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이벤트 자유자재 구사
얼핏 변화를 싫어하는 보수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최근 에쓰푸드의 행보는 참신하다 못해 ‘반짝반짝’ 재기발랄하기까지 하다. 지난 3월초 미국의 푸드트럭과 같은 차량을 운행하며 전국 각지에 에쓰푸드의 육가공품을 조리해 선보이는 델리카 전담 사원 모집 공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또 이달 3일 400여명의 식품•외식업체 관계자 등을 초청해 성대하게 치른 에쓰푸드 음성공장 준공식도 튀는 행보 중 하나다. 음성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생산라인을 따라 이어지는 복도의 안쪽 벽을 통유리로 만들어 갤러리처럼 꾸몄다는 점이다.
이날 준공식은 이런 갤러리형 공장을 선보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같은 에쓰푸드의 톡톡 튀는 이벤트의 중심에 이초록 이노베이션랩 매니저가 서있다. ‘혁신’을 뜻하는 이노베이션랩은 과거 홍보실의 이름을 바꾼 부서 명칭이다.
이 매니저는 “구태의연해 보이는 옛 부서명 대신 새로운 이름으로 창조적인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라고 소개했다.
이노베이션랩은 이 매니저의 상사인 이승연 실장을 포함 총 7명이 일한다. 지난해까지 4명에서 3명을 더했다. 이들은 각각 홍보 전문가부터 그래픽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 웹 마스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매니저는 “과거에는 홍보물이나 광고물 대부분을 외부 업체에 맡겼지만 지금은 모두 사내에서 제작한다”며 “기획 단계의 콘셉트 잡는 일부터 최종 결과물까지 만드는 일에 시간 가는줄 모른다”고 했다.
오는 5월 에쓰푸드의 존쿡델리미트 시그니쳐 매장 서울 강남구 압구정점 오픈에 맞춰 운행할 델리카도 이 매니저와 팀원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한 가지 고민은 지난 3월 청와대의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푸드트럭 허가 문제가 나왔지만 놀이공원 바깥에서는 여전히 불법차량이라는 점이다.
이 매니저는 이와 관련 “복지시설 등 소외된 이웃을 방문해 에쓰푸드의 소시지나 햄 등을 요리해 제공하거나 지역 축제 등에만 참여하는 등 제한적으로 운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에쓰푸드의 행보는 본격적인 B2C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전 성격이 짙다.
정작 이 매니저가 에쓰푸드에서 일한 기간은 길지 않다. 지난해 9월 입사해 7개월여 동안 근무한 게 전부다. 그럼에도 그는 회사의 업무에 대만족이라고 전한다.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이 무한정 널려있기 때문이다.
이 매니저는 당초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으나 대학원에서는 디자인 경영을 공부하며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것도 모자라 영국 아트디자인학교에 유학, 혁신경영을 배웠다.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에 입사해 오휘 브랜드 매니저로 6년 동안 일하기도 했다.
그는 “대기업은 고착화하다시피한 시스템 경영으로 개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하는데 불리하다”며 “반면 에쓰푸드에서는 할 일이 무한정인데다 대부분 그냥 하면 다 된다는 점이 너무 좋다”고 털어놓았다.
경영진도 이 매니저와 이노베이션랩 팀의 아이디어와 업무 추진에 지지를 아끼지 않는다.
이 매니저는 “에쓰푸드를 앞으로 일반 소비자들도 모두 아는 기업으로 만드는데 힘을 보탤 것”이라며 “더욱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 생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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