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 서브브랜드 ‘양날의 검’
외식업체 서브브랜드 ‘양날의 검’
  • 신지훈
  • 승인 2014.10.06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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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브랜드로 기존 브랜드 보완 시너지 창출…차별화 없는 무분별한 론칭 ‘독’
외식업체들의 서브브랜드 론칭붐이 다시 불고 있다. 외식업체들은 그동안 신규 브랜드 출시를 통한 사업다각화와 기존 브랜드 성장 둔화에서 오는 한계 극복을 위해서 서브브랜드를 운영해 왔다.

반면 최근 외식업계는 시장 과포화와 출점 규제, 불황 등의 악조건을 타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서브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서브브랜드의 성공이 어느 정도 보장돼 있다는 것도 론칭에 힘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브랜드와 차별화하지 않은 서브브랜드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외식업 브랜드 수 꾸준히 증가

이바돔은 이바돔감자탕을 운영하며 지난 7월 ‘쭈꾸미와 옹심이’ 단독매장을 내고 브랜드를 론칭했다. 올해 초엔 숯불 목살갈비와 뼈 없는 숯불 족발구이를 내세운 ‘판스토리’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원할머니보쌈’을 운영하는 원앤원은 1975년 창업한 이래 30년이 넘도록 보쌈 외길만을 걸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2008년 ‘박가부대’를 시작으로 삼계탕 전문 브랜드 백년보강, 커피 전문 브랜드 앳투온, 샤브샤브 뷔페 모리샤브하우스 등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족발 중심, 잇피자, 툭툭 치킨, 툭툭 샐러드바 등 다양한 메뉴의 브랜드를 내놓았다.

놀부NBG도 놀부보쌈, 놀부부대찌개앤철판구이, 놀부항아리갈비 등의 브랜드 외에 2012년 맑은설렁탕담다와 지난해 숯불애장닭과 놀부족발을 서브브랜드로 내놓았다.

분식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근 죠스떡볶이의 죠스푸드는 프리미엄 김밥 전문점 ‘바르다김선생’을 선보였다. 아딸의 오투스페이스도 최근 즉석 도정한 쌀눈쌀로 만든 김밥전문점 ‘가마솥김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김가네도 쭈가네, 치킨방앗간 등의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외식업 브랜드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신고된 외식브랜드 수는 2623개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결국 가맹점 개설을 통해 수익구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구조”며 “본사는 창업을 문의하는 예비창업자의 자금규모나 니즈가 다양한 만큼 많은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일수록 맞춤형 제안이 가능해 가맹개설에 유연함을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브브랜드 실패, 겹치는 상권 문제

서브브랜드가 본사의 유통망과 식자재 확보를 위해 고객들에게 이미 입증된 메뉴를 서브브랜드에 그대로 적용, 기존 브랜드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다. 평균적으로 짧은 서브브랜드의 수명도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가맹점주들의 상권을 보호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서브브랜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K치킨전문점의 경우 서브브랜드로 B맥주전문점을 선보이며 K치킨의 메뉴를 그대로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 본사 측은 K브랜드와 B맥주전문점과 상권이 겹치지 않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가맹점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비슷하고 이미 A상권에 K치킨전문점이 많이 들어서 있어 상권이 겹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무분별한 신규 브랜드 출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새롭게 론칭한 서브브랜드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가맹본사는 물론 가맹점주들에게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스테이크하우스 전문점과 베이커리 사업에서 고배를 마셨다. 한 치킨전문업체도 한식 브랜드, 해산물브랜드를 잇따라 런칭했지만 관련 시장 경쟁 심화로 큰 손해를 보고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준수 오투스페이스 이사는 “서브브랜드가 기존 브랜드 가맹점에 상당 부분을 침범하는 것은 본사의 불합리한 처사”라며 “기존 브랜드를 보완하고 경쟁사와 비교해 우위에 설 수 있는 브랜드를 개발해 새로운 시장에서 점포수를 늘리는 것이 서브브랜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창업전문가는 “아이디어 없이 기존 브랜드의 운영 노하우만 믿고 서브브랜드를 쉽게 출시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일본은 프랜차이즈 본사 체인 수 대비 가맹점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반면 국내는 본사와 브랜드가 함께 생겨났다가 짧은 시간 내에 함께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 프랜차이즈 본사 시스템을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재구축하는 것이 선행과제”라고 전했다.

신지훈 기자 sinji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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