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은 지난해 말 카제인나트륨에 이어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를 출시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를 두고 업계는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시선과 가공식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남양유업 측은 후자의 평가가 지배적이길 바라겠지만 아쉽게도 업계는 물론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를 일축한다.
얼마 전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와 한국소비자연맹 주최의 토론회에서 남양유업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 사정없이 난도질당했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남양유업의 인산염 마케팅에 대해 근거 없는 사실을 과학인마냥 포장해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효민 식약처 소통협력과장 역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악용한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전문가들은 인산염 마케팅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남양유업은 그럴수록 더욱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논란이 증폭될수록 소비자들의 손은 남양유업으로 끌린다는 판단인 게다.
사실 남양유업이 인산염 무첨가 커피믹스를 출시하게 된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힘이 있었다. 지난 2010년 카제인나트륨을 제외한 커피믹스를 출시했을 때 세간의 예상을 깨뜨리고 동서식품만이 독차지했던 두 자릿수 점유율을 공유했다. 카제인나트륨이 인체에 유해한 첨가물이 아니라고 밝혀졌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러한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먹혀든 이상 전문가들의 비난 정도는 충분히 감수하고도 남을 노릇이다.
남양유업은 인산염 논란에 대해 “인산염이 나쁜 물질이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대한민국 성인이 인산염을 불균형하게 섭취하고 있으므로 커피에서만이라도 섭취를 줄이는 데 힘써 보자는 내용이지 나쁘다고 표현한 적은 없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노이즈 마케팅의 대명사로 불리며 경쟁 업체와 숱한 법정 싸움을 벌인데다 지난해에는 식품업계 초유의 갑을관계라는 이슈를 양산했다. 한 마디로 과거의 화려한 이력이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 품질력으로만 승부할 요량이었다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사실을 들고 마케팅에 나설 일은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식품첨가물에 대한 근거 없는 괴담은 업계를 어려움에 빠지게 한다. 황색저널리즘의 대표 희생양인 MSG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도 통조림과 가공햄 등 숱한 품목이 식품첨가물 힘겨루기에 보이지 않는 눈물을 흘린다.
현대는 정보통신의 시대이자 정보 양산의 시대다. 똑똑한 소비자만이 노이즈 마케팅을 종식시키고 식품업계를 진일보시킬 것이다. 인산염 논란이 과연 남양유업의 바람대로 이뤄질지, 반대로 쓰디쓴 실패작으로 이뤄질지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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