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플랫폼 음식이 맞다!
라면은 플랫폼 음식이 맞다!
  • 관리자
  • 승인 2014.08.1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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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농심 R&D 식문화연구팀 팀장
네트워크 시대를 맞아 플랫폼이란 용어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유튜브의 폭발적인 관심과 성과 덕에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다. 그 출발점으로 인해 플랫폼하면 컴퓨터 운영체제나 애플리케이션 시장, SNS, 포털사이트 등을 연상하게 되었고, 그래서 ICT 산업,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로 한정하였다.

그러나 플랫폼의 등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거의 모든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현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 플랫폼은 누구나 쉽게 만나 원하는 가치를 교환하도록 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음식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라면’을 플랫폼 음식의 대표주자라고 말한다.

모든 산업으로 확장ㆍ진화하고 있는 플랫폼

플랫폼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인 승강장, 교단, 강단으로 설명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정당의 강령이나 원칙의 뜻으로, IT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프레임워크를 말한다. 공통적인 의미는 자유롭게 활동 또는 작동할 수 있는 기본이 되는 탄탄한 골격이라고 한다.

플랫폼의 이런 특징을 토대로 경제적 특성이 다른 다양한 그룹의 참여자가 모이고 각 참여자가 느끼는 가치가 서로 연계될 수 있다. 나이키는 단순한 운동화에 머물지 않고 이를 플랫폼으로 개인의 운동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UPS는 수하물 배송 시스템을 활용하여 다양한 분야의 고객을 위한 물류관리 대행 사업으로 진화하였다. 세콤은 방범 네트워크를 플랫폼으로 손해보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소프트웨어만이 아니라 일반 제품이나 서비스, 인프라, 판매조직 등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확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 세계로 확장ㆍ진화하고 있는 플랫폼 음식, 라면

올 초 모디슈머 열풍을 견인했던 ‘짜파구리’를 위시해서 각자의 비법으로 탄생시킨 이색 라면요리들이 인터넷 블로그에 무궁무진하다. 한 유명 포탈에서 ‘나만의 라면요리’로 검색한 결과 한 페이지당 10개 정도로 총 100페이지에 달하는 이색 라면요리가 쉽게 검색된다. TV방송에서도 출연자의 비밀 라면요리 레시피가 공개되어 화제가 되기도 한다. 식문화전문도서관에서 ‘라면요리’를 검색한 결과 ‘라면 요리왕’ 등 총 65권의 도서가 검색된다. 65권의 책 속에 라면 요리의 가지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라면을 플랫폼으로 다양한 가치의 라면요리를 탄생시킨 결과다.

최근 미국 아이오와 대학을 졸업한 릭 브랜트(Rick Brandt)는 “라면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항상 대학 생활의 필수품이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는 기숙사 친구들과 라면으로 더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방법을 함께 나누고 테스트한 내용의 레시피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라면은 기존의 모습을 벗어나 빵 대신 사용되기도 하고, 라면 면발을 이용한 그릴드 치즈샌드위치로 변신하기도 한다.

도서 ‘The Noodle Narratives’에는 ‘인스턴트 라면, 그것은 개개인의 이야기가 새겨질 새하얀 노트 혹은 어떤 기념비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쓰여있다. 실제로 2009년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에서 라면에 얽힌 사연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에 많은 이들이 참여, 청취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고 한다. 소고기육수에 라면을 말아먹은 사연, 비행기 승무원이 즉흥적으로 개발해 먹었다는 라면 튜나 캐서롤, 라면 브리또가 일반 런치 메뉴가 된 사연 등.

어디 미국뿐인가? 프랑스, 독일, 영국, 아프리카, 터키 등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우리의 라면을 플랫폼으로, 그들 음식문화를 기반으로 한 그들만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라면이 플랫폼 음식으로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의 라면이 전 세계인의 플랫폼 음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때이다. 플랫폼이 수요와 공급이 만나게 하는 생태계를 형성하면서 비즈니스의 새로운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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