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시론] 식품안전 누가 지켜줄 것인가
[외경시론] 식품안전 누가 지켜줄 것인가
  • 관리자
  • 승인 2014.05.1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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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 외식테라피연구소장
해마다 오월이 되면 가정의 달이라 하여 각종 행사와 나들이가 빈번하고 계절적으로도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야외활동하기에 적합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말이나 연휴가 되면 전국에서 많은 행사가 열리고 수많은 인파들이 몰리기 일쑤다.

하지만 금년만큼은 사정이 다르다. 온 국민이 충격에 휩싸이는 큰 사고를 겪다보니 자칫 의식하지도 못할 정도의 불안과 공포에 모든 이들의 생활이 무기력해질 지경이다. 특히 ‘안전’이라는 것에 대한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진 듯하다. 안전 불감증이라는 것이 이렇게 큰 재난을 초래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 되었고 우리는 이렇게 버거운 짐을 떠안고야 말았다.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현대사회에서 식품안전에 대한 과학기술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그에 비해 식품안전에 관한 각종 사건사고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 해 동안 식품안전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5월을 시작으로 다시 한 번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안전한 식품은 과연 복불복인가

언젠가부터 우리 국민의 정서 중에 참으로 나쁜 버릇이 생겼다.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소위 ‘복불복’게임이 단순한 재미를 넘어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이기적 사고방식을 대 국민에게 전파하고 있는 셈이다. 대중매체를 단순하게 즐기는 것으로만 이용하면 될 것을 너무 확대해석하는 게 아닌가하는 비난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중매체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대중의 사고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자칫 잘못된 기준이 있더라도 내가 해당되면 운이 없어 그런 것이고 결국 나만 안 걸리면 된다는 식의 ‘소수의 희생양’들은 그대로 피해를 감수하라는 이기적인 사회가 되는 것이다.

매년 적발되는 식품안전 위반사건들은 과연 그 이후에 자취를 감췄을까? 가짜식품으로 인한 사회적 파동이 얼마나 많았던지 일일이 기억조차 하기 어렵지만 이제 잠잠하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뉴스로 전해지는 식품안전에 대한 불안한 사건들은 이 땅의 소비자들로 하여금 원하지 않는 ‘복불복’게임을 하게 만들고 있다. 오히려 ‘이것저것 다 따지고 보면 먹을 것 하나도 없지’나 ‘괜찮아, 먹어도 안 죽어’라며 식품안전의 불감증을 부추기는 국민정서가 있다는 건 이미 식품안전의 복불복 게임에 억울한 희생자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뜻이다. 국가나 사회적으로 안전한 식품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은 진정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행동이 필요한 식품안전시스템

최근의 국내외 연구결과를 보면 식품안전에 대한 개인의 의지와 태도는 향상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실천하는 수준은 현저히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즉 식품안전이 중요한 것은 누구나 공감을 하고 잘 지켜야한다고 믿지만 정작 안전관리를 위한 행동을 취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얘기다. 마치 해상운항에 필요한 안전교육은 서류상으로 모두 합격을 받았지만 비상대피 훈련은 아무도 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식품안전관리에 대한 산ㆍ관ㆍ학의 노력은 날이 갈수록 더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노력이라고 해도 성과가 없다면 오히려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정부와 각 지역자치단체에서는 해마다 식품안전예방을 위해 많은 단속과 점검을 실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이는 형식적인 관리와 부족한 행정력, 그리고 단속 중심의 관리이기 때문이다.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으려면 현장에서 실천하기 쉬운 예방수칙을 마련해야 한다. 충분한 예방교육과 지도에 집중하고 난 후에 비로소 강력한 단속과 벌칙의 집행이 수반되는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업계와 교육기관에서는 더 이상 형식적인 교육에 힘을 헛되이 써서는 안 된다.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내용을 개선하고 훈련을 의무화하고 강조하는 행동중심의 교육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역할이다. 무책임하고 잘못된 정서와 사고방식에서 탈피하고 내 목숨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개인위생과 안전에 대한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야말로 진정 ‘스마트’한 안전소비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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