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소통(疏通)의 중요성과 방법
[월요논단] 소통(疏通)의 중요성과 방법
  • 관리자
  • 승인 2013.12.0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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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수 상명대학교 외식영양학과 교수
요즘은 TV 프로마다 남녀 간의 심리 차이를 다루는 토크 프로그램이 인기다. 케이블 TV는 거의 모두 남녀 간의 차이, 남편과 아내의 차이 같은 것을 신나는 토크 주제로 삼고 있다. 매주 울고 웃고 하면서 그 이야기와 웃음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19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며 서양에서도 남녀 간의 심리 차이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나 기사가 인기를 끌었다. 심리학은 남자와 여자의 생각과 심리구조가 어떻게 다른지를 밝혀내면서, 가장 대중적으로 흥미를 끌 수 있는 무대로 남녀 간의 차이를 올려놓았던 것이다. 남자는 오로지 목적을 향하여 질주하려는 성향이 강한 반면 여자는 보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며, 남자는 이성적인 부분이 강하고 여자는 감성적인 부분이 발달되어 있다는 식이다.

예를 들어 결혼한 남편이 ‘오늘 저녁 집에서 먹을게’라는 문자를 보낸다면 아내는 이를 반갑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이 집에 와서 밥을 먹는 것을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는 아내일지라도 말이다. ‘이 인간이 나를 밥만 하는 밥순이 정도로만 알고 있나?’라는 생각으로 아내는 남편에게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고 한다. 글로만 된 문자 뒤에 적어도 애정표시의 이모티콘을 붙여주어야 비로소 문제없는 의사소통이 된다는 것이다.

집에 들어와 남자가 무심코 말을 하지 않고 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말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불만의 표시일 수도 있고, 불만이 없을지라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매일 한 집에서 생활하는 남편과 아내 사이에도 이러한 정도의 차이가 상존(常存)하고 오해의 가능성 또한 그러할진대, 직장에서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직장은 가정에서보다 훨씬 감정의 노출이 적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게 되며, 상호간의 차이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소통에 관한 강좌를 수많은 기업에서 개최하고 회사의 정책으로서 수직적인 관계와 동료 간의 소통을 중시하는 추세다.

소통에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 첫째, 오해(mis understand)가 없도록 하는 차원이다. 인간은 각자의 시각과 배경, 목적, 욕망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 두면 오해가 생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나는 아무 얘기나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 오해가 생겼다’고 분노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냥 내버려 두었으므로 오해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는 너무도 자연스런 현상이므로 그보다는 미리 오해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해는 이해(理解)의 다른 형태일 뿐이다. 어느 조직이라고 할지라도 한 조직에서 자연히 또는 저절로 이해가 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둘째, 이해(understand)의 단계다. 이는 다른 사람의 의도나 말, 처지, 정책을 알게 되는 단계를 말한다. 정확하게 이해를 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수준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충분한 대화와 의사전달, 그리고 교육 등이 밑받침되어야 도달할 수 있다. 이것 역시 쉽지 않은 수준이므로 오죽하면 다른 사람 아래(under)에 조아리는 자세를 취해야만(stand) 비로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하지 않는가. 회사 내에서 구성원들이 저절로 서로를, 그리고 회사의 방침을 이해하게 되는 가능성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회사 내에서의 부서 간 조정과 조절, 나아가 정책의 원활한 추진이 가능해진다.

셋째, 화합의 단계다. 단순히 상대와 회사의 실정과 목표를 아는 차원을 넘어 그것을 수용하고, 나를 일체화시키며, 나아가 함께 노력하는 단계다. 여기에는 단순한 의사전달이나 이해를 초월해서 ‘함께’ 한다는 의미가 크다. 함께 공감하고, 함께 땀 흘려 노력하면서, 비로소 위기나 고통을 분담할 줄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서로 관용(寬容)의 미덕까지 나누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회사에서 소통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에게 회사의 중요한 정보를 주기적으로 알게 하고, 이해를 구하며,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소통을 위한 가장 좋은 교육훈련 내지 학습방법은 역할극(role playing)이다. 역할극을 통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이 되어 서로를 이해하고 나아가 상대방을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교육훈련 방법이 있긴 하지만, 교육훈련 중에 서로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리는 건 역할극 밖에 없다.

소통은 한자로 疏通이라 쓴다. 통할 소, 통할 통 자다. 단순한 의사전달이나 이해를 넘어 상대를 수용하고 관용하며 화합하는 상태를 뜻한다. 새해에는 세상의 모든 가정과 회사, 그리고 나라에서 소통이 강물처럼 흘러 서로 관용하고 화합하는 감동의 물결이 용광로처럼 넘쳐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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