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GM 식품 표시확대의 의미
[월요논단] GM 식품 표시확대의 의미
  • 이원배
  • 승인 2014.07.25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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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최근 일부 시민단체들이 연대하여 시판 장류, 식용유, 물엿 등 당류와 이들을 원료로 사용한 가공식품에 대한 GMO(유전자변형생물체)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GM 표시가 된 제품은 하나도 없었다고 발표하였다. 우리나라 식품법에는 GMO에서 유래한 유전물질(DNA)이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표시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우리와 식생활 패턴과 식량수급 구조가 유사한 일본과 대만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GMO는 이미 전 세계가 안전하다고 인정하고 있는 사안이다. 미래 식량안보를 위해 GMO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 20년간 전 국민이 GMO에 대해 아무런 표시 없이 식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기존의 육종방법으로 만들어낸 품종들과 차이가 없다고 하는 과학자들의 동등성원리를 믿고 GM 식품을 먹고 있는 것이다.

한편 미국이나 남미의 대규모 영농에서 값싸게 생산된 곡물의 무차별 수입을 막아야 하는 유럽 국가들은 GMO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겨 까다로운 표시 제도를 만들고 무역장벽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럽은 자체 농업으로 식량을 자급하는 국가들이므로 값싼 곡물의 유입을 막아 자국의 농업을 보호해야 한다.
GMO 반대운동에 앞장섰던 영국의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는 이러한 유럽의 음모를 폭로하고, 과학을 무시하고 GMO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식량문제를 어렵게 한 자신의 잘못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식량 곡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이 일본이나 대만에서도 하지 않는 유럽식 GMO표시제를 하자고 하는 것은 너무나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다.
유럽은 그들의 주식인 축산물을 GM 사료로 생산하지만 이들 육류와 유제품에 대해 GM 표시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가공과정에서 DNA나 단백질이 소멸되는 장류, 유지류, 물엿 등에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한 것이다. 이것을 마치 위험한 물질을 표시하지 않고 속여서 파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도록 소비자를 오도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GMO 표시제도는 나라마다 처한 상황에 맞게 합리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다. 미국은 GM 농작물을 대량 생산하여 세계 시장에 팔고 있는 나라이므로 아무런 표시 없이 먹고 있다. 유럽은 이들 값싼 농산물의 수입을 막아야 하므로 까다로운 표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식량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수입해 먹는 한국, 일본, 대만 등은 GM 작물의 수입과 사용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최소한의 표시를 할 수 밖에 없다. 유럽식으로 표시하면 당장 식량공급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와 콩의 90%가 GMO이고 세계 곡물시장에서 non-GMO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에는 연간 160여 만t의 GMO 작물이 식용으로 수입된다.
그러나 시판되는 제품에 표시가 된 사례가 전무하다고 하여 GMO 표시제가 허술하게 운영되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정부의 식품안전관리 신뢰도를 실추시키는 일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오히려 새로운 생명공학 작물들이 이미 우리 밥상에 널리 애용되고 있으며, 이로부터 피해를 받은 사람이 한 명도 발생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보도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맛있게 먹고 있는 음식을 가지고 근거 없이 나쁜 것처럼 말하는 것은 큰 죄악이다. 불필요하게 불안감을 조성하여 일부 시민운동가들이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소비자의 알권리’를 쟁취한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진실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시민운동이라면 지난 20여 년 동안 미국을 비롯하여 미국의 식량을 수입해 먹는 많은 나라 국민이 GM 식품을 먹고 아무 탈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닥쳐올 지구온난화와 세계 식량위기를 대비하는 성숙한 시민운동으로 탈바꿈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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