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은 가뭄 탓으로 커피 가격이 전년 대비 72%나 상승했는가 하면 미국에는 유행성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돼지고기 값이 42% 이상 치솟았고, 신흥국에서 유제품 수요가 급등해 우유와 버터, 치즈 가격도 20%가량 올랐다.
국내에서도 이미 돼지고기를 비롯한 축산물 가격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는 삼겹살의 경우 전년 대비 53%가량 치솟았고, 닭과 오리 등도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국내에서는 글로벌 상황과는 달리 전체 식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지 않지만 세계 식재료 동향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축산물 가격의 급등과 달리 국내에서는 최근 농산물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농산물의 풍작에 따른 과잉 생산으로 배추는 전년 대비 52.4%나 폭락했으며 양파와 감자, 무, 대파, 시금치 등은 전년 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태이다.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수급조절을 하고 각종 소비자단체나 협회를 통해 소비를 장려하고 있지만 가격 폭락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0년 하반기 상추 1박스(4kg) 13만원, 배추 한포기 1만2천원까지 치솟던 상황을 생각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게 된다. 마치 널뛰는 듯한 농수축산물 가격은 향후 식품•외식업계에 불어 닥칠 식재료 파동이 갈수록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앞선다.
외식업체, 원가 낮추고 상품력 높여야
늘 지적하는 바이지만 미래 식품•외식기업의 최대 경쟁력은 ‘양질의 식재료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양질의 식재료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단연 직영농장을 갖고 있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그러나 그 많은 식재료를 직영농장에서 키우는 일은 불가능하다. 또 국내 외식업계의 현실이 직영농장을 할 수 있는 규모도 아니다. 그렇다면 계약농장이나 생산자와의 직거래가 답이라 할 수 있다.
수년 전부터 국내에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외식기업의 경우 산지와의 직거래를 통해 원가는 낮추고, 양질의 식재료를 통해 상품력은 높이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새로운 식재를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대다수의 외식업체들은 늘 사용하던 식재료만 이용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지금은 타 업체들이 사용하지 않은 식재료를 찾아 메뉴에 활용하거나,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고는 있지만 쓰임새가 적었던 식재료를 찾아내 독창적인 메뉴로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경쟁력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요리 창조 위해 다양한 식재료 개발
최근 세계 최고의 요리사들은 대부분 새로운 식재료 혹은 자신만의 창의적인 조리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슐랭 별 3개를 받은 호주 멜버른 아티카의 벤 슈리(Ben Shewry) 총주방장은 매일 새벽 요리사들과 함께 식당 주변 공원이나 철로 변, 혹은 바닷가로 나가 풀과 해초 등을 채집한다.
또 다른 미슐랭 별 3개 레스토랑인 일본 나리사와 레스토랑의 나리사와 요시히로 총주방장은 이시카와현의 한 시골마을 주민들이 산과 들에서 채집한 각종 나물을 공급받아 사용한다.
지난해 아시아 최고 여성 요리사로 선정된 태국의 쉐프 보란(Bo Lan)도 “새로운 요리를 창조하려면 다양한 식재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메뉴를 정해놓고 이에 맞는 식재료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식재료를 통해 메뉴를 개발하는 새로운 발상이 있어야 한다.
즉 ‘밭에서부터 메뉴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식재의 새로운 발견은 그래서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대량생산이 되고 있지만 외식업계에서 활용도가 적은 식재료, 또는 최근에 새롭게 선보이는 식재료가 많다.
이런 식재료를 찾아내 자신의 점포에서만 제공하는 메뉴를 개발하는 것은 또 다른 경쟁력을 만드는 일이다. ‘농수축산업과 식품•외식산업의 행복한 상생’을 위해 시작된 2014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의 올해 테마를 ‘식재의 재발견’으로 정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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