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미래 곤충 산업의 보고(寶庫)
동의보감, 미래 곤충 산업의 보고(寶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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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0.06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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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농심 R&D 식문화연구팀 팀장
‘바삭바삭, 메뚜기 드실래요?’

이달 2일부터 19일까지 18일간 국립과천과학관 곤충생태관에서 곤충체험기획전 ‘바삭바삭, 메뚜기 드실래요?’ 를 개최한다.

미래의 대체 식량 자원으로 떠오르는 식용 곤충을 눈과 입으로 배우는 곤충 체험 기획전이다. 요리 전문가와 함께하는 벼메뚜기·갈색거저리 쿠키 만들기와 곤충 시식, 거저리·귀뚜라미 기르기 교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바퀴벌레로 만든 양갱도 나온다. 열차 칸 하층민이 끼니로 먹던 영화 속 장면이 현실이 되는 게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곤충이 미래식량 자원이라는 새로운 장르는 누가 개척했을까?

곤충은 단단한 껍데기에 2쌍의 날개와 6개의 다리가 있고, 현존하는 동물계의 70%를 차지하는 생물군이다. 지네, 거미, 민물·바다의 작은 동물 등은 진정한 곤충에서 제외된다. 남극의 만년설, 끓는 온천수, 동물 창자, 깊은 동굴, 심해까지 지구상 거의 모든 곳에서 서식 가능하고 끈질긴 생존력으로 80만 종과 1천경 마리의 개체수로 추정되어, 지구상 동물 중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와 종이 있다.

조선시대 문헌 속 곤충
곤충을 식용 또는 약으로 이용한 역사는 고대부터이며, 동서양의 고문헌과 성서에도 기록돼 있다. 우리 선조들도 곤충에 대한 기록을 다양하게 남겼다.

한국 최초의 백과사전적 저술인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서는 조(鳥)·수(獸)·인개(鱗介)·충치(蟲齒)로 금충부(禽蟲部)를 나누었는데, 충치가 곤충에 해당한다.

조선 후기 학자인 이만영(李晩永)이 1798년(정조 22) 엮은 ‘재물보(才物譜)’에서는 5가지 동물 중 하나로 우충(羽蟲)·모충(毛蟲)·인충(鱗蟲)·개충(介蟲)·곤충(昆蟲)으로 분류했다. 정약용의 저술로 추정되는 물명에 대한 어휘사전인 ‘물명고(物名考)’에서는 재물보와 달리 동물을 우충·수족(獸族)·수족(水族, 인충·개충 포함)곤충의 4가지로 나누었다.

음식문화 연구의 귀한 자료 중 하나인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도 곤충을 언급하고 있다. 고문헌에 등장하는 곤충류는 오늘날 생물학에서 정의하는 것과는 다소 다른 시각이다.

곤충 식의약의 데이터베이스 '동의보감'
우리나라 대표적인 한의학서인 ‘동의보감(東醫寶鑑)’ 탕액편 충부(蟲部)에 95종의 ‘충’ 관련 약재가 실려 있다. 넓은 의미로 새와 짐승이 아닌 모든 동물을 충으로 분류했다. 포유류 이하의 파충류, 양서류, 연체동물, 절지동물, 갑각류, 패류 등 광범위한 하등 동물을 총칭했다.

벌, 굴, 거북, 자라, 전복, 가재, 사마귀, 매미, 굼벵이, 누에, 메뚜기, 달팽이, 조개, 해마, 두꺼비, 개구리, 새우, 뱀, 거미, 지렁이, 지네, 도마뱀, 거머리, 말똥구리, 쐐기, 전갈, 천갑산, 잠자리, 반딧불, 쥐며느리, 옷좀, 올챙이, 치우, 우렁이 등 다양하다.

이들 충류는 종류에 따라 껍질이나 살점, 발, 다리, 오줌 등 여러 부위와 배설물을 질병 치료나 건강 유지를 위한 용도로 사용했다. 우리는 이미 곤충을 식용으로, 약용으로 이용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동의보감 같이 인체 실험한 결과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도 보유하고 있다.

2008년 유엔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태국 치앙마이 국제회의 워크샵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먹는 딱정벌레, 개미, 벌, 귀뚜라미 등의 영양 분석 결과 멕시코 국립자치대학 연구팀은 식용 곤충이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소고기, 돼지고기보다 콜레스테롤이 적어 건강에 유익하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장르 개척의 도화선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 8월 ‘곤충산업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하고, 2012년 곤충이 항암과 슈퍼박테리아 억제 성분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퀴벌레 사육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갈색거저리 유충을 한시적 식품원료로 인정하기도 했다. 비록 곤충산업이라는 장르를 개척하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가진 자원을 맘껏 활용해 미래 산업에서 주도권을 움켜쥐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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