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타깃 외식 프랜차이즈, ‘먹튀’ 논란
사모펀드 타깃 외식 프랜차이즈, ‘먹튀’ 논란
  • 신지훈
  • 승인 2014.09.29 0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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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진입장벽, 고정 수요 확보로 투자자 군침
수익 급급, 브랜드 팔아넘기기 등 부작용도
최근 몇 년 사이 중소규모 외식 프랜차이즈기업의 인수합병(M&A)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PEF)가 국내 프랜차이즈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고성장으로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투자 가치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내수 불황과 경쟁 심화, 신규 출점의 사세 확장 실패, 자금압박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매각을 선택하는 외식 프랜차이즈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과정에서 본사의 이익만을 위해 비정상적으로 몸값을 부풀리는가 하면 브랜드를 팔아 넘기는 ‘먹튀’로 가맹점주에게 피해를 주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외식업체는 안정적 투자처

두산그룹 계열사 디아이피홀딩스는 지난 8월 KFC를 유럽계 사모펀드 CVC캐피탈파트너스로 약 1천억원에 매각했다. 앞서 5월에는 크라제버거가 나우IB에 넘어갔고 할리스커피가 지난 7월 국내 사모펀드 IMM에 인수됐다.

사모펀드는 2011년 모건스탠리의 놀부 인수를 시작으로 2012년 보고펀드의 버거킹 인수, 지난해 BBQ 계열 치킨 업체 bhc도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항간에는 이를 두고 사모펀드가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를 전부 집어 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사모펀드가 외식 프랜차이즈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는 재료 공급과 생산 등 절차가 제조기업이나 IT벤처기업에 비해 경영하기 쉽다”며 “투자자들이 특별한 전문 지식 없이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분야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고 회사 가치를 높이기 쉽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탄탄한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가 일정한 고정 수요 보장이 가능해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인수된 그룹의 한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외식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추가 출점이나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기업들의 투자가 주춤한 사이 사모펀드가 빠르게 그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수익창출’ 위해 매장수 늘려

자금난 해소와 체질 개선을 통한 브랜드 가치 강화라는 측면에서 사모펀드의 외식 프랜차이즈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사모펀드의 특성상 ‘수익창출’에 급급해 지속적인 브랜드 가치 제고와 가맹점주 지원에는 소홀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규모를 키워 다시 매각을 진행할 가능성도 높다.

이를 반영하듯 사모펀드에 매각된 대부분의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맹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놀부는 지난해 모두 6개의 새 브랜드를 만들어 가맹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할리스커피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 핫플레이스인 서울 광화문과 강남 등에 대형 매장을 열고 매장수를 점차 늘린다는 계획이다. 직영점만 운영하던 버거킹은 지난해 가맹 사업을 시작하며 현재 매장수를 180여개로 늘렸다. 2018년까지 직영점 포함, 매장을 300여 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공차 몸값 1천억, 설빙도 매각설

사모펀드 강세에 브랜드를 팔아 수익을 남기겠다는 이른바 ‘먹튀’ 프랜차이즈 본사도 문제가 되고 있다.

버블티의 인기로 급성장한 공차코리아는 지난 8월 매각가액 약 1천억원으로 매물시장에 나왔다. 프랜차이즈 사업 시작 2년 만에 전국 235개 매장을 두고 있는 공차코리아는 당시 업계로부터 가격 거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공차코리아 측은 “현재까지 매각에 대해 진행된 사항은 없다”며 말하기를 꺼렸다.

공차코리아는 가맹점수가 늘어나면서 품질과 가맹점 관리, 프랜차이즈 사업 한계 등 여러 어려움에 부딪치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브랜드 절정기에 매각을 통해 이익을 남기겠다는 의도가 다분해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출시 1년 만에 100호점을 계약하고 연말까지 500호점 계약을 모두 마쳤다는 설빙도 매각설이 나돌고 있다. 인수 대상자로 국내 대기업이 물망에 오르면서 업계의 관심이 크다. 이를 두고 가맹점주들은 공차의 사례처럼 단기간에 브랜드를 키워 팔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설빙 마케팅 관계자는 매각설에 대해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디저트 카페로서 국내 최고 가맹수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고, 그간 그런 사례가 많다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전했다.

창업 전문가는 “가맹점수가 100개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프랜차이즈는 작은 가게 운영에서 회사 운영으로 바뀌게 된다”며 “그에 따른 CS(고객만족)관리, 가맹점주 교육, 제품 맛 유지와 개발, 체계적인 유통과 가격 책정 등 시스템 매뉴얼이 필요한데 가맹수 늘리기에만 집중하다보니 경영에 한계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지훈 기자 sinji27@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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