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하면 터지는 ‘안하무인’ 서비스
잊을만하면 터지는 ‘안하무인’ 서비스
  • 김상우
  • 승인 2014.01.27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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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유명 맛집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한 음식점을 방문한 A씨는 황당한 광경을 목격했다.
사람이 가장 붐비는 점심시간. 이미 테이블은 모두 만석이었다. 한쪽에서 허름한 차림의 60대 남성이 막 식사를 시작한 듯 보였는데, 주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큰 소리로 “아저씨 우리 지금 테이블이 없어요. 빨리 먹어요”라고 외쳤다. 이어 5분 정도 지난 후 다시 “아저씨 우리 테이블 없다니까? 빨리 먹고 나가요”라며 면박을 줬다는 내용이다. 결국 그 남성은 얼굴을 붉힌채 음식의 반도 먹지 못하고 황급히 가게를 나갔다고.

또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한 커플은 종로의 커피전문점을 방문해 제값을 주고 커피를 시켜놓고 앉아 있었다. 50분이 채 되지 않아 음료를 더 마시고 싶은 마음에 테이크아웃 잔에 음료를 추가로 주문했다가 테이크아웃용을 시켜놓고 매장에 앉아서 먹는다고 매장 매니저로부터 쫓겨나듯 나왔다고 울분을 토하며 관련업체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다. 이어 매장 매니저는 “매장 룰을 따르지 않는 고객은 방문할 필요가 없다”며 답글을 달았고, 이것이 네티즌들 사이에 이슈로 떠오르자 해당 업체의 대표는 “룰을 잘 실천한 직원을 칭찬하고 싶다”며 안하무인 태도를 보였다.

갈수록 국내 외식업 문화가 선진화된다면서 좋아진 서비스, 시스템 등을 관련 종사자들끼리 자축하지만 위의 사례와 같이 후진국 형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 아직 많다.

2014 소비자 외식성향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소비자들 음식점 선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맛(47.9%)’ 다음 서비스(21.9%)가 꼽혔다. 또 고객들이 재방문하지 않는 이유로 불친절(28.7%)이 1위를 차지했다.
좋은 서비스는 맛없는 메뉴를 커버할 수 있지만 나쁜 서비스는 맛있는 메뉴도 수저를 놓게 만든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이처럼 외식업과 서비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몇몇 외식업 관계자는 “이미지가 중요한 외식업은 소비자 평판에 의해 사업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블랙컨슈머들이 이를 악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의 말을 다 들어주고 무턱대고 섣불리 후속 대응을 해주며 손해 보는 장사를 할 수도 없고, 다 잘못으로 인정해버리면 그에 따른 나쁜 이미지를 얻는것도 감수해야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외식업계가 블랙컨슈머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해서 정작 정당한 이의를 제기하는 일반 고객들까지 블랙컨슈머 취급을 해서는 안된다. 블랙컨슈머는 극히 일부다.

상식적으로 업소가 싫다면 안가면 그만이다. 반면 시간을 들여서 컴플레인을 올리고, 사과를 바라는 것은 거꾸로 해당 업소에 애착이 있는 고객들이란 얘기다. 이런 고객을 무조건적 블랙컨슈머로 치부해버리고 안하무인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해당업소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외식업 경영주들은 잘못된 점에 대한 질책은 달게 받아 빠르게 수정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블랙컨슈머에게는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올 한해는 발전해나가는 선진국형 국내 외식업계가 되길 기대해본다.

사윤정 기자 sujau@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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