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파워] “아무도 하지 않았기에 그래서 더욱 즐겁다”
[리더스파워] “아무도 하지 않았기에 그래서 더욱 즐겁다”
  • 관리자
  • 승인 2014.05.09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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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돌며 김치 알리기 국경·형식 없이 패기로 달린다
류시형 김치버스 기획팀장
“고급호텔이나 유명 음식점의 주방을 지키는 사람만이 요리사는 아니죠.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부터 길거리의 포장마차까지 자신이 만드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 모두 셰프라고 생각합니다.”

봉천동의 작은 커피숍에서 만난 류시형 김치버스 기획팀장은 젊은이 특유의 패기와 자신감,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그가 젊기 때문이 아니라 ‘김치버스 프로젝트’를 멋들어지게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김치버스는 지난 2011~2012년 시작한 김치 알리기 프로젝트다. 류 팀장은 400일 동안 김치를 연상시키는 빨간색의 미니버스를 타고 러시아를 시작으로 유럽을 거쳐 북미까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김치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맛보였다. 이후 2013년 하반기에는 국내와 일본을 돌며 김치버스 시즌2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달 중에는 100일간 남미를 도는 시즌3 프로젝트를 위해 남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김치버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2011년, 류 팀장은 가진 돈도 뒤를 봐줄 ‘빽’도 없는 29세의 청년이었다. 오로지 젊음 하나를 무기로 여기저기 발품을 팔고 몸을 부딪쳐 가까스로 후원을 얻어낸 그는 2명의 팀원을 추가로 모집해 설레고도 무모한 여행을 떠났다.

“김치버스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정해진 형식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차량의 해상 운송을 위한 굵직한 스케줄 외에는 어디를 갈지, 어떤 음식을 만들지,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줄지 무엇 하나 정해놓지 않았죠. 그랬기에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유연한 대처가 가능했고 무엇보다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에 도전한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사실 류 팀장이 처음부터 김치를 알리고자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던 것은 아니다. 기왕 자동차 세계 일주를 계획하며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적절한 방법을 찾다가 경희대 조리학과를 졸업한 그의 전공을 살려 김치 요리를 나누고자 결정했다.

류 팀장은 한국에서 공수한 잘 익은 배추김치로 김치전부터 부리또까지 한식과 퓨전을 넘나드는 다양한 요리를 만들었다. 현지인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고 김치버스가 현지에도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김치버스 팀은 현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미국의 CIA, 프랑스의 폴 보퀴즈, 러시아의 28번 기술대학 등 세계적인 요리학교에 초청 받아 강의하는 기회도 얻었다. 특히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방문 당시 요리사들의 스승이라 일컫는 루이스 이리사르의 요리학교에서 강의했다는 것은 커다란 영광이다.

프로젝트 실패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묻자 류 팀장은 실패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 이후의 행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패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이후 실패의 원인을 찾아서 보완하고 재도전할 건지 그대로 포기할 건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죠.”

시즌3가 자신에게는 마지막 김치버스 여행이 될 것 같다고 말하는 류 팀장. 그러나 앞으로 김치버스 프로젝트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고, 자신은 뒤에서 돕는 조력자가 되고 싶단다. 김치버스 ‘은퇴’ 후 김치버스의 히스토리를 전시하고 음식을 판매하는 문화 공간을 계획 중이라는 류 팀장이 100일간의 남미 여행 후 어떤 모험담을 안고 귀국할지 기대된다.

임윤주 기자 lyj1188@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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