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시론] 세월호 사고에서의 단순노동자와 지식근로자
[외경시론] 세월호 사고에서의 단순노동자와 지식근로자
  • 관리자
  • 승인 2014.05.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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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희 win-win노사관계연구소 소장 / 법학박사ㆍ공인노무사ㆍ한경대 겸임교수
세월호 침몰사고로 온통 나라가 시끄럽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아프다. 희생당한 사람들의 가족들은 얼마나 황망하고 마음의 고통이 심할까? 사고난지 한달이 넘은 지금, 280명 이상이 사망하고 실종되어 있는 사람이 10여명에 이른다. 300명이 넘는 인원이 희생된 이번 사건은 국가적인 대사건으로 한달 내내 국가 기능이 거의 마비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여야 정파들은 자기들의 이해득실을 따지고 조만간 있을 6ㆍ4지방선거에 이를 활용할 자세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반 국민은 어린 고등학교 학생들이 희생된 인원이 너무 많아 마음의 상처가 깊어 할 말을 잊은 지 오래다. 급기야 국무총리가 사퇴 선언을 하는 등 온통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엄청난 사고에 임하는 지혜로운 자세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기를 하루 빨리 희생된 사람들을 수색하여 찾아야 할 것이고 책임자들을 엄벌하여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안전에 대한 올바른 시스템 정비이다. 세월호 사고로 온통 경황이 없는데도 서울 상왕십리역에서 지하철 추돌사고가 나는 것은 정말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안전에 대한 의식과 시스템이 부족한가를 잘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에 왜 안전 불감증이 이렇게 만연해 있을까? 세월호의 선박직 선원들은 배가 침몰하는 과정의 50분 이상을 꾸물대다가 마지막 순간에는 자기들만 살겠다고 탈출하였다. 옷가지를 벗고 팬티 차림으로 탈출하는 선장 등의 동영상 모습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분노케 하고 있다. 또한 선박직 직원들 15명은 모두 탈출해서 살아 남았다. 아직 꽃도 피워보지 못한 어린 아이들은 다 목숨을 잃었는데, 손님으로 영문도 모르고 죽어가는 아이들을 내팽겨치고 도망치는 선박직 직원들의 머리 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인간으로서의 도리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이 기막힌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들이 인간으로서의 인격 형성이 잘못된, 인간 이하의 사람들이라서 그런 것일까? 왜 이러한 인간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인간에게는 고귀한 존엄성도 있지만 아주 더러운 동물적인 악마의 근성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에서 발견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기도 하지만 자신의 빵 한 조각을 위해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범죄도 범하는 인간을 매스컴에서 자주 목격한다. 같은 인간이면서도 이렇게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가는 차이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중성을 갖고 있는 인간으로 하여금 품격있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고귀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삶에 대한 태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삶에 대한 태도는 바로 의식의 문제이다. 특히 직업, 일에 대한 태도의 문제는 너무나 중요하다.

일에 대해 부정적인 의미는 마지못해 먹고 살기 위해 일하고, 피하고 싶고 하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일에 대해 긍정적인 의미는 일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우리 사회에 기여를 하는 것이 자신의 삶을 더 가치있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일에 대해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직장인을 ‘지식근로자’라고 할 수 있고, 단순히 일에 대해 억지로 먹고 살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있는 직장인을 ‘단순노동자’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세월호 선박직 선원들 중에는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 일하다 목숨을 잃은 3명의 사원들이 지식근로자라 할 수 있고 탈출한 그들은 단순노동자라 할 수 있다. 현장에서 허드렛일 한다고 단순노동자가 아니다. 사무실에서 또는 고위직이라고 해서 지식근로자인 것이 아니다. 일에 대한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가에 따라 단순노동자가 될 수도 있고 지식근로자가 될 수 있다. 직장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직업과 일에 대한 자긍심과 소명의식,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지식근로자가 될 수 있도록 처우하고 교육을 하여야 한다. 세월호의 청해진해운은 직원이 수백 명이었는데도 지난해 선원 교육비용으로 54만1천원을 썼다고 한다.

외식산업에서도 직원들이 단순노동자로서 억지로 마지못해 일하도록 하게 할 것인지, 지식근로자로서 적극적으로 자기의 역할을 찾고 긍정적으로 일을 받아들여 창의적으로 일하도록 할 것인지 경영관리자들은 고려하여야 할 것이고, 지식근로자를 육성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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