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 세대 공감형 교집합문화’
[월요논단] - 세대 공감형 교집합문화’
  • 관리자
  • 승인 2014.03.0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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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경기대학교 관광전문대학원 교수 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글로벌 경제환경이 불확실해지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최선의 것을 선택하기보다는 매력적이고 문화 속에 가치가 있는 차선의 소비방법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차선의 소비방법은 단순하게 두 번째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방법이라 여기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 많은 소비자들은 고가 아니면 저가라는 이분법적 기준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시크(chic)한 실용적 교집합 대안을 가지고 접근한다. 결국 가격이 비싸면 품질도 좋을 것이라는 철지난 공식보다는 ‘가격과 품질은 별개’일수도 있다는 세대 공감적 교집합 상품에 매력과 효용을 동시에 느끼고자 한다. 더 이상 가격이 품질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스타 무용수의 출연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어느 무용공연은 사상최고의 공연가격을 책정하며 명품공연의 기대를 키웠지만 흥행은 보란 듯이 참패로 끝이 났다. 현실적인 불황기의 탓도 있었겠지만, 비싼 공연을 가야만이 자신의 고급스런 문화적 취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과거의 일부 인식이 무너져 내렸음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이제는 비싼 상품일수록 잘 팔린다거나 비싼 만큼 제값을 한다는 마케팅공식으로는 똑똑해진 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없는 현실에 다가와 있다.

단지 세대적 공감체보다는 가치와 문화의 숨결이 공감하는 교집합적 공동체가 훨씬 큰 호소력을 갖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장노년 세대의 인구학적 구성, 연령의 자기지각, 문화적 감성, 기술적 활용능력 등이 다양하게 변화를 가지면서 사회 구성원들간 세대를 초월한 공감의 공동체를 경험하도록 지속적으로 이끌고 있다. 우리사회가 언제부턴가 윗세대나 아랫세대나 대등한 관계로 가길 원하고 있다고 본다. 윗세대는 나이먹고 늙었다는 이유로 소외되기를 원하지 않고, 아랫세대는 일방적으로 윗세대에게 훈계를 받기보다는 지극히 인정받고 싶어 한다.

최근 들어 세대 공감형 문화상품의 지속적인 확산은 세대간에 관한 전형성의 소멸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장년층은 나날이 젊은 이미지를 추구하고 청년층은 지난 시대의 문화를 천박하다거나 촌스럽다고 치부하기보다는 좋은 점이나 배울점을 적극적으로 찾아 이를 향유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세대간의 차이를 가치관이나 특성에 따라 세세하게 나누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구분은 의미가 없어졌다. 이제는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문화와 가치가 중시되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세대 공감적 교집합 분위기는 정부나 공공기관에서도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정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홍익대학교 당인리발전소 앞에 위치한 카페형 당인리극장 안에 청춘다방이 생겨 세대간 통합과 공감 및 소통을 시도하고 있으며, 또한 동국대학교 내에 청춘다방을 열어 교수, 공무원 등 전문직 퇴직자 10여명과 학생들이 함께 커피를 마시며 미래 인생에 대한 조언과 상담의 장을 만들어 세대간의 소통을 하고 있다.

매체적 환경도 세대 공감형 교집합 문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한 예로 세대차이 테스트 버전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왜 불러’라는 노래를 부른 가수 이름이 누구냐는 질문에 송창식이라고 대답하면 구세대, 디바라고 대답하면 신세대로 분류하고, ‘허니를 부른 가수는?’라는 질문에 젊은 학생들은 카라의 허니를 떠올리지만, 직장인들이나 중장년층은 박진영의 허니를 연상한다.

이렇듯 세대 차이 테스트 버전이 자칫 다르게 생각하면 세대를 구분하고 가르려는 시도로 비칠수 있으나, 전혀 다른 대상에 대해서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코드가 존재한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오히려 세대끼리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반면 SNS 등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 또한 쉽고 빠른 쌍방향적 네트워킹을 실현시켜 보편적이고 광범위한 감성의 공유를 가능케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문화적 향유의 중심이 대부분 20대에 국한되었다면, 이제는 30, 40대를 중심으로 세대간의 격차가 없이 더욱 폭넓게 교감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세대 공감형 교집합문화 현상은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시점이 다소 변화를 가져오더라도 소통과 공감이 화두인 이 시대에 지속적으로 끌어가야할 메가 트렌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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