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과 물가
김장과 물가
  • 관리자
  • 승인 2013.12.0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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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영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급관리처장
겨울의 문턱에서 김장 손길이 바쁘게 움직인다. 올해는 기상여건이 좋아 주요 농산물의 생산량이 작년보다 증가하며 수급불안에 따른 긴장감은 다소 경감되었다. 또한 소비자들은 한결 풍요롭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저렴한 가격에 상품성 높은 채소와 과일을 구입하며, 장바구니 물가부담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러나 생산자들은 과도한 풍작을 걱정하며 폭락하는 농산물 가격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공급 조절-소비자의 수요 활성화
올해 김장철 예상비용은 작년보다 20% 가량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장의 주요 재료인 배추·무·고추 생산량이 증가하여 김장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김장철 장바구니 물가는 안정적일 전망이다. 이는 태풍 피해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가중되던 작년이나 올해 상반기와는 상반되는 현상이다. 사실상 2013년 한국경제는 성장률이 잠재성장률(3.8%)을 밑돌며, 1%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저성장-저물가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실질소득이 증가해도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평균소비성향이 약화되었다. 저성장과 저물가에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고령화 심화, 소득분배 구조 약화, 고용의 양적 질적 회복세 지연 등 미래의 불안요소의 복합적인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이러한 전반적인 저물가, 평균소비성향 약화의 기본적인 요건 위에 대한민국의 소비를 주도하는 계층인 40∼50대 전업주부들은 배추 한 포기의 가격상승에도 즉각적인 충격과 반응으로 실제보다 증폭된 물가상승을 체감하는 것이다.

더욱이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주거비’와 ‘식료품비’에 지출하는 비중이 높고, 50∼60대로 갈수록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식료품비 비중이 증가하면서 ‘체감물가’는 한층 더 크게 다가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상이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부각되면서 농산물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수치적 비중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체감하는 물가상승률과 급격한 온도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기상이 악화되면 농산물 생산량 감소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이 증가하지만, 반대로 작황이 좋을 경우 가격이 하락하면서 생산자들과 관련 유통업자들의 손실이 증가한다. 즉 기상이라는 불안요소는 양날의 칼날처럼 생산량 조절에 깊이 개입한다.

주요 농산물의 생산량이 급증한 올 가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는 배추의 계약재배 및 수매물량을 늘리는 한편 고추의 TRQ 도입물량을 국내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절하면서 공급측면의 물량감소에 힘쓰고 있다. 또한 직거래 장터와 이동식 차량을 이용한 생산자-소비자의 다양한 만남을 통해 신선한 채소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 중이다. 그러나 정부 및 관계기관의 공급조절뿐 아니라 수요측면의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공급조절은 한계가 있지만, 소비활성화는 생산농민들에게 새로운 에너지와 희망을 준다.


장바구니에 채소를 가득 담자
가정을 책임지는 주부들에게도 당부하고 싶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아이들의 바른 먹을거리 교육을 위해 오늘 장바구니에는 채소를 가득 담는 것이 어떨까.

국내 김치소비량이 매년 감소하는 동시에 해외수출도 감소하고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우리의 김장문화가 등록되는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지금,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K-팝이나 대장금 열풍은 단지 일회적이고 단기적인 신드롬에 불과한 것일까? 한식의 세계화는 국민의 한식사랑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소비자들은 신선한 채소 및 과일의 소비량을 늘려줘야 한다.

올해는 태풍 및 홍수, 가뭄 피해가 적어 ‘풍년 중의 풍년’인 해이다. 상품성 높은 농산물이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건강한 먹을거리가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이룬다. 풍요로운 식탁에 신선한 채소로 가득한 건강한 먹거리로 겨울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오늘 저녁은 따뜻하고 매콤한 김치찌개로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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