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시론] 믿을만한 정보 어디 없나요?
[외경시론] 믿을만한 정보 어디 없나요?
  • 관리자
  • 승인 2014.08.2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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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 외식테라피연구소장
얼마 전까지 계속된 무더운 날씨로 시원한 맥주와 치킨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구에서는 축제까지 할 정도로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여름철 국민메뉴가 되었다. 어느 드라마에서 이를 언급한 것이 화제가 되어 중국에서까지 인기메뉴가 되었다니 또 다른 우리문화의 수출인 셈이다. 이처럼 방송을 비롯한 대중매체의 힘은 실로 위대하다.

요즘 TV를 시청하다보면 연일 몸에 좋다는 식품들을 소개하고 있어 마치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특정 식품에 대한 방송이 나가면 전국적으로 열풍이 불지만 불과 수개월 후에는 잠잠해지는 것을 반복하는 것 같다.

소위 ‘맛집’이라고 하는 음식점에 대한 방송도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렇게 맛이 끝내주고 대박이 났다는 집이 궁금해서 찾아가보면 ‘그 집이 맞나?’ 할 정도로 방송과는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여기가 방송에 나온 집이야’ 하면서 반겼지만, 이젠 동네분식집에도 ‘000 출연’이라는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식상해진 느낌이다. 유사한 방송프로그램들이 늘어나면서 음식점 홍보만 해주어 음식점은 그 덕을 보지만,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것은 허탈한 배신감뿐이다.

누구도 믿지 못하는 사회

무더위를 피해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다. 시원한 여행지로 가거나 아니면 시내 번화가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도 한다. 어디를 가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는 마음은 한결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맛집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한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정보와 상세한 내용에 사진까지 있으면 왠지 그 집에 마음이 간다. 가게 위치와 영업시간, 간판, 메뉴, 음식들 사진까지 정보가 즐비하다. 간간이 맛있고 친절하고 싸고 푸짐하다는 호평까지 있다. 저 정도라면 괜찮겠다 싶어서 약속 장소로 정하고 찾아간 곳에서 실망한 경험이 두어 번 반복되면 인터넷 정보는 더 이상 믿지 못하게 된다.

실제로 음식점에서는 블로그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게 적잖은 비용을 주고 인터넷홍보에 나선다. 마케팅업체에서는 블로거들에게 알바 비용을 주고 해당 음식점을 포스팅하게 하는데, 블로거들은 네트워크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을 고용한다. 포스팅을 할 때에도 특정한 글씨체로 일관되게 작성하고, 설명은 가급적 간단하게 너무 경박한 표현은 금지하는 등 몇 가지 원칙이 있단다. 비교적 적은 시간으로 용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인지라 자신의 블로그에 음식점 정보를 과장되게 꾸며서 포스팅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인터넷상의 맛집 정보 앞에서 순진한 소비자들은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중매체나 인터넷을 통한 홍보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다. 어느 방송에서 정직하게 음식을 판매한다고 소개한 업소가 있었다. 방송이 나간 다음날부터 전국에서 몰려든 손님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행복한 비명을 지를 여유도 없이 손님들의 원성과 외면을 당했다고 한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려다보니 품질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고 나중에 찾아온 손님들은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험으로 음식점주인은 ‘준비되지 않은 홍보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정보마케팅의 핵심은 바로 ‘가치’

한때 ‘바이럴마케팅’이라 해서 구전효과의 중요성이 강조된 적이 있다. 자고로 입소문이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오는지는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속담에서도 잘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뭔가 소문낼 만한 것이 있어야 천리를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좋던 나쁘던 간에 ‘요것 봐라?’ 할 만큼 누구나 솔깃하게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매체를 통해 맛있다고, 친절하다고, 손님이 많다고 홍보를 해봐도 진정한 ‘핵심가치’가 없다면 오히려 ‘화’를 당할 수도 있다. 진정한 가치를 지닌 상품은 소리, 소문도 없이 팔려나가는 것이 동서고금의 진리이다. 방송이나 인터넷과 같은 정보의 바다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품질을 통한 가치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입소문은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이 더 멀리, 더 오래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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