격파괴를 선언했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저마다 가격을 낮추는가 하면 저가 메뉴를 출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외식기업인 스카이락(Sky Lark)이나 로얄호스트(Royal Host) 등 많은 기업들이 가격파괴를 실시했다. 동시에 가스토(ガスト GUSTO)나 바미양(バ-ミヤン Bamiyan) 등 저가브랜드를 론칭, 실속메뉴를 출시해 고객을 유치하자 고객들이 다시 점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격파괴만으로는 고객을 끝까지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많은 외식기업들이 가격을 낮추다보니 상품의 질 또한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외식업의 기본인 음식의 맛과 서비스가 추락하자 고객은 서서히 외면하기 시작한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스템과 오퍼레이션의 과감한 변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한편 가격대비 가치를 만들어 크게 성장하는 기업들이 탄생했다.

대표적인 기업들이 이탈리아 음식을 테마로 한 패밀리레스토랑 ‘사이제리아(サイゼリア)’와 규동전문점 ‘스키야(すき家)’, 우동전문점 마루가메제면(丸龜製麵), 서서먹는 스시전문점 우어가시(魚がし) 등을 꼽을 수 있다.

20여년 가까이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 외식기업의 변화를 보면 현재 국내 외식기업들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물론 일본 외식업의 경영환경과 국내 외식업 경영환경이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참고가 될 만한 사안은 수없이 많다. 특히 ‘마른 수건도 짠다’는 정신으로 원가절감을 한다거나 직원들의 매니지먼트 교육과 훈련을 통해 능력있는 관리자를 배출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한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가격은 낮추고 맛·서비스는 고품질

최근 국내 외식기업들이 1만~2만원대의 저가 메뉴, 실속메뉴를 출시하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장기불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좋은 경영전략일 수 있다. 지금처럼 장기불황이 계속되면 고객은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식기업들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저가(실속)메뉴라 할지라도 상품의 질이 낮아져서는 절대 안된다는 사실이다. 가격은 낮아졌지만 음식의 양과 맛은 더 좋게, 서비스 역시 더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가격에 어떻게 이런 음식을 제공할 수 있을까’라는 평가를 받으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시스템과 오퍼레이션의 변화 그리고 독창적인 메뉴개발을 통해 가격대비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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