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년 두산, 식품·외식산업 완전 철수의 의미
118년 두산, 식품·외식산업 완전 철수의 의미
  • 관리자
  • 승인 2014.05.2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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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최근 켄터키후라이드치킨(KFC)를 매각했다. 두산그룹은 자회사 DIP 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SRS코리아의 지분 100%를 유럽계 사모펀드인 시티벤처캐피탈(CVC)파트너스에 1천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은 2년 전 SRS코리아 버거킹을 보고펀드에 매각한데 이어 마지막 남은 SRS코리아의 KFC를 매각함으로써 118년간 그룹의 모태가 된 식품•외식 등 소비재사업에 완전히 손을 떼게 되었다.

KFC 매각으로 그룹 모태인 소비재 사업정리

두산그룹의 모태는 1896년 종로4가에 설립된 ‘박승직 상점’이다. 당시 여성들에게 최고의 화장품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박가분’을 비롯해 면포, 면사, 미곡, 식염 도•소매 등 주로 생필품을 판매했다.

이후 1953년 동양맥주(OB맥주)를 설립해 주류사업에 진출하면서 동양맥주의 판매를 담당한 두산산업을 시작으로 식품과 소비재 중심기업으로 승승장구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소비자들은 두산하면 맥주회사로 기억하리 만큼 동양맥주는 두산그룹 성장에 시금석이 된 품목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한국네슬레, 코카콜라, 두산 씨그램, 백화양조, 종가집 김치 등 다양한 식품분야에 진출해왔다.

또한 두산그룹은 1980년대 말부터 대기업으로는 일찍 외식업계에 진출해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해 왔다. 1984년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두산음료가 KFC를 국내에 도입했고, 한암이 들여온 버거킹을 두산의 계열사인 일경식품이 1993년 인수한데 이어 1994년과 1996년 미국 패밀리레스토랑인 데니스와 미국의 리틀시저스를 각각 들여왔다.

또 1990년에는 동양맥주가 미국 피자 브랜드인 라운드테이블피자를, 1995년에는 (주)두산상사가 일본 최대 규동전문점인 요시노야(吉野家)와 커피전문점 ‘페스티나 렌떼’를 론칭하는 등 대기업으로는 놀라우리만큼 적극적으로 외식업계에 참여했다.

그러나 두산그룹이 국내에 들여 온 해외브랜드는 KFC와 버거킹을 제외하고는 크게 호응을 얻지 못했다.

1995년 라운드테이블피자를, 1997년 데니스와 리틀시저스를 1998년에는 요시노야 등 대다수 외식업 브랜드를 철수하는 한편 2004년 자회사 DIP 홀딩스가 SRS 코리아를 설립해 버거킹과 KFC, 페스티나 렌떼를 운영해 오다가 지난 2012년 페스티나 렌떼 사업도 철수했다. 이에 앞서 두산그룹은 주력사업이었던 오비맥주 영등포 공장과 한국네슬레 지분, 두산씨그램, 전분당 사업부문, 주류 사업부문 등을 매각했다.

이후 오비맥주와 함께 또 다른 주력사업이었던 코카콜라를 비롯한 음료사업 부문도 지난 1997년 미국의 코크사에 처분하는 한편 김치브랜드인 종가집 김치를 대상에 매각하는 등 그룹의 주력사업을 과감하게 처분하는 혁신을 감행했다.

지속 성장 위해 중공업 중심 기업으로 전환

두산그룹이 식품•외식업과 소비재부문을 매각하게 된 배경은 지난 1995년 창업100주년을 맞으며 그룹이 연간 1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절대 절명의 위기에 몰리자 더 이상 식품과 소비재중심 사업으로는 지속성장은 물론이고 도약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사업구조 리빌딩 작업에 들어간 결과이다.

경영진은 당시 “식품과 소비재 중심의 사업구조를 중공업 중심의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창업 이후 중심 사업이던 식품과 소비재 부문을 과감히 처분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 15년간 순차적으로 계열사를 처분하기 시작해 최근 KFC의 매각으로 창업 이후 그룹이 소유했던 식품•외식사업 및 소비재사업 부문을 모두 매각하게 된 것이다.

118년 역사를 가진 국내 최고(最古)의 기업 중 하나인 두산그룹이 지난 창업 100주년을 계기로 ‘식품과 소비재 중심 기업에서 중공업 중심 기업’을 선언하고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한 사례는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우리 식품•외식업계는 국내의 굴지 그룹이 외식업계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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