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 끝장토론의 교훈
[월요논단]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 끝장토론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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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5.09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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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사)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장/전 전주대문화관광대학장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좌고우면할 틈이나 겨를도 없다. 이제 식품외식산업관련 업계와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박근혜대통령의 강력한 규제개혁 의지에 부응하여 우리 식품외식산업계의 오래된 손톱 밑의 가시를 제거하고 새 살을 돋게 하기 위함이다. 뷔페업체의 빵 구입제한을 푸는 일과 외국인 고용절차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크고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업계와 학계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는 뜻이다.

가령 식품외식업계 현안으로 삼아 예컨대 10만 범 외식인 대회까지 열며 강력투쟁을 전개했던 신용카드 관련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논의와 의제매입세액공제율 확대 및 일몰제 폐지관련 논의는 이제 더 이상 손톱 및의 가시가 아닌지 검토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지난 3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규제개혁 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 점검회의' 는 규제개혁 대상 선정의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 주었다. 당시 외식관련 개혁대상으로는 ‘뷔페업체의 빵 구입제한 철폐’ 와 ‘살 처분 의 보도자제 건의‘ (제갈창균 외식업중앙회장), 그리고 ‘외국인 고용절차의 개선’ (김미정 정수원 돼지갈비사장) 등의 테마가 제시됐다. 그리고 자동차를 개조한 ’푸드트럭‘ 으로 외식업계 진출을 노리는 어느 기업가의 호소도 관심을 끌었다. 이날 회의는 TV로 생중계돼 현장의 애로사항과 이에 대한 관계 부처의 답변, 대통령의 지시사항 등이 실시간으로 전파됐는데 그 파장과 효과는 빠르고 크게 나타나고 있다.

뷔페 업소의 빵 구매 제한도 풀릴 것 같고 ’푸드 트럭‘ 문제도 어떤 모습이건 결론을 낼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뭔가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정부의 반응과 대책에서 조급성과 즉흥성이 읽혀지기 때문이다. 애로 및 건의사항 형태로 제시된 개혁대상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영향분석 및 관련업계의 폭넓은 의견수렴 절차가 생략 또는 간과됨으로 인한 부작용의 조짐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푸드 트럭’ 의 경우 "지난 9년간 전문성을 갖춘 푸드 트럭을 제조했는데 식품위생법상 규제로 푸드 트럭 영업활동 자체가 불법이고 자동차 관리법상 문제로 일반트럭은 푸드 트럭으로 개조가 불가능하다" 는 그의 호소에 관계당국이 적극적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식약처는 그 자리에서 푸드 트럭도 식품접객업소로 신고가 가능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국토교통부도 푸드 트럭 개조의 합법화를 핵심 골자로 한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하겠다고 했으니 그 모두 대통령면전에서의 호소이후 닷새만의 일이다.

하지만 이처럼 ‘푸드 트럭’ 합법화 추진이 급속도로 현실화되면 그 부작용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 부작용은 맨 먼저 푸드 트럭과 운명적 경쟁관계인 노점 상인을 비롯한 생계형 영세외식업계의 반발로 시작될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그들의 다양한 우려와 반발을 취재한 보도가 나왔는데 (영남일보 2014. 03. 26 ) 정부의 보다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보도에 따르면 “노점에서 음식을 판매하도록 허용해 달라”, “구청에 신고하고 세금도 내면서 떳떳이 영업하고 싶다” 는 민원성 요구가 있는가 하면 “같은 노점인데 푸드 트럭을 구입한 사람만 허용해주면 차별이 아니냐” 는 항의성 푸념, 그리고 “만약 양성화된 푸드 트럭 업자가 영세 노점상을 단속하라고 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하소연이 대세를 이룬다.

“푸드 트럭은 점포세도 내지 않고 여기저기 상권이 형성된 곳만 찾아가서 정상적인 임대 가게의 영업을 방해한다. 세를 내면서 장사하는 쪽이 피해를 볼 것” 이라는 임차외식업주의 항변도 있다. 그 밖에도 푸드 트럭을 합법화 양성화 해 줄 경우 그보다 훨씬 영세한 ‘푸드 리어카’ 는 어찌할 것인가? 그로 인한 교통 혼잡의 해소책 등 부수적 문제도 만만찮다.

영세외식업자들의 우려와 반발이 거세지자 당국은 한 발짝 물러서서 다소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합법화 양성화 자체가 위협이 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게 아닌가. 이래저래 외식문화산업 관련 산학의 힘과 지혜가 모아져야 할 이유와 명분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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