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 세계시장 식품한류…꿈은 이루어진다
신년특집 / 세계시장 식품한류…꿈은 이루어진다
  • 김상우
  • 승인 2014.01.06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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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사명ㆍ제품명ㆍ포장 색깔 변경 등 현지화 맞춤 홍보 전략 적중
뚜렷한 성과 내는 기업은 소수…문화 차이ㆍ장기적 투자 어려움 한계
CJ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식품시장 규모는 2010년 48조3천억원, 2011년 49조6천억원, 2012년 51조원으로 연 평균 3% 성장에 머물러있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친 결과로 내수 시장이 어느 정도 정점을 찍었다는 해석을 내릴 수 있다.

반면 해외 식품시장은 6조 달러(한화 약 6천조원)의 막대한 규모와 함께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시아 시장 중 중국과 동남아시아는 해마다 5% 이상의 고속 성장을 거듭하는데다 한류가 하나의 문화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어 우리 식품기업의 지속적인 투자와 전략이 요구되는 핵심 시장이기도 하다. 각 업체별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어떠한 전략이 요구되는지 살펴본다.

● 오리온, 식품기업 중 최초 해외 매출 1조원 달성
우리 식품 기업 중 해외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은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지난 2009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중국시장에서만 1조원을, 전체 1조2197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식품기업 중 최초로 해외 매출 1조원 달성이란 쾌거를 이뤄냈다. 2015년에는 중국 매출을 1조8천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이다.

전문가들은 오리온의 성공스토리 요인으로 철저한 현지화와 장기적인 접근을 손꼽는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절감하고 일찌감치 중국 시장에 진출해 1993년 수출 개시와 1997년 중국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또한 영어식 사명을 ‘하오리요우(好麗友)’라는 중국식 이름으로 바꿨다. 오리온의 다른 이름인 ‘동양제과’를 그대로 쓸 수 있었지만 중국에서 ‘동양’은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일본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당시 파란색이던 국내 포장과 달리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 색과 노랑색을 사용하고, 광고 등에 사용하는 부제목도 한국의 ‘정(情)’에서 어질 ‘인(仁)’으로 바꿨다. 중국에서 ‘정’은 남녀 간의 애정을 의미하지만 ‘인’은 유교적 전통을 중시하는 가치를 품고 있다.

이밖에 거대 상권별로 1개의 판매 대리상만 두고 이들이 담당 상권 내 다른 지역의 도소매 업체를 확보한 뒤 현지 자회사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중국식 유통을 이해한 현지화 전략의 좋은 사례다.

매일유업도 중국 시장만의 특성을 제대로 간파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 초기 네슬레와 다논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전면 경쟁을 피하고 타이밍을 노린 시장 공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멜라민 파동 등 중국산 분유의 신뢰도가 추락한 시기를 기회로 삼아 중국시장의 규격에 맞춘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아시아 엄마의 모유 분석을 바탕으로 아시아인의 체질에 맞춘 분유’라는 특별한 콘셉트로 판촉 및 홍보 활동을 전개해나간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한 대리점 일원화를 통해 마케팅 영업 창구를 하나로 통일하고 현지 밀착형 마케팅 방안을 강구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2007년 80만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2년 1200만달러까지 신장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의 최대 관심인 안전과 고급 품질에 중점을 두고 시기 적절하게 프리미엄 제품으로 공략한 것이 급신장의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제품의 위생과 안전성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업체 중 알로에음료로 중남미와 중동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퓨어플러스도 눈길을 끈다. 2004년 미국과 유럽에 OEM을 통한 간접 수출로 해외 시장을 개척한 퓨어플러스는 2012년부터 직수출을 시작한 이래 매출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퓨어플러스는 중소업체의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유통망 개척을 매년 10회 이상의 해외 박람회 참가로 돌파했다.

퓨어플러스 관계자는 “박람회 기간 동안 바이어들을 어떻게 설득시키느냐보다 바이어들과 상담한 내용을 바로 점검한 후 즉각적인 시행에 들어간 것이 성공 포인트”라며 “바이어들이 독점권을 요구하는 경우 수출자 입장에서 큰 부담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의 독점 보장을 통해 협의한 목표에 도달하면 상호 독점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위험요소를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2010년 647만 달러의 매출은 2012년 967만 달러로 신장했으며, 최근에는 이슬람 국가 할랄 인증 등 각 국가마다 상이한 식품안전 인증을 단계별로 준비하는 야심찬 도전까지 펼치고 있다.

● 해답은 전략과 집행
해외 시장에서 비약적인 성과를 내는 기업들의 출현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전체 시장을 놓고 봤을 때 아직까지 해외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와 다른 이질적인 문화 양식에서 비롯된 시장 공략의 어려움, 해외 글로벌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 구도, 지속적인 투자 요구 등 갖가지 요인들이 작용한다.

특히 최대 수출 시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경우 유통의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하소연이다. 오강돈 제일기획 전 상하이 지점장은 “어느 시장이나 유통의 효율적인 구축이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지만 중국 시장은 유통의 복잡성은 말할 것도 없고 횡포가 매우 심해 다들 자체 유통망 구축에 안간힘을 쓴다”며 “중국에 진출한 대다수 업체들이 합작회사 방식으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지만 앞으로 온라인 유통과 홈쇼핑 채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지속적인 판촉 행사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외국계 기업이 중국 시장과 소비자를 상대로 어떻게 성공하는지, 무엇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지 살펴보면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며 “마케팅을 포함한 전략과 집행의 올바른 시행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핵심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네슬레의 경우 적절한 시장조사와 소비자 기호 파악, 전략적 가격•제품•유통 정책, 모범적인 판촉 활동과 뛰어난 광고 전략을 무기로 중국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네슬레의 광고는 그 어떤 외국계 기업보다 중국 소비자의 생각과 심리를 파악하고 축적된 조사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네슬레의 마케팅 핵심 중 중국인들이 체면을 중시하고 다수의 행동을 따라 해야 마음이 편해진다는 점을 집중 공략한 것도 눈여겨 볼 점이다. 이렇듯 성공한 기업들 대다수들이 전략과 집행의 성공으로 훌륭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해가고 있어 우리 기업들도 그들만의 특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마케팅 전술이 요구된다.

● 정부ㆍ기업 해외투자에 ‘소극적’ 지적
한편으로 우리 식품산업의 글로벌화가 더딘 이유를 두고 내수시장에 안주하려는 식품업체들의 안일함과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고 지원에 소극적인 정부의 방관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오상석 이화여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우리 업체들은 내수시장에만 안주해 기술 개발을 소홀했다”며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성공하려면 그만큼 투자를 늘리고 우수한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매출 1조원을 넘는 식품업체들 중 전체 매출 비중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10%를 넘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R&D(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율도 전체 매출 대비 1% 안팎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한 업체가 히트 제품을 내놓게 되면 곧장 경쟁업체에서 미투 제품을 선보일 정도로 독창적인 제품과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쟁적인 개발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독과점 위치에 있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아 해외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도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한 측면이 있다”며 “지금이라도 경쟁력 있는 중견업체들을 발굴해 해외 시장 개척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인상 요인의 하나인 가공식품 원료 수급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식품산업은 국민 건강과 서민경제와 직결돼 있는데다 농업 등 연관 산업과의 동반성장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처럼 정부는 그간 해외 진출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진흥 노력보다 물가관리 측면에서 식품산업에 접근해 왔다. 많은 전문가들은 식품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각종 정책에 반영될 경우 식품업체들 역시 내수 위주 성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의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정부는 기초연구 투자에 집중하고 기업은 기초연구의 결과를 응용해 상품화하는 등 역할 구분에 의한 기술 증대가 필요하다”며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중소 식품기업이 많이 나와야 글로벌화도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제도적, 법적 기준의 미흡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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