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롱’, 주점의 대세로 떠오르다
‘싸롱’, 주점의 대세로 떠오르다
  • 이원배
  • 승인 2014.07.07 0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빈티지 인테리어로 향수 자극…가볍게 한잔 즐기는 고객 니즈 부합
주점 업계에 레트로(retro·복고) 마케팅 바람이 불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최근의 레트로 주점 트렌드는 ‘싸롱’이 주도하고 있다. 가라앉은 경기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다. 싸롱은 스몰비어의 일종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의 내부에 80~90년대 풍의 인테리어와 소품을 활용하며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장기적인 불황과 세월호 참사로 가라앉은 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점 업계에 다시 레트로(retro·복고) 마케팅 바람이 불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최근의 레트로 주점 트렌드는 ‘싸롱’이 주도하고 있다.
싸롱의 모태는 지난해까지 우후죽순 늘어나던 스몰비어다. 스몰비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주점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마침내 ‘싸롱’이란 타이틀을 내걸기 시작했다. 여기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대중의 복고 취향과 맞아떨어져 ‘싸롱의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작은 규모, 적은 창업 비용

싸롱은 규모가 비교적 작아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과 규모, 인테리어 내용 등에 따라 다르지만 가맹비용은 4천만~9천만원 가량이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A프랜차이즈 싸롱의 브랜드 개설 비용(66㎡ 기준)이 가맹비와 교육비, 로열티, 인테리어, 간판, 집기 등을 합쳐 총 840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또 다른 싸롱 프랜차이즈 업체는 같은 면적의 개설비용이 6350만원이다.

안주 구성도 복잡하지 않다. 감자튀김과 치킨, 피자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업소인 경우 본사로부터 간단한 조리만으로 먹을 수 있는 반가공 제품이 제공되기 때문에 조리에 대한 부담도 적다. 따라서 초보자도 쉽게 운영할 수 있고 노동력이 많이 필요치 않아 업주와 아르바이트 종사자 1명 정도로도 충분하다. 스몰비어 운영 조건과 맞는 셈이다.

이런 장점 덕에 지난해 말부터 이름을 알리던 싸롱은 업체와 점포수를 늘려가고 있다. 현재 청춘싸롱과 영웅싸롱, 청담동 말자싸롱, 누나네 자취방 싸롱, 장미싸롱, 옥탑방봉자싸롱, 달빛싸롱, 봉봉싸롱 등 8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의 가맹점포도 증가세다. 올 2월 론칭한 청춘싸롱((주)선수)은 론칭 4개월 만에 점포를 11개로 늘렸고 올 3월 론칭한 영웅싸롱(좋은일연구소)은 3개월만에 가맹점을 16개로 늘렸다. 충북 청주가 본사인 청담동 말자싸롱((주)금탑프랜차이즈)은 전국에 100개가 넘는 가맹점을 두고 있다.
가벼운 술·안주 놓고 ‘그땐 그랬지’

싸롱의 특징 중 하나는 ‘가벼움’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와서 가벼운 술과 가벼운 안주를 즐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주류와 안주도 가볍다. 싸롱의 주류는 독한 술 대신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주로 크림생맥주와 과일향과 맛이 나는 과일생맥주, 수입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소주나 양주 등의 알코올도수가 높은 술은 거의 없다.

안주도 가벼운 음식 위주다. 주로 감자튀김과 쥐포튀김, 나쵸, 치즈스틱, 마른 오징어, 황도통조림, 피자 등 먹기에도 부담없고 조리도 쉬운 안주를 갖췄다.
싸롱의 주요 전략 하나는 ‘추억 더듬기’다. 찾아오는 고객에게 과거를 떠올리게 하면서 ‘맞아, 그땐 그랬지’라며 웃음꽃을 피게 만드는 것이다. 이 전략에 따라 브랜드 이름도 복고적이거나 투박한 느낌을 살린다. 싸롱이라는 말 자체가 영어의 ‘살롱(salon)’을 된소리로 표현해 투박한 옛 느낌을 강조했다. 거기에 ‘청춘’과 ‘영웅’, ‘말자’, ‘장미’, ‘봉자’ 등 ‘촌스러워’ 보이는 이름을 붙여 향수를 자극한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장미싸롱을 운영하고 있는 강민서 디씨컴퍼니 대표는 “살롱은 너무 세련된 이미지라 싸롱이라는 이름으로 복고적인 느낌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응답하라 1994’, 옛 소품 필수

‘향수 마케팅’의 정점은 인테리어와 내부 소품이다. 싸롱은 이를 위해 과거를 떠올릴 수 있는 인테리어와 소품을 마련해 놓고 고객을 유혹한다. 장미싸롱은 1990년대에 초점을 맞췄다. 90년대 스타들의 포스터와 카세트테이프, 광고물, 오래된 라디오, 금성티비 등의 장식품으로 향수를 자극한다.

청담동 말자싸롱은 아담한 규모의 내부에 80년대 스타의 사진이나 인형 등을 사용해 복고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웅싸롱은 헐리우드 영웅의 모습을 담은 소품과 위트가 담긴 그림으로 만화 캐릭터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싸롱이 복고 분위기만 연출하는 것은 아니다. 청춘싸롱은 미국 브로드웨이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메트로 빈티지 스타일의 내부 장식으로 ‘청춘은 흘러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청춘은 흘러가니 편안히 즐기라’는 뜻이다.
변화하는 레트로 주점, 복고 열풍 지속

최근의 싸롱과 같은 레트로 주점은 과거에도 있었다. 2006년 론칭한 ㈜후인의 ‘짱구야 학교가자’가 대표적이다. 70~80년대 학교 풍경에 맞춘 인테리어와 소품으로 당시 학창 시절을 보낸 연령 층이나 재미난 콘셉트의 인테리어에 흥미를 느낀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식당 업계에서는 백종원 대표의 ‘새마을식당’이 잘 알려져 있다. 2002년 최신 유행의 집합지인 서울 강남 지역에서 옛 정감이 묻어나는 연탄불구이 전문점인 ‘연탄일번지’를 개업해 향수를 그리워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백 대표는 이런 성공에 힘입어 연탄일번지를 새마을식당으로 바꾸고 성공가도를 달렸다. 상호에 걸맞게 식당 내외부를 70년대 풍으로 꾸미고 수시로 흘러나오는 ‘새마을노래’로 향수를 자극한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