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시론] 이슬람의 라마단과 할랄
[외경시론] 이슬람의 라마단과 할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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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25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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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수 상명대학교 외식영양학과 교수
기독교ㆍ불교와 함께 세계 3대 종교의 하나인 이슬람은 ‘복종ㆍ순종’의 뜻을 지니며 이슬람을 믿는 신자를 무슬림(Muslim)이라고 한다. Pew Research Center’s Forum on Religion & Public Life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이슬람 인구는 2010년 약 16억 명으로 세계 인구의 23.4%를 차지하며, 2030년에는 세계 인구의 26.4%인 약 22억 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슬림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여 향후 10년은 비무슬림 인구 증가율의 두 배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되기도 한다.

이슬람에서는 모든 무슬림이 반드시 실행해야 할 중요한 다섯 가지 의무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라마단 기간 동안의 금식과 금욕이다. 라마단 한 달 동안 일출부터 일몰까지 음식 및 음료의 섭취와 성행위를 금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6월 28일부터 시작되어 7월 27일까지 이어졌다.

해마다 라마단 기간이 되면 영국에서 박사 학위과정 당시 만났던 한 친구가 떠오른다. 터키에서 온 그녀는 얼굴도 예쁘고 맘씨도 고와서 타지에서 외롭게 공부하던 나에게 큰 힘을 주었던 고마운 친구다. 그녀는 아주 신실한 무슬림이어서 해마다 라마단 기간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에는 음식과 물을 먹지 않으면서 철저하게 금식을 했다. 때문에 함께 생활하는 나는 점심때가 되면 아무 말 없이 홀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미안한 마음을 지니곤 하였다.

라마단에 관하여 사전을 찾아보니 아랍어로는 ‘더운 달’이라는 뜻이며 이슬람력으로는 9번째 달을 말한다. 9월은 천사 가브리엘이 무함마드에게 이슬람의 경전인 꾸란(Quran 혹은 코란)을 가르친 신성한 달이다. 이 기간에는 일출에서 일몰까지 금식하면서 하루에 5번씩 기도를 드리는데 ‘라마단’이라는 용어가 금식을 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라마단과 함께 무슬림이라면 반드시 따라야 하는 중요한 규율 중 하나가 할랄과 하람으로 그들의 삶 속에서 떼어낼 수 없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할랄과 하람은 음식, 약, 의료, 옷, 화장품 그리고 관광 등 폭넓은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할랄과 하람을 구분할 때 음식에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음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이슬람 식품 영양위원회(IFANCA; Islamic Food and Nurtrition Council of America)의 정의에 따르면 할랄은 합법적이며 허락받은 것을 의미하는 반면 하람은 금지 또는 불법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많은 것들이 할랄과 하람으로 명확하게 구분되고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것들도 존재한다. 마슈부흐는 아랍어로 ‘의심스러운’이라는 의미를 지니며 할랄과 하람으로 분리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는, 할랄인지 하람인지 구분할 수 없는 경우에 명명하는 용어이다.

예언자 마호메드의 꾸란과 격언(hadith)에 의하면 할랄식품을 먹는 것이 알라신의 명령이자 곧 이슬람 신앙의 본질적인 요소이다.

“오, 인류여, 땅에서 소출된 합법적이며 정결한 것을 먹을지어다.”
(코란 2: 168)

“하람으로 영양을 공급받는 육신은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수난 바이하키 Sunan Baihaqi)

이상의 격언에서 알 수 있듯이 할랄과 하람의 규율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이슬람에서는 하람을 사용하거나 먹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반박의 여지가 없다.

라마단이 일상적인 생활과의 단절이라는 의미로 볼 때 이를 수행한다는 것은 이슬람권의 모든 사람들에게 보다 큰 의미를 가져올 수 있겠다. 구습에서 벗어나는 첫째 날에는 더욱 힘이 들 것이며 자신의 기본 생활패턴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강한 유혹도 동시에 생겨날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의 삶에 있어서 라마단과 같은 철저한 단절(물론 한시적이지만)은 반드시 필요하다. 누구라도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자신들의 삶에서 잠시 동안 모든 것을 뒤로 하고 혹은 내려놓고 절대자와 대면한다면 우리들의 일상은 그저 단순한 일상으로 일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몹시 무더운 그야말로 ‘라마단’다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올 여름 휴가는 색다른 나만의 ‘라마단’을 휴가계획으로 대체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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