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고객의 느낌을 붙잡아라
[전문가칼럼] 고객의 느낌을 붙잡아라
  • 관리자
  • 승인 2014.04.2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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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가 곧 경쟁력이다
최노석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상근부회장/ 전 경향신문 파리특파원ㆍ문화부장
배려란 상대(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주인 혹은 종업원이 자신을 위해 성심성의껏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버선발로 뛰어와 반기는 전통적인 예절과 같은 환대의 마음도 곧 배려와 같다. 이런 따듯한 배려를 받은 고객은 그 대가로 자신의 지갑을 열어 필요한 것을 사거나 때로는 필요 이상의 것까지 구매하게 된다. 또한 그 단계를 넘어 어느 기업이나 제품의 마니아가 돼 스스로 홍보대사 역할을 자청한다.

이 배려라는 태도가 인간중심경영에서 얼마나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는가는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조사ㆍ발표한 ‘한국인의 의식ㆍ가치관 조사’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문체부가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25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새로운 사회 가치로 확산되고 있음이 나타난 것이다.

‘우리 사회가 더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 필요한 가치’를 물은 질문에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응답이 10점 만점에 평균 8.7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응답자의 55.4%가 타인에 대한 배려에 표를 던졌다는 뜻이다”고 조사자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배려를 이룰 수 있을까? 답은 어렵지 않다. 바로 상대(고객)의 느낌을 붙잡는 일이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상대의 느낌을 붙잡는 이가 인간중심경영의 시대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그럼 느낌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느낌은 곧 기분이라는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있다. 프랑스어로는 ‘앙트라 맹스’라고 하는데 두개의 물체가 맞부딪치는 사이에 생기는 얇은 막을 뜻한다.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섰을 때 남아 있는 체온과 같은 아주 미세한 변화를 뜻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상대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느낌이라고 부른다면, 이런 사소해 보이는 상대의 기분까지 붙잡았을 때 비로소 경쟁자를 이기고 승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느낌을 붙잡는 일을 놓고 뉴욕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유니언스퀘어 호스피탤리티 그룹의 대니 메이어 회장은 그의 저서 ‘세팅 더 테이블’에서 ‘돌멩이를 뒤집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울에 있는 돌멩이를 뒤집어 보는 일. 물 위에 노출돼 있는 표면과 달리 물속에 잠긴 돌멩이에는 작은 고동이나 이끼 등 물고기가 좋아할 것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물고기는 그 돌멩이 아래에 모인다. 대니 메이어 회장은 레스토랑 운영에 있어 이러한 원리를 사용해 자갓 서베이(Zagat Survey) 잡지가 선정한 미국 최고의 레스토랑 CEO가 될 수 있었다. 고객의 느낌을 붙잡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중 하나인 유니언스퀘어 카페에서 일어난 일화는 고객의 느낌을 붙잡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예다.

어느 날 결혼기념일에 레스토랑을 찾은 한 남자가 자신에게 와인을 따라주는 직원에게 물었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터지는 와인도 있나요?” 직원은 그 와인의 종류가 무엇인지 되물어본 뒤, 손님이 말한 와인은 냉장고에 넣었을 때 터지는 종류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식사를 하던 부부는 갑자기 얼굴색이 변하면서 서둘러 자리를 일어나려 했다. 바로 그때, 직원이 부부에게 말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집 주소와 열쇠를 주시면 제가 가서 그 와인을 냉장고에서 꺼내놓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께서는 이곳에서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십시오.”

그래도 느낌을 붙잡는 일에 대해 어렵게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이런 말로 바꿔 보면 어떨까. 상대(고객)의 ‘요구’가 아닌 ‘욕구’를 붙잡는 방식 말이다. 이 방식은 협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것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상대의 요구 그 아래 숨겨진 그의 진짜 요구인 ‘욕구’를 찾아 이를 해소함으로써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을 말한다.

협상할 때면 누구나 제시하는 요구조건이 있다. 협상 초보자들은 대부분 그 요구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해소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그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그때의 요구란 사실 내면에 있는 진짜 얻고자 하는 ‘욕구’를 겉으로 포장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유능한 협상가는 상대의 요구 뒤에 숨어있는 욕구를 찾아내고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리고 드디어 찾아냈을 때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것을 건드린다. 그럴 때 협상은 그가 의도한 대로 흘러간다. 인간중심 경영의 눈으로 볼 때 이제 느낌을 붙잡는 길이 보일 것이다. 이것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 여기에서 경영의 승패가 갈린다는 것을 깊이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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