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출신 사명감으로 레드오션을 퍼플오션으로 바꿨죠’

은희청 ㈜위미니 ‘PhoBob in NewYork’ 대표이사 이인우l승인2014.03.25l8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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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이하 aT)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농산물 유통전문가들이 외식업에 승부를 건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외식업은 진입하기 쉽지만 열에 일곱, 여덟은 실패한다는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이다. 이런 레드오션에 aT 경력에서 얻은 자신만의 색을 입혀 퍼플오션(Purple Ocean•치열한 경쟁 시장인 레드오션과 경쟁자가 없는 시장인 블루오션을 조합한 말)으로 만들었다.

여기다 농업과 농민을 살린다는 ‘aT Spirit’을 바탕으로 국산 농산물 소비에도 적극 나선다. 최근 ‘PhoBob in NewYork’(이하 포밥)이라는 쌀국수 프랜차이즈를 전면에 내세우고 활발한 가맹사업을 진행 중인 ㈜위미니(www.wemini.co.kr)의 은희청 대표가 주인공이다.

㈜위미니에는 은 대표 외에도 문태곤 사업본부장과 신진숙 포밥 안양점 대표, 그리고 이들의 배우자 등 aT 출신이 포진하고 있다. 무엇 때문에 aT 출신 부부 3쌍이 한 마음으로 외식업에 뛰어들었는지 은 대표에게 들었다.


은희청 대표와 문태곤 사업본부장은 1996년 aT 입사동기다. 은 대표는 5년 뒤인 2000년 가을 퇴사와 함께 식품 수입•유통업을 시작했다. 이후 직접 식품제조업에 뛰어들어 2005년 농업회사법인 ㈜양념마을을 설립, 제조•유통사업을 전개해 왔다.

외식 프랜차이즈 포밥은 2012년 ㈜위미니 설립과 함께 성남 모란점을 개설하면서 시작했다. 문 사업본부장은 지난해 10월 aT를 그만두고 과거 입사동기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은 대표와 문 사업본부장 모두 aT 출신인 만큼 외식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남다르다. 외식업을 단순히 생계형 사업이나 치부 수단으로 보지 않고 농업과 식품제조를 이끄는 최종 단계라고 단언한다.

과거 농장에서 생산한 농산물에 따라 식탁을 꾸미는 ‘Farm to Table’이라는 도식을 외식업의 메뉴에 따라 농산물이 결정되는 ‘Table to Farm’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은 대표의 신념이다. 이를 통해 국내 농업도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고 수입개방 시대에 탄탄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른 외식기업과 달리 국내산 농산물 수급과 소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aT에 입사한 직후 외식진흥팀 창설 멤버로 일했다. 그 때 우리 농업은 외식산업이 이끌고 가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농업의 활로를 찾기 위해 수많은 정책을 추진해 왔다. 엄청난 예산도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그리 많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는 이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1, 2차 산업의 틀 안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한 해법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최근에야 융복합이라는 화두가 떠오르면서 외식업을 6차 산업으로 부르게 됐다. 외식업은 바로 1, 2차 산업인 농업과 식품제조업을 견인하는 주인공이다. 이를 통해 우리 농업도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을 진행할 수 있고 외식업 또한 원활한 식재 수급이 가능하다. aT에서 식자재 생산과 유통 관련 일을 배운 만큼 우리 농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

▲베트남 요리 프랜차이즈인 포밥에서 국내산 농산물이 그리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외식업을 하면서 ‘설렁탕에는 깍두기만 있으면 된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포밥에서는 쌀국수 등의 반찬으로 겉절이를 낸다. 고객들이 겉절이를 너무 좋아해 국산 채소 소비량이 어마어마하다. 또 베트남 쌀국수에 반드시 들어가는 숙주 수요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포밥은 국내 숙주 생산 농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안정적인 식재 공급을 진행하는 동시에 농가의 수익도 보장한다. 양념마을에서 100% 자체 생산하는 각종 소스류에도 국내산 농산물만 사용한다. 결국 포밥과 양념마을이 성장할수록 국내산 농산물 소비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일부 외식업체와 업소는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하면 식단가를 맞추기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외식업을 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물론 쌀국수의 국물을 낼 때 필요한 소고기는 한우를 쓸 수 없어 수입 고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다른 식재료는 국내산만 써도 식단가를 충분히 맞출 수 있다. 메뉴 연구와 철저한 식재료 수급 계획, 그리고 효율적인 주방 시스템 등을 갖추면 얼마든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포밥은 쌀국수 한 그릇에 4천~5천원대의 파격적인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다.

▲말 그대로 파격적인 가격인데 그렇다고 다른 외식업체가 폭리를 취하는 것도 아니다.
많은 외식업소의 가격이 높은 이유는 마진율을 높여서가 아니라 식자재 제조, 유통사업과 외식업의 연결고리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외식업계는 농산물 생산자와의 라인이 끊어져 있는 상태다. 결국 생산 따로, 소비 따로 움직이게 되고 유통비용이 식단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포밥은 직접 생산자와 만나거나 해외 농산물 유통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식재료를 조달하고 국물과 소스 등 식품제조까지 하기 때문에 다른 업소의 절반 가격에 좋은 메뉴를 내놓을 수 있다.

▲일부 베트남 음식 전문점에서 값싼 향미증진제로 쌀국수 국물 맛을 낸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기도 했는데 포밥은 어떻게 하는지.
매일 10시간 이상 직접 소고기를 끓여 진육수를 낸다. 여기에 양념마을에서 국산 고수를 비롯한 다양한 허브, 채소를 넣어 직접 만든 스파이스를 첨가해 쌀국수 국물을 공급한다. 오는 4월부터는 각각 100인분씩의 진육수와 스파이스를 전 가맹점에 공급하게 된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중 하나인 베트남 쌀국수의 특징을 살려 가맹점에서 조리 과정을 단축하는 동시에 진짜 소고기 육수와 스파이스 등 정성을 쏟은 메뉴를 제공하고자 한다. 인스턴트 식품에 대한 유혹도 물론 있었지만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절대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PhoBob in NewYork’에서 뉴욕을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
뉴욕은 패스트푸드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월 가 등의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이면 길거리에서 햄버거나 샌드위치 등으로 한 끼를 해결한다. 포밥의 베트남 쌀국수도 면을 데치는데 15초면 충분하다. 이런 패스트 푸드의 장점을 살리면서 이를 웰빙에 접목한다는 뜻에서 ‘in NewYork’이라는 말을 붙였다. PhoBob Spirit, 즉 포밥 정신은 ‘Enjoy Fast Wellbing’이다. 주문과 동시에 배식이 이뤄지는 웰빙 음식을 즐기자는 뜻이다.

▲메뉴 중 우리나라 소고기국밥과 같은 포밥이 흥미롭다.
베트남 쌀국수는 해장 음식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정작 해장국을 많이 찾는 남성들은 베트남 쌀국수를 자주 접하지 않았다. 포밥은 얼큰하고 시원한 쌀국수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메뉴다. 소고기 국물에 베트남식 향을 더하고 여러 채소를 곁들이면 남성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베트남 쌀국수라고 해서 굳이 현지 맛을 고집하지 않는다. 한국적인 양념을 더해 마니아층보다 평균적인 입맛을 배려했다. 덕분에 포밥 매장의 고객은 남성과 여성 비율이 50 대 50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포밥과 같은 메뉴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오나.
문태곤 사업본부장과 매일 저녁 술 마시면서 아이디어를 낸다.(웃음) 사실은 문 본부장과 함께 한 가지 일에 몰입하다보면 불현듯 새로운 생각이 튀어나오게 된다. 경쟁이 치열한 식품•외식업을 하다 보니 몰입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또 aT에서 농업과 식품산업이라는 숲을 먼저 봤다는 점도 큰 도움이 된다. 전체적인 그림을 염두에 두고 외식업 중 한 업종이라는 나무를 보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다.

▲다른 프랜차이즈와 다른 포밥만의 사업계획이 있을 것 같다.
포밥은 가맹 단계부터 갑을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프랜차이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동반자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많은 외식 프랜차이즈는 초기 가맹비와 인테리어 등의 수수료 등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포밥은 인테리어업자 선정 단계에서부터 최소 비용을 들이도록 하고 본사 마진을 최소화한다. 가맹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반면 가맹점 매출의 1%를 로열티로 받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가맹비 등을 최소화하고 5% 내외의 로열티를 받는 수익구조를 유지한다. 아직 국내 프랜차이즈업계는 이같은 로열티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아 선진국과 같은 수준을 따라잡긴 어렵다. 하지만 최소한의 로열티를 받음으로써 지속적인 동반 성장과 파트너십 유지가 가능하다. 일부 프랜차이즈와 같이 주기적으로 인테리어를 바꾸면서 수수료를 챙기는 일 따위는 절대 하지 않는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올해 100개의 가맹점 오픈을 성사시키고 내년까지 300개 오픈을 달성할 계획이다.

▲식자재 생산과 유통, 제조, 외식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모델의 장점을 다시 한 번 정리한다면.
식자재 수급과 식품제조, 그리고 외식업은 하나의 라인으로 연결돼 있다. 특히 식품제조에서 외식으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병목 구간이 생길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식자재 수급부터 경쟁력을 갖춰야 식품 제조의 효율성이 살아나고 이는 각 가맹점 주방의 효율성으로 이어진다. 포밥은 aT 출신이라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고 가맹점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외식업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정리=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기자 ezho@
이인우  li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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