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시론] 음식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
[외경시론] 음식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
  • 관리자
  • 승인 2014.07.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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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 외식테라피연구소장
최근 영남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몇 군데 다녀오면서 관광지 음식의 실태와 음식관광을 통해 지역경제가 어떻게 활성화되어야 할지 고심해 보았다.
예전처럼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은 줄었다고 하지만 음식과 서비스의 품질을 보면 바가지요금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우리나라 삼보사찰의 하나인 경북 양산의 통도사 입구에 그 많던 음식점들이 이제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겉은 깔끔한 음식점에 들어가 시킨 지리산 흑돼지는 시중 삼겹살의 1.5배 가격이지만 거의 비계로 이루어졌고, 산더덕이라는 음식에서는 아무런 향이 나질 않았다.

마지막에 돈을 내려고 보니 이중계산을 하여 하마터면 돈을 더 낼 뻔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실수라고 했지만 그 많은 관광객들이 꼼꼼하게 따질 겨를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어차피 뜨내기손님들이고 한철장사인 관광지음식점의 구조적 횡포는 음식관광의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는 그 변화가 요원할 것이다.

음식관광 활성화를 위한 3요소
요즘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서울과 춘천을 오가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과거 몇몇 젊은이들이 낭만적인 여행으로 즐겨 타던 경춘선 열차가 사라지고 대신 Itx-청춘열차가 등장하면서 더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그 덕분에 춘천 인근 지역은 물론이고 특히 춘천하면 떠오르는 ‘닭갈비’와 ‘막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들이 호황을 맞이하였다. 이처럼 관광활동에서 접근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우선순위로 꼽는다. 전국이 반일여행권이라 할 만큼 교통여건이 좋아졌지만 특정음식을 찾아 떠나는 길이라면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으로는 발길이 뜸해질 것이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철도와 같은 대량운송수단을 구축하여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다음은 음식에 대한 정보력이다. 최근에 전주 한옥마을을 다녀 온 적이 있는데 불과 몇 년 전에 비해 몰려든 인파에 깜짝 놀랐다. 일단 전주역에서부터 그 기운이 남달랐는데 예전 같으면 고풍스러운 풍취에 여유로움을 느꼈을법한 역전 버스 정류장에는 서로 한옥마을을 찾으려는 젊은 여행객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특히 밤에 찾은 한옥마을은 전에 없던 상점들이 즐비하고 마을 이름에 걸맞지 않을 서구식 음식들과 카페들 그리고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문전성시인 막걸리주점 등으로 마치 서울의 대학로를 연상케 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어떻게 그 곳이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는지 탐문해 본 결과 그 중심에는 바로 소셜 네트워킹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 오고가는 정보들은 비록 기술매체를 이용하고 있지만 그 전파력은 예전부터 있던 ‘입소문’인 셈이었다. 젊은이들 사이에 한옥마을을 가면 꼭 들러봐야 할 곳으로 특정 막걸리주점이나 빙수카페 등이 유명했으며 특히 그 곳에서 하룻밤을 지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까지 등장해 SNS에 의한 스토리텔링까지 구축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요즘 젊은 세대들의 기술정보는 과거의 입소문 이상의 파급효과를 지니고 있어 여행업계의 수요층이 점차 젊은 층으로 옮겨가는 것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지역 고유방식 인증제도 도입
마지막으로 지역마다 대표음식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향토음식은 예로부터 지역마다 존재했고 계승되어 왔다. 그런데 대표음식에 대한 선정기준이 지자체마다 상이한 관계로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정립할 필요가 있다. 대표음식이라고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는 것이 타당한데, 특정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주재료로 만든 음식과 특정지역 특유의 방식대로 조리, 가공한 음식 등이 그것이다.

특산물을 이용하는 음식점은 국가인증을 부여하여 원산지 확인과 재료의 품질을 인정해주도록 하고, 지역특유의 방식으로 조리, 가공하는 음식점 역시 해당 노하우를 특허와 같이 인정해 줌으로써 고유한 상품적 가치를 높이도록 한다.

예를 들면 ‘춘천닭갈비’는 그 지역 고유의 방식으로 조리한 닭갈비를 의미하므로 이를 인증하여 보존하는 것이 해당 음식자원의 가치를 높이고 나아가 그것을 모방하여 품질을 훼손하는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 현재 원산지 표시만을 강조하여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소비환경에서 국가인증으로 특산물사용 음식점에 대한 공신력을 높여준다면 그 높은 가치에 대하여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음식관광은 단순히 여행활동을 하면서 별미를 즐기는 소극적인 개념이 아니라 음식문화가 주체가 되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음식관광의 기본 인프라(infrastructure)인 접근성, 정보체계, 대표음식 관리체계 등의 정립은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전략적 과제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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