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소 주방, 채소 손질 이제 그만
외식업소 주방, 채소 손질 이제 그만
  • 김상우
  • 승인 2014.07.0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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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메이커 ‘신선편이농산물’ 식품·외식산업 성장 동력 급부상
외식업소나 단체급식 구내식당 주방에서 일일이 채소를 다듬는 일이 사라지고 있다. 사용하기 편하게 다듬어 납품하는 채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채소를 신선편이농산물이라 부른다. 신선편이농산물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외식과 단체급식의 비약적인 성장에 힘입어 수요가 크게 늘었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대형마트 확장으로 일반 소매점까지 경로가 넓어져 누구나 손쉽게 신선편이농산물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신선편이농산물은 조리나 취식이 용이하도록 겉껍질·씨앗 등 먹지 않는 부분을 없애고 살균·세척한 농산물을 말한다. 소비자 소득수준의 향상과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 증가 등으로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선편이농산물협회에 따르면 신선편이농산물의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기준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 주요 경로는 외식과 단체급식, 식품가공업, 소매 유통이다. 수요가 많은 외식업체는 패스트푸드나 프랜차이즈 등 대형 외식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수요가 많지 않다.

김지강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연구팀장은 “일식 전문점과 호텔에서는 대부분 농산물 절단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이는 신선편이농산물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도 있지만 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요리사의 기량을 나타낸다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는 기업형 외식업체의 35%만이 신선편이농산물을 이용하고 있다. 영세한 외식업체는 5% 수준에 그쳐 주요 소비처가 기업형으로 편중돼 있다. 용도는 조리용과 샐러드용이 각각 80, 20% 수준이며 양쪽 용도로 비슷하게 사용되는 품목은 양상추다.

소비자 니즈 반영 고속 성장
우리나라가 이제 발전 단계라면 미국과 일본 등 외식산업 선진국에선 신선편이농산물이 대중화됐다. 이는 주방 효율성 증대와 농산물 쓰레기 처리 비용 절감은 물론 인증 받은 농산물만을 사용하면서 높은 신뢰도를 끌어내기 때문이다.

외식 선진국들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나라도 향후 5년 간 시장이 정착 단계에 접어들 것이란 견해다. 지난 2012년 농협이 유통관계자와 단체급식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선편이농산물은 2016년부터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신선편이농산물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변색, 진공 풀림, 짓무름, 규격 미달 등의 문제점이 개선되면서 소비자 신뢰도가 더욱 높아지리란 분석이다.

외식과 함께 3대 소비처인 단체급식은 활용도가 매우 높다. 한정된 주방인력에 대량 조리를 해야 하는 특성상 신선편이농산물 사용으로 노동력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학교급식의 경우 친환경 농산물 사용 요구가 갈수록 증대되면서 다양한 품목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군부대와 병원 등 낮은 식단가로 사용이 어려웠던 사업장도 소비 활성화로 인한 가격 조정이 이뤄져 사용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일반 소매는 고객의 니즈에 맞추기 위한 품목 다양화가 가장 활발하다. 과거에는 샐러드류가 다수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과일과 나물, 버섯류 등 새로운 제품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샐러드에 육류, 치즈, 빵 등을 혼합해 한 끼 식사가 가능한 제품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는 휴대가 용이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HMR의 특징과 맞아 떨어진다.
가격보다 품질 우선해야
주목할 점은 신선편이농산물이 식품·외식업계의 트렌드를 꾸준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례로 외식업계의 핫 아이템인 샐러드바와 결합해 신선편이농산물의 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또한 포장 박스에 유통 온도별 품질유지기간의 표시, 사용 용도에 맞춘 벌크 포장, 인터넷을 통한 식재료 규격 검색 및 주문 가능, 1인 가구 증대에 맞춘 소포장 제품 등 사용자 편의성에 맞는 다양한 스펙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신선편이농산물은 단연 식품·외식의 트렌드 리더라 불릴만하다. 한편 신선편이농산물의 꾸준한 발전을 위해선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문제로는 소규모 외식업체를 타깃으로 한 영세한 업체가 가져다주는 부작용이다. 영세한 업체는 수작업에 의한 식재의 실온 노출이 길어 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다단계 유통으로 인한 비용 상승, 식재료 온도관리의 어려움, 유통 소요시간 증가로 인한 품질변화 등 소비자의 신선편이농산물에 대한 불신을 낳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외식업체와 급식업체 등의 수요자는 생산과정의 안전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즉 업체 간의 가격비교에 의한 공급업체 선정보다 품질을 우선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김 팀장은 “일반 소비자들이 신선편이농작물의 사용을 꺼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위생과 안전성이다”며 “시설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여부, 품질 및 안전성 관리를 위한 투자, HACCP 인증을 위해 노력하는 업체들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INTERVIEW] 건강한 스낵으로 변신 중인 신선편이농산물
김지강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연구팀장


신선편이농산물 시장의 발전을 위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요 성과를 소개한다면?

신선편이농산물의 품질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매뉴얼 개발과 보급에 나서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신선편이농산물의 갈변억제를 위한 첨가물과 새로운 포장기술,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환경 친화적인 세척기술, 혼합채소 가공환경 위해 평가, 새로운 포장기술 개발 등이 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무엇이었나?

그동안 신선편이농산물의 소매 경로는 조리를 담당하는 주부가 대부분이었으나 제품의 다양화와 소포장화가 이뤄지면서 젊은 층의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다이어트를 위해 샐러드를 한 끼 식사로 이용하기도 하나 채소류만 가지곤 영양이 부족해 빵, 국수, 연어, 치킨, 치즈 등이 혼합된 제품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신선편이 상품을 보다 다양화하고 여성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상품 구성과 포장방법을 사용하면 칩, 팝콘, 초콜릿 등의 과자류 위주에서 건강에 좋은 신선편이 과일, 채소 상품이 새로운 스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후방산업인 농업의 발전은 물론이고 식품·외식산업의 도약에 큰 밑거름이된다.

관련 시장이 아직은 과도기인 만큼 시장 정착을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

신선편이농산물은 수요가 꾸준해 각종 인프라를 잘만 구축한다면 이후 큰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정부도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차원에서 시장 증진에 나설 필요가 있다. 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공급 조달 가격의 인하, 안정적인 거래 유지, 위생안전성 개선, 유통정보 확대 등의 의견을 검토하고 시장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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