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5년만에 AB인베브에 재인수…지각변동 예상
오비맥주, 5년만에 AB인베브에 재인수…지각변동 예상
  • 김상우
  • 승인 2014.01.2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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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시장점유율 70% 육박…하이트진로간 격차 더 벌어질 듯
롯데주류, 7천억원들어 공장 설립… 올해 상반기 맥주 출시 예정
오비맥주가 58억달러(약 6조1680억원)에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인베브(이하 AB인베브)로 5년 만에 다시 인수됐다.

AB인베브는 오비맥주의 현 주주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로부터 오비맥주를 58억달러에 재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 AB인베브, 아태지역 입지 강화
지난 2009년 7월 안호이저부시와 인베브는 합병 이후 차입축소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오비맥주를 18억달러(약 2조3천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AB인베브는 5년 후 재인수(buy back) 권리를 매각조건에 담았고, 이 권리를 앞당겨 실행한 것이다.

이번 거래액이 6조1680억원으로 평가된 만큼 KKR과 어피너티는 4년6개월 만에 3조8천억원이 넘는 차익을 챙기는 셈이다.

AB인베브는 지난 2009년 계약 조항에 따라 받기로 한 약 3억2천만달러(약 3400억원)를 제외한 54억8천만달러를 KKR과 어피너티 측에 지급하게 된다.
이번 거래는 당국의 승인 등 절차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에 완료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다시 사들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양사가 보유한 유수 브랜드의 성장을 극대화하고 모범 경영 사례를 공유해 효율성도 제고한다는 것이다.

AB인베브의 CEO인 카를로스 브리토 대표이사는 “한국 시장에 투자하고, 오비맥주 임직원들과 다시 일하게 되어 기쁘다”며 “오비맥주는 빠르게 성장하는 아태 시장에서 우리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몇 년간 오비맥주를 업계 선두주자로 성장시키는 큰 성과를 이뤘다”며 “우리는 한국 시장에서 AB 인베브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오비맥주 임직원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오비맥주 독주 이어질지 관심
오비맥주가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AB인베브에 재인수됨에 따라 오비맥주의 독주구도가 굳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B인베브는 미주와 유럽, 아시아를 중심으로 주도적인 입지를 구축한 세계적 맥주회사이다. M&A(인수·합병)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맥주 제조 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넘나들며 다양한 시장에서 사업영역을 펼치고 있는 AB인베브는 10만 명을 훌쩍 넘는 직원들을 두고 있다.

오비맥주의 대주주가 AB인베브로 바뀌었지만 장인수 대표이사 경영체제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장 사장 취임 이후 오비맥주가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를 누를 정도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5월 처음 월 기준 50.3%의 시장점유율로 국내 수위에 올랐으며, 2011년에는 연간 기준으로 50.5%로 15년 만에 1위 탈환에 성공했다.

특히 AB인베브도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영은 현재 오비맥주의 대표이사인 장인수 사장이 지속적으로 맡게 되며 오비맥주의 한국 본사와 사명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AB인베브 아·태지역에 속하게 된다. 미셸 두커리스 사장이 아·태지역을 총괄한다.

국내 맥주시장은 2009년만 해도 하이트맥주가 업계 선두로, 오비맥주가 그 뒤를 추격하는 ‘양강 구도’로 형성하고 있었다.

2008년 당시 하이트 맥주는 58.1%의 시장점유율로 오비맥주 41.9%를 16.2%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지난 2013년 5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각각 57.7%, 42.3%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이 무려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 롯데주류, 올 상반기 맥주 출시
이런 상황에서 국내 맥주시장에 세계 최대 규모의 맥주회사가 다시 등장함으로써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간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인 KKR과 달리 AB인베브는 막강한 자금력을 내세워 한국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소주와 양주시장에 주력했던 롯데주류도 올해 상반기 맥주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어서 어떤 형태로든 국내 맥주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롯데주류는 지난 2012년 1월 18일 충북 충주시와 맥주공장 신규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3월 맥주 제조면허를 취득했다.

롯데주류는 7천억원을 들여 총 33만㎡의 부지에 건축면적 9만9천㎡규모로 연간 50만㎘의 맥주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올해 상반기에 맥주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시제품 생산, 신제품 이름, 종류, 맛 등을 논의하고 있다.

결국 오비맥주-하이트진로라는 양강이 지배하고 있는 맥주 시장에 대기업인 롯데그룹이 가세하면서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장희 기자 jang@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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