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이전 앞두고 어수선한 aT
본사 이전 앞두고 어수선한 aT
  • 이원배
  • 승인 2014.07.2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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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본사가 서울 서초 양재동에서 전남 나주혁신도시로의 이전이 임박하면서 aT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aT는 당초 일정을 보름 가량 늦춰 올 9월초 국정감사와 추석을 쇤 뒤 9월 중순 이전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aT 내부에선 나주 이전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교통과 편의시설 등 제반 시설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다.

aT 나주 본사는 송정역과 나주역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어느 역하고도 ‘친분’이 없다. 또 역과 본사를 잇는 교통편도 버스 1개 노선에 1시간에 1대만이 운행한다. 버스를 놓칠 경우 aT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2만5천원이 드는 택시를 타야한다. 버스 증차에 대해 버스 회사는 수요 예측이 어렵다며 미온적이라 한다.

병원, 식당, 슈퍼, 교육 시설 등 근린시설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한 aT 직원은 본사 주변에는 기초적인 시설이 부족해 불편하기 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식당도 별로 없어 먹는 문제부터 심각하다.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되지만 또 구내식당 외에는 달리 선택할 여지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 세종시정부청사 공무원들도 주로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한정된 시간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아늑하고 편안한 식사와는 거리가 먼 풍경이 연출된다.

자녀가 있는 직원들은 교육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한다. 현재 초•중•고 1개씩 개교했지만 이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나주가 아닌 ‘학군’이 좋다고 소문난 광주 부근에 둥지를 트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aT노동조합 관계자는 “교통, 병원 등 인프라 시설이 미흡한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교육 시설이 부족해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며 “일부는 아예 광주 지역에 자리를 잡기도 한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특히, 여성 직원은 가족과 5일은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생이별’의 상황으로 매우 난감해 한다. 상황이 이렇자 사직서를 던지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현재까지 10여 명 이상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직원과 여성이 대부분으로 가족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하지만 본사 이전 작업이 본격화하면 이직자가 ‘더 늘어날 것’이란 관계자의 전언이다. 차마 ‘사직’을 하지 못한 자녀가 있는 여성 직원은 미뤘던 육아휴직을 내는 방법으로 이주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인원이 빠지게 되면 업무는 고스란히 남은 동료 몫이다. 휴직을 대체할 인력을 충원하면 되지만 비정규직 확대는 기관 평가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해 쉽지 않다. 이래저래 aT 직원들의 불만은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aT를 포함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지난 노무현 참여정부 때 입안해 추진됐다. 비대해지고 집중된 서울의 기능을 지방으로 이전해 국토균형발전을 이루자는 취지였다.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기반 시설 미흡에도 당장 이전부터 하고 보자는 ‘조급성’과 충분히 예상 가능한 문제였음에도 면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이원배 기자 lwb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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