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상반기 결산 / 주점 ‘크래프트 맥주’와 ‘복고’에 빠지다
2014년 상반기 결산 / 주점 ‘크래프트 맥주’와 ‘복고’에 빠지다
  • 김성은
  • 승인 2014.08.11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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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중심의 정부 규제 강화, 불황에 따른 소비침체,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악재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이 바로 주점업계다. 경기가 어려워도 ‘외식’은 한다지만, 침체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술’을 자제함에 따라 주점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상반기를 보냈다.

세월호 사건 애도분위기 주점업계 직격탄

실물 경기, 소비심리에 가장 민감한 주점업계는 각종 악재가 많았던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특히 외식시장 전반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했던 세월호 사건은 애도 분위기에 따른 주류소비 자제 분위기로 업계 성수기를 앞두고도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점업계 한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이후 특히 접대와 단체 회식을 하는 직장인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며 “사건 이후 약 2주간은 평소 동기간보다 매출이 20~3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특수를 기대했던 6월 월드컵 이슈도 경기시간과 국가대표팀의 성적부진 등의 이유로 큰 수혜를 입지 못하면서, 상반기 주점 업계는 침묵을 이어갔다.

개성 있는 맥주로 불황 극복

상반기 주점업계의 이슈 중 하나는 ‘크래프트 비어’ 열풍이다. 이태원 중심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크래프트 비어는 소규모 제조설비를 갖춘 양조장에서 독창적인 레시피로 만든 맥주를 말하는 것으로, 천편일률적인 맛의 양산형 맥주와 달리 독특한 레시피를 바탕으로 만든 개성 있는 맥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크래프트 비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를 즐기는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크래프트 비어 마니어들의 대표적인 문화인 ‘펍크롤링(Pub Crawling)’이 바로 그것으로, 크래프트 비어 판매점인 ‘펍’과 순례한다는 의미의 ‘크롤링’이 합쳐져 ‘여러 펍을 순례하며 맥주를 맛보는 행위’를 뜻한다.
프랜차이즈 기업도 크래프트 비어 동참

이처럼 주류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점차 세분화•전문화 되고 있는 만큼 독립점포 외에 프랜차이즈 기업에서도 크래프트 맥주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인토외식산업은 기본 브랜드인 와바를 크래프트비어와 세계맥주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탭하우스(Tap House) 스타일의 ‘Real Beer &Craft WABAR’로 재탄생시켜 이목을 끌고 있다. 와바는 인테리어와 메뉴 일부 변화를 꾀하는 기존의 리뉴얼과 달리 크래프트비어와 세계맥주를 주요 상품으로 생맥주 탭 10~15개가 있는 탭하우스의 모습을 갖췄다.

와바의 관계자에 따르면 탭하우스 와바로 리뉴얼한 와바 서여의도점은 리브랜딩 후 전년대비 매출 35%, 영업이익 15% 증가했다는 후문이다.
피쉬&그릴을 운영하는 리치푸드㈜ 역시 올 상반기 수제맥주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다. 크래프트비어를 제공하는 ‘치르비어플러스’를 론칭, 직영사업 및 가맹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주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저변이 더욱 확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독특하고 개성 있는 레시피로 크래프트 맥주 마니아들에게 브랜드별 골라먹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점업계 불황엔 역시 ‘복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스몰비어 열풍은 올해 더욱 진화한 형태로 이목을 끌었다. 3천~4천원대의 저렴한 핑거푸드와 생맥주를 제공하는 스몰비어 전문점은 편안한 공간에서 가볍게 맥주를 즐기려는 고객의 감성소비를 바탕으로 새로운 음주문화로 정착했다.

스몰비어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데는 무엇보다 달라진 음주문화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과음보다는 가벼운 주종과 분위기를 함께 즐기려는 트렌드가 늘어나면서, 스몰비어 전문점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스몰비어 브랜드가 대거 론칭했으며, 올 상반기에도 후발주자들이 속속 시장진입에 나섰다.

와라와라를 운영하는 ㈜에프앤디파트너 역시 올 상반기 스몰비어 브랜드 ‘군반장’을 론칭해 성공적으로 운영 중에 있다.

싸롱의 모태는 스몰비어

스몰비어 열풍에 이은 상반기 주점 시장의 대세는 ‘싸롱’이다. 싸롱은 스몰비어의 일종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의 내부에 80~90년대 풍의 인테리어나 소품을 활용한 복고 콘셉트 매장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싸롱의 모태가 바로 스몰비어라고 할 수 있다”며 “스몰비어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그 대안으로 경기침체 극복의 보증수표로 불리는 ‘복고’콘셉트의 싸롱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몰비어와 싸롱은 창업자의 입장에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고 운영이 비교적 쉽다는 점이 빠른 매장 확산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주점업계 관계자는 “가장 트렌디 할 것 같은 주점업계의 고객들이 오히려 가장 보수적인면이 있다”며 “고객이 주점시장에서 소구하길 바라는 꾸준한 인기 키워드가 몇 년 째 힐링, 감성, 복고다. 주점업계는 하반기에도 이 같은 소비 키워드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은 기자 fresh017@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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