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전쟁’이 싫지 않은 이유
‘거품 전쟁’이 싫지 않은 이유
  • 이원배
  • 승인 2014.07.0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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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맥주 시장의 경쟁이 뜨겁다. 가히 ‘거품 전쟁’이라고 부를만하다. 국내 업체간 경쟁은 물론 국산 맥주 vs 수입 맥주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허나 ‘싸움 구경은 흥미롭다’는 말처럼 ‘거품 전쟁’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그리 나쁘지 않다. ‘거품 전쟁’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80여 년간 국내 맥주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롯데주류다. 롯데주류는 지난 4월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롯데가 가진 유통망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롯데주류는 클라우드 점유율이 13%(롯데마트 기준)를 기록하면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며 기존 업체들을 자극했다. 그러자 기존 업체들은 “계열사인 롯데마트를 제외한 다른 대형마트는 5% 내외로 안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깎아내렸다. 치열한 신경전인 셈이다.

업체들로선 힘겨운 싸움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그리 나쁘지 않은 싸움이다. 후발주자가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제품질을 높이기 위해 신경을 써 전체적인 품질은 올라가고 선택지의 폭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클라우드의 맛에 대해서는 대체로 ‘그리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여기에 또 다른 유통강자인 신세계푸드가 맥주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혀 맥주 시장의 경쟁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와 여러 프랜차이즈 외식업소를 갖고 있는 신세계가 맥주 사업에 진출하면 시장 장악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업체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국내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전쟁도 치열하다. 2011년까지만 해도 9%의 점유율(롯데마트 기준)에 머물던 수입 맥주 점유율은 올 5월 기준 23%까지 치솟았다. 수입 맥주가 다양한 맛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는 다양한 국가의 여러 맥주를 놓고 ‘골라 마시는 기쁨’을 누리는 상황이다. 이러자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기존 라인업에 없던 에일계열 맥주를 내놨다. 수입 맥주 입맛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서다. 이런 탓에 국내 맥주도 종류가 좀 더 다양해졌다.

이런 맥주 업체들의 ‘거품 전쟁’은 소비자들에게 선택권 확대와 가격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 사실 국내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해왔다. 과점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런 탓에 맥주 품질 개선과 종류 다양화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는 말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거품 전쟁’은 이런 과점 구조를 약화시키고 맥주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기존 거대 업체들이야 파이가 작아져 불만이겠지만 말이다. 여기에 주세법 개정으로 소규모 하우스맥주 업자도 도·소매 업체를 통해 판매가 가능해져 ‘거품 전쟁’은 더 가열되고 있다. ‘경쟁이 시장의 효율성을 높인다’라는 말은 맥주 시장에서 현재까지는 맞는 말인 듯싶다. 맥주를 좋아하는 한 소비자로서 이 ‘거품 전쟁’이 건강하게 지속되기 바란다.
이원배 기자 lwb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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