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관리 사각지대 우려된다
학교급식 관리 사각지대 우려된다
  • 관리자
  • 승인 2006.07.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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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로 촉발된 ‘급식대란’이 발생한지 한 달 여가 지났다. 야단법석을 떠는 사이 졸지에 직영을 원칙으로 하는 학교급식법이 개정되었고, 식중독사고는 원인도 밝혀내지 못한 가운데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학교가 방학을 하면서 여론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조용해졌다. 이즈음 우리는 금번 급식대란이 무엇을 남겼는지 차분히 정리를 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향후 예상되는 문제점을 적시해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우선 가장 우려되는 것이 위탁을 직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리 사각(死角)이다. 학교급식법 개정으로 사실상 대부분의 학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직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직영으로 전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 문제 때문에 직영이 가능 한가 등의 여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위탁운영 업체들의 자세다.

위탁학교를 직영으로 전환하는데 3년간의 유예기간이 위생관리의 사각지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급식조리장의 각종 시설은 설비 후 몇 년이 지나면 노후화 돼서 시설 개보수를 해야만 한다. 최근에 개보수를 한 경우야 앞으로 2~3년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시설 개보수를 해야 하는 시점이 됐는데 위탁업체들이 직영전환을 염두에 두고 개보수를 게을리 하는 도덕적 해이를 보인다면 이를 어쩔 셈인가.

학교급식에서의 위탁운영은 업체들 입장에서 보면 크게 남는 것이 없는 장사다. 수 천 만원에서 많게 수 억 원의 시설비 투자를 감당하고 위탁을 시작할 때는 그래도 별 문제가 없으면 오래 동안 지속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뜻밖에 본의 아니게 사업장을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됐는데 이들에게 남은 기간 동안 완벽한 시설 개보수와 위생관리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어차피 쫓겨날 판에 그동안 투자한 본전이라도 건지자는 마음에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직영전환이 되더라도 학교당국이 과연 위탁업체들만큼의 전문성을 갖고 운영을 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식재료 선정과 구매 및 검수에 대한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급식 담당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강화된 만큼 자칫하면 학교장을 비롯한 책임자들로 하여금 보신주의 경향을 갖게 할 우려가 높다. 사명의식 없이 그저 책임질 일은 하지 않는 식의 면피 행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곧 학교급식 예산의 낭비를 초래해 직영전환이 효과 대비 고비용의 결과만 낳을 공산이 크다.

정부는 법만 바꾸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착각하지 말고 전환기에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는 한편 이번 기회에 학교급식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서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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