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특수마저 망쳐버린 야속한 태풍
휴가 특수마저 망쳐버린 야속한 태풍
  • 신지훈
  • 승인 2014.08.08 0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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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외식업계에 너무나 잔인한 해로 기록에 남을 듯하다. 본격적인 휴가철 시작으로 관광지 일대의 외식업 종사자들은 피서객들의 많은 방문을 예상했지만 태풍 나크리와 할롱의 영향으로 여행계획을 세운 피서객이나 상인들을 모두 울상 짓게 만들었다.

이번 휴가철이 세월호 여파로 최악의 상반기 매출을 찍은 외식업계가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던 만큼 그 충격은 더욱 크다.

태풍 상륙 전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매체의 설문조사에서 여름휴가 계획을 묻는 질문에 ‘국내여행’을 하겠다는 응답이 73.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해외여행’이라는 답변은 18.1%에 그쳤다. 세월호로 침체에 빠진 내수경기를 살려보자는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홍보로 피서객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태풍이 더욱 야속하기만 하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휴가철을 대비해 피서객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려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휴가철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바가지요금을 잡았으니 우리 관광지를 찾아달라고 홍보에 열을 올린 것.

포항시는 해수욕장 등 피서지 주변에 대한 가격조사를 벌인 뒤 조사결과를 홈페이지와 SNS을 통해 피서객의 쉬운 가격비교를 도왔다. 영주시도 휴가철 물가안정 점검반을 운영하며 8월 한 달 간 4개조 8명의 물가지도단속반을 투입했고 경북도 폭염과 긴 장마, 적조현상 등으로 채소류와 수산물 등 가격 인상 조짐이 보이자 피서지 물가안정 특별 대책을 마련했다. 상인들도 단체에 적극 협조를 약속하며 내수 경제 살리기에 동참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이른바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태풍으로 인해 피서객들의 발걸음이 뚝 끊겨 아쉬움을 넘어 참담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세월호 작업이 진행 중인 진도는 더욱 심각한 지경이다. 진도군 대책위에 따르면 세월호 이후 관광소득이 29억원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 232억원에 비해 203억원이 줄었다. 관광객 수도 지난해 4~5월 11만1627명에서 올해 같은 달 2만3255명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한다. 각종 어류와 해산물 판매도 올해 156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시기 반타작을 간신히 넘겼다. 태풍으로 인해 피해는 점점 더 불어날 전망이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 추석 과일값도 태풍이 키를 쥐고 있는 형국이다. 유통업계는 6개월 전 산지 직거래 계약을 완료하고 추석으로 인한 과일값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물량확보에 주력했다. 그러나 최근 태풍의 영향이 추석 과일값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한 모습이다.

이마트는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배 계약재배 산지에서 5~10%의 낙과 피해가 발생했고 특히 나주와 영암 등 남부지역 산지에서는 15% 가량이 낙과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와 계약한 전남 보성과 고흥 등 배 재배 농가 지역도 최대 40% 가량의 낙과 피해가 있었다고 전했다. 38년 만에 가장 이르다는 이번 추석은 휴가철과 시기가 겹쳐 ‘추석 대목’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연이은 태풍 소식은 속상하기만 하다.

앞으로 생겨날 태풍이 한반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더 이상 지역 외식업계와 농수산관련자들을 눈물짓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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