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업계 산지직거래, 농가 상생 이끈다
단체급식업계 산지직거래, 농가 상생 이끈다
  • 김상우
  • 승인 2014.07.07 0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가 절감·가격 안정성·품질 개선·농가 소득 증대·고객 만족 동시 해결
식재 수요가 많은 단체급식은 경쟁력 있는 식재의 확보가 첫 번째 목표다. 즉 신선하고 안전한 식재를 차질 없이 공급하면서 원가 절감과 고객 만족 등을 동시에 잡겠단 전략이다.

현재까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산지직거래다. 산지직거래는 유통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서 농가 판매 수수료, 산지 협력사 마진 등을 가능케 해 농가 수익 보장은 물론 메뉴 단가 하락 등 각종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주요 급식업체들의 산지직거래 현황을 통해 규모의 경제 실현이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지니는지 살펴본다.

●삼성웰스토리, 24시간 직송
삼성웰스토리는 엽채류의 24시간 내 직송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경기도 이천의 농가와 산지직거래를 하고 있다. 직송시스템은 산지 수확부터 규격화 포장, 물류센터 입고, 배송, 사업장 도착의 과정을 거쳐 24시간 안에 고객의 식탁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실행하려면 최종가격을 결정하는 경매와 도매 과정의 생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노재웅 경기이천농협 과장은 “매해 엽채류 농산물의 과잉생산과 소비폭주 등으로 가격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다”며 “삼성웰스토리의 식자재 납품으로 농가는 안정적인 소득 보장, 농협은 산지 생산의 확대, 소비자는 당일 수확한 신선한 식재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산지직거래는 농산물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6월부터 고흥군과 협약을 맺어 남해안 청정해역의 미역, 다시마, 파래, 김 등의 해조류를 당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어민과 가공업체, 삼성웰스토리의 3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원가 절감과 품질,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을 이뤄내는 것이다. 또한 식재 안전성 검사 지원, 유자와 석류 등 해조류 이외의 지역 특산물을 온라인몰에 입점시키는 등 농가 상생 협력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울러 지난 2월에는 농협중앙회와 국산 농산물 유통활성화를 위한 협력을 맺고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 해외 수출 확대, 공동 PB제품 개발, 물류 인프라 공동 이용 등을 추진해 정부의 핵심 사업인 6차 산업 달성에 부응하고 있다.

●아워홈, 특정 품목으로 특화
단체급식 사업장 수가 가장 많은 아워홈도 다양한 품목의 산지직거래를 활성화하고 있다. 그 중 얼갈이와 청경채, 치커리 등의 엽채류는 농산물 산지직거래의 대표 품목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엽채류는 농가에서 공급사, 소비자로 전달되는 유통단계를 거치면 약 3일이 소요된다”며 “경매 과정 중 하절기 무더위와 동절기 혹한기 등 외부 노출로 인해 품질저하 현상이 반복됐으나 산지직거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의 불특정 다수가 아닌 명확한 거래대상을 장기간 확보하면서 판매 안정성과 가격 안정성, 수요처 소비성향에 따른 전문화된 경작까지 가능케 해 특정 품목의 특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아워홈의 물류 인프라와 결합하면서 물류비 절감, 식재 저장을 통한 물량의 연중 확보도 뒤따른다. 엽채류 외에도 쌀은 현도, 청원, 진천, 옥구, 순천, 고대, 연무 등 10곳 이상의 다양한 직거래처를 확보하고 있어 유동성이 많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농가 지원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산지직거래를 통한 협력업체 동반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협력업체 금융지원과 교육지원 등의 상생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거래 업체들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시장가격 폭락에 대비한 최저가격 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농식품부의 ‘소비자·산지 협력사업 대상업체’ 선정을 시작으로 전라북도, 전라남도와의 농산물 직거래 공급시스템 구축, 구리농업협동조합 등 여러 협력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직거래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산지직거래는 기업 경영철학인 ‘함께 멀리’의 가치를 실현하는 대표적인 아이템”이라며 “산지직거래를 통해 까다로운 고객 니즈에 맞춘 실중량 포장, 당일 물류센터 입고, 특성에 맞는 크기 선별 등 각종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 클레임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 유통경로 확대
국내 식자재 유통 1위의 CJ프레시웨이는 산지직거래를 통해 농가법인설립 지원, 급식 경로 외에도 CJ제일제당과 CJ비비고 등 계열사를 통한 식재 이용의 확대 등을 이뤄내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한 경남 산청 딸기 농가와의 직거래는 26개 농가가 힘을 합쳐 그해 5월 산청군 딸기 농업회사법인인 ‘조이팜’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농가들은 조이팜 설립 이전에 뛰어난 재배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처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부권 조이팜 대표는 “CJ프레시웨이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설빙이라는 빙수 전문 프랜차이즈까지 판매처를 확대할 수 있어 소득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 봉화군과 맺은 ‘봉화고추 유통활성화 협약 체결’도 주목할 만하다. 구매한 봉화고추는 CJ제일제당의 김치 브랜드 ‘하선정’과 장류 브랜드인 ‘해찬들’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며, 일부는 CJ프레시웨이의 급식 사업장에서 소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2012년부터 전국 각지의 산지직거래처를 총동원해 매달 한 번씩 산지 수확 식재를 점심 메뉴로 제공하고 있다. 산지직송 이벤트의 대표 메뉴로는 제주도 유채(유채초무침), 남양주 치커리(치커리겉절이), 나주 참나물(참나물무침), 해남 배추(배추겉절이) 등이다.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이제는 CJ프레시웨이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현대그린푸드, 친환경식재
현대그린푸드는 친환경 식재에 포인트를 줬다. 현재 450여개 영업점에서 친환경 식재를 산지직거래로 연중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산지직거래로 절감된 비용은 다른 메뉴에 투입해 품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도 이뤄내고 있다. 또한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거래 농가에 최대 가격 보전을 약속하고 있다.

현재 친환경 미나리, 무항생제 흑돈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추가로 30여개 친환경 농·축산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일반 식재도 80%를 산지직거래로 공급하고 있으며, 80여개 품목을 로컬푸드로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농산물 작황이 좋았지만 소비가 부진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지 및 중소협력사들을 위해 식재 매입에도 적극적이다. 올해에만 홍천군 고랭지 감자 100t 매입을 시작으로, 딸기(담양), 포도(전주), 양곡(함평), 배추(무안), 양상추(광양) 등 전라남북도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 13품목을 지난해(210t) 대비 30% 이상 늘어난 280t을 구매하기로 했다.

현대그린푸드는 대규모 농산물 매입이 가능했던 이유로 전국 500여개 사업장에 하루 평균 50만식을 제공하는 규모화를 들었다. 매입한 식재들은 영양사들의 메뉴 식단 반영으로 이어져 감자의 경우 감자달래전, 해초감자국·냉이감자볶음밥 등의 신메뉴가 제공되고 있다.

류지원 현대그린푸드 생식품구매팀 부장은 “이상 기후로 농산물의 작황이 해마다 변동성이 심해져 식재 운영에 있어 어려움이 많아 산지도 고통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산지와의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식재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