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정부는 물론 사회 각층에서 고용의 질적 측면이 저하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으니 뒷맛이 씁쓸하기 그지없다.
얼마 전 aT가 발표한 4분기 외식업경기지수에서는 고용 문제가 어려움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전(全)시간 근로자의 비중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일용직 인력 인건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외식업의 고용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경영주들은 경영주들대로 낮은 임금을 주고 강도 높은 근무를 지시하기 일쑤다. 구직자들도 낮은 보수에 업무의 중압, 비전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외식업에 선뜻 발을 들이지 않는다. 일을 하더라도 잠깐만 거쳐 지나간다는 인식에 장기근속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될 여지가 도통 보이지 않는 건 왜일까. 구직자는 차치하고서라도 경영주의 인식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경영주로서는 사업장을 별 탈 없이 운영해왔는데 고용의 질을 좋게 하는 금전적 손해를 굳이 봐야겠냐는 입장일 것이다. 즉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직원들만 생각할 수 있겠냐는 주장이다.
물론 직원 처우 개선에 적극 나서는 경영주들도 많다. 문제는 이익이 나더라도 자기 배불리기에 급급해 인색함이 도를 넘어선 경영주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외식업 고용 평가가 바닥을 치는 현상이 이를 증명해준다.
다수 경영주의 이러한 운영 행태는 외식업의 쏠림 현상까지 부채질하고 있다. 외식 관련 취업도 대기업에 몰리고 나머지는 일용직이나 계약직 등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대학가 졸업시즌도 끝났다. 외식 관련 학과 졸업생들에겐 자기의 적성에 맞는 곳을 선택해야 하지만 고용의 질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쏠림 현상은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달 A대학을 졸업한 김모씨는 “대기업 취업을 적극 알아보고 있다”며 “취업에 실패하더라도 아무 곳이나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미 외식업계의 현실을 어느 정도 간파했다는 얘기다.
해외 금융 전문가들은 앞으로 고용의 질적인 문제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청년층이 기피하고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외식업은 악순환의 연속이 불을 보듯 뻔하다.
최근 사회 각계에서 주창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에 대해 외식업계가 주목하길 희망한다.
기업의 이익만 추구하지 않고 그 이익을 모두와 함께 나누며 공동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긍정적인 모델이 들불처럼 번진다면, 외식업을 고용이 하위 수준인 산업으로 바라보는 인식도 사라질 것이다.
CSV가 거창할 건 없다. 각 경영주들이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조금이라도 주변을 돌아본다면 그것이 CSV의 첫걸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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