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감성을 자극하는 음식문화 속 스토리의 힘
[전문가칼럼] 감성을 자극하는 음식문화 속 스토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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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2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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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농심 R&D 식문화연구팀 팀장
핫한 이야기 거리 담고 있는 드라마 속 음식

최근 한국의 모 TV 드라마의 인기로 중국에서 ‘라면’과 ‘치맥’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해당 기업들의 매출액도 증가하였다고 한다. 그동안 중국에서 이들 음식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노출되어 왔다. 갑자기 이들 음식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문화가 갖는 스토리의 힘이 크다고 생각된다.

한 신문 기사의 내용이다.

‘극중 김수현과 전지현이 캠핑을 떠나 라면을 끓여 먹는 장면 덕분에 중국 현지에서 신라면 매출이 뛰었다. 농심 중국법인인 농심 차이나는 1~2월 매출이 3천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38% 증가했다.’

‘중국 왕징 지역에서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치킨집이 발 디딜 틈 없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가게가 문을 여는 오후 5시에는 중국인들이 번호표를 들고 길게 줄을 선다. 손님이 몰려드는 탓에 배달 서비스를 포기할 정도다.

중국 베이징에 사는 김모(26) 씨는 “원래 중국에는 치맥 문화라는 게 없었다”며 “치맥을 먹으려면 2시간 줄 서는 건 기본이다”고 말했다.

이번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라면은 그냥 라면이 아니다. 남녀 주인공이 캠핑을 떠난 여행지에서 함께 끓여 먹는 라면이다. 사랑하는 남녀 주인공을 대상으로 극적으로 전개되는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에 등장하는 ‘라면’이다. 지금의 핫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라면이다.

치맥도 마찬가지다. 치킨과 맥주를 뜻하는 신조어인 치맥은 극중 여자 주인공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나왔다. “눈 오는 날에는 치맥인데…”라는 드라마 속 주인공의 대사이다. 이 또한 드라마에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음식이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DNA 보유자, 사람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지구상의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다. 전문가에 의해 생산된 수많은 영화, 도서, 잡지 등이 소비되고 있다. 요즈음은 일반인들도 자신이 직ㆍ간접으로 경험한 이야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하고 전달한다. ‘말’이라는 일상적인 수단 이외에 글로, 이미지로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단순히 보거나 전해들은 이야기를 직접 경험하여 자신의 생생한 이야기로 재생산하기도 한다. 누구나 손쉽게 이야기를 이미지로 담을 수 있는 디지털 사진, 시공을 초월한 온라인 전달 방식이 발달하여 사람들을 더욱 신나게 한다.

‘해설’이 있는 고전 클래식 음악 연주회에서 더욱 진한 감동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음악이 탄생하게 된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정이입이 제대로 된다. 스토리의 힘이다. 설명이 함께 하는 발레 공연, 사진 전시회, 미술 전시회에서도 이런 경험은 이어진다.

음식문화의 기록, 스토리의 보고

음식은 어떤가?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에 설명이 더해질 때 그 음식 속에 담겨진 가치를 알게 된다. ‘백두산’에서 가져온 물로 지은 ‘밥’의 탄생 이야기를 들으면 밥이 더 맛나고 귀하게 여겨진다. 음식에 담겨진 스토리와 소통하는 순간이다. ‘말’ 반찬이 중요한 도구가 된다. 음식은 사람들이 좋아할 요소를 정말 다양하게 가지고 있지 않은가?

음식문화가 담고 있는 역사 속의 오래된 이야기, 현재 이야기, 그리고 미래 이야기…

음식 탄생의 배경을 담고 있는 스토리를 발굴하고, 진정성을 담은 이야기로 술술 풀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토리의 보고인 음식문화의 역사에 대한 공부가 더욱 필요하다. 또한 미래의 음식문화 스토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당대의 음식문화에 대한 기록이 계속되어야 한다.

50년, 100년 후에 이 시대에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드라마 속 라면과 치맥이 우리나라 전통 ‘아웃도어 음식’ 중 하나로, 눈 오는 날 먹는 ‘계절 음식’ 중 하나로 기록되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음식문화는 이런 저런 다양한 이야기를 품으며 무한 변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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