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진 칼럼]레스토랑의 브랜드 가치
[김맹진 칼럼]레스토랑의 브랜드 가치
  • 관리자
  • 승인 2014.09.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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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시인 윤동주는 그의 시 ‘별헤는 밤에’서 가을밤의 별 하나하나에 추억과 사랑, 쓸쓸함, 동경, 시와 어머니를 새겨 넣으며 잊혀지지 않는 사람들의 이름을 떠올렸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가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친구의 이름을 부르면 그의 얼굴이 특유의 표정과 차림새로 그려지고 그의 성격과 풍모, 그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 그와 함께 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이름은 그를 그답게 해주는 기본이다. 이름은 부르는 소리와 문자로 적는 글씨가 전부는 아니다. 이름에는 그의 개성과 이미지, 그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이 들어있다.

가을빛이 완연하다. 가끔 가는 북촌의 골목길을 느린 걸음으로 걸었다. 새로 문을 연 가게도 보이고 며칠 전에 보았던 드라마 촬영장으로 잠깐 화면에 스쳤던 골목도 나타난다. 예전에 비해 젊은이들의 발길이 부쩍 많아졌다. 외국인 행인들도 적지 않다. 이 동네에 오면 들르곤 하는 단팥죽집의 좁은 자리에 앉아 허기를 면한다.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이라는 상호의 부제가 단팥죽 맛에 못지않다.

레스토랑의 상호에는 그 집의 콘셉트가 들어있다. 콘셉트를 우리말로 단순히 개념이라고만 말하기에는 뭔가 2% 부족하다. 그 레스토랑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주장이라고 하면 의미가 조금은 보완된 느낌이다. 메뉴는 레스토랑의 콘셉트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여기에 그 레스토랑만의 독특한 개성이 추가된다. 예를 들면 사람의 성격으로 표현해서 유쾌하거나, 근면 성실하거나 혹은 싹싹하거나, 세련되었거나 우직하거나 같은 것이다. 또한 상호는 간판을 보지 않고 이름만 떠올려도 연상되는 독특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맥도날드의 황금 아치나 피자헛의 빨간 지붕은 상호만 들어도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브랜드 네이밍(brand naming), 즉 상호의 작명에서 콘셉트와 개성, 이미지와 같은 여러 가지 요소들을 조화롭게 연결시키는 것은 기본이다. 나아가서 이 브랜드가 다양한 영역을 확장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레스토랑 사업이 성공하게 되면 동일한 브랜드로 호텔ㆍ리조트와 같은 숙박업에 진출할 수 있고 소매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의 브랜드로 사용할 수도 있다.

해외진출을 꿈꾸는 기업은 글로벌 시장의 브랜드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로 해외시장에 진출했을 때 그 브랜드의 의미와 발음 등이 해당국가나 민족의 문화와 종교, 정치, 사회 등의 차원에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지, 부정적인 연상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술적 문장 형태의 상호가 의외로 많아진 것을 느낀다. ‘겨울 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라는 상호는 황지우 시인의 시제목이기도 하다. 이 외에 ‘오 자네 왔는가’, ‘너 딱 걸렸어’와 같은 상호도 보인다. 이런 상호는 대개 연상되는 이미지를 명확히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브랜드를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글자가 많아 간판의 디자인을 길고 크게 설치해야 하는 등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다. 향후 브랜드를 다른 사업영역이나 상품에 확장해 사용하기에도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기업인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발표한 2013년 세계 100대 브랜드에는 레스토랑 브랜드로 맥도날드, KFC, 스타벅스와 피자헛이 들어있다. 7위를 기록한 맥도날드의 브랜드 가치는 42조원에 이른다. 레스토랑 브랜드가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많이 알고 오래 기억하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소비자가 그 레스토랑 브랜드만을 고집해 반복 이용할 수 있도록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레스토랑의 음식과 서비스 품질은 브랜드 충성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브랜드를 상표 등록하는 것 또한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브랜드를 보호하는 방책이 된다. 개인이 운영하든 외식기업이 운영하든 우리도 레스토랑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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