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쌀 때 더 사자 ‘사재기 바람’
일본 쌀 때 더 사자 ‘사재기 바람’
  • 관리자
  • 승인 2014.04.0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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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주류·음료 등 대량 구매…4월 이후 소비 감소 우려
“조금이라도 쌀 때 더 많이 사는 게 이익이다.”

일본에 때아닌 사재기 바람이 불었다. 지난 3월까지 5%인 일본의 소비세율이 이달 1일부터 8%로 17년 만에 인상됐기 때문이다. 소비세 인상을 앞둔 마지막 주말인 지난 3월 29∼30일 일본 각지의 대형 슈퍼마켓과 생활용품점 등에서는 필요한 물건을 사두려는 소비자가 몰려들었다.

슈퍼마켓, 생활용품 판매점 등에는 라면 등 식품과 주류부터 먹는 샘물, 화장지, 세제, 목욕용품, 반려견 사료, 상비약 등 생필품을 대량으로 사두려는 소비자가 몰렸고 주유소에도 연료통을 채우려는 차량이 장사진을 이뤘다.

유통업체는 세율 인상이 임박했음을 알리며 사재기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에 주력했다. 마루에쓰 등 대형 슈퍼마켓은 증세 전 특별가격을 써 붙인 맥주를 매장 입구에 대량으로 쌓아놓고 손님 끌기를 시도했다.

도심 곳곳에서는 ‘어차피 살 것이라면 세금이 오르기 전에’ 등의 홍보 문구를 붙인 매장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재기와 이에 편승한 마케팅은 식품, 의류, 전자제품, 고가 가방, 화장품, 고급 시계 등 여러 분야에서 이어졌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저장용 냉장고를 새로 구입해 사재기한 백신을 가득 채우는 병원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 타블로이드판 신문은 유통업체가 증세 후에 더 싼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 사두면 손해인 상품 리스트를 게재하는 등 사재기 전략에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세율 인상의 여파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재기 효과와 세율 인상이 주는 심리적 압박 때문에 이달 이후에는 소비 수요가 한동안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997년 4월 소비세율을 3%에서 5%로 올렸을 때 이러한 경향이 확인됐다. 일본 백화점협회의 집계로는 세율 인상 직전인 그해 3월에 전년 3월보다 매출이 23% 늘었지만, 인상을 단행한 4월에는 판매가 14% 감소했으며 장기간 수요를 회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소비세 인상 후 경기 변화가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내각의 경제정책)의 성패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편의점업체 세븐일레븐은 4월에 제품 구매 때 주는 포인트를 평소의 2배로 늘리기로 했고 백화점 타카시마야(高島屋)는 4월에 쓸 수 있는 1천엔권 할인 쿠폰을 55만장 배포하는 등 유통업체 나름대로 수요 감소에 대비 중이다.

늘어난 세금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거나 세금 인상분보다 가격이 더 많이 올라 서민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코카콜라, 산토리식품, 아사히음료, 기린베버지리 등 자판기를 운영하는 음료업체는 음료 판매 가격을 10엔씩 올리기로 했다.

도쿄신문은 각 자판기가 1엔 주화를 취급하도록 설계돼 있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세율 인상 폭보다 가격을 더 많이 올리는 제품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는 전기, 가스, 통신, 우편, 교통비, 금융기관 수수료, NHK 수신료, 주요 유통업체 외식요금 등이 줄줄이 오른다는 사실을 ‘한숨 쉬게 하는 봄’이라는 제목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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