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적 뒷받침 선행돼야 한식 세계화 가능”
“정책적 뒷받침 선행돼야 한식 세계화 가능”
  • 신지훈
  • 승인 2014.10.17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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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식의 날 심포지엄 ‘한식의 현실과 우리의 역할’ 개최
▶ 지난 10일 ‘제2회 한식의 날 심포지엄’이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정관계, 학계, 업계 관계자, 학생 등 5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사진=신지훈 기자 sinji27@
제2회 한식의날 심포지엄에는 한식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법적 근거가 명확해야 정책 추진에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식에 대한 국민의 인식 제고, 유관기관과 지자체의 공조, 세계화 추진의 원활함을 위해서도 한식진흥법 제정이 선행과제로 남았다.

지난 10일 열린 심포지엄은 국정감사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정관계 인사가 대거 참여하며 높은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행사 후 이어진 2부 심포지엄은 문웅선 대한민국한식협회 사무총장의 주제 안내로 시작됐다. 문 사무총장은 “오늘 심포지엄의 주제는 한국 조리인의 자성과 과제”라며 “한국 음식을 창조하는 한식 조리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첫째 인적양성과 둘째 조리인의 다양한 역할 변화, 셋째 조리인에게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 등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각 분야 전문가들의 발표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은 박형희 한국외식정보㈜ 대표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성연 대구보건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부 교수, 이로문 보좌관(박민수 의원실), 변우희 경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김성수 한국농식품6차산업협회 회장, 김재민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 사무관 순서로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이들은 한식의 발전을 위한 인식변화와 법 제정 등의 실효성 있는 방안들을 제시했다.
좌장: 박형희 한국외식정보㈜ 대표

좌장을 많이 봤지만 국회 대회의실을 꽉 매울 정도로 방청객이 가득 찬 행사는 처음인 듯 하다.

그만큼 한식에 대한 관심이 크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당의 주축 인사 분들이 참여해 한식의 날 심포지엄을 축하해주시고 격려해 주셨다. 한식에 대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성 연 대구보건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부 교수

한식의 세계화는 위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다 보니 문제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 대부분이다. 현장의 문제점을 보완하려면 조리사 양성이 꼭 필요하다.

조리법은 조리사를 거쳐 완성된다. 조리사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 우리가 한식을 홍보했을 때 외국에서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조리사다. 핵심 분야를 시스템화해 개발해야 한다. 자체적으로 관리 과정을 보완해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음식명장의 제도적 지원, 우수한 조리사의 이력 관리 등을 통해 현장 경험의 문제를 경험자가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식의 개념 가치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우리 음식은 양반가음식, 사찰음식, 향토음식 등 다양하다. 한식의 정체성에 대한 정의도 학자마다 다르다. 유교사상 때문에 ‘의식주’로 불리던 것이 최근 ‘식의주’로 바뀌고 있다. 한복과 한옥처럼 우리의 정체성을 음식에 더한다면 자체적인 가치 형성이 가능할 것이다.

결국은 우리가 한식을 얼마나 즐기고 사랑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식의 우수성을 현지화할 수 있는 융복합도 필요하다. 한식의 발전을 위해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융복합 과정을 거쳐 세계에 소개해야 한다.

이로문 박민수 의원실 보좌관

최근 음식을 소재로 한 방송 프로그램이 많이 늘었다. 그만큼 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크다. 이는 법 제정에도 영향을 준다. 법을 통해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한식진흥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관성 있는 한식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입법화가 필수다. 한식진흥법에 대해 반대하는 논리 중에 식품산업진흥법에 한식이 포함돼 있는데 왜 굳이 필요하냐는 의견이 있다. 내용과 체계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한식진흥법이 필요없다는 것은 형식적인 논리에 불과하다. 식품산업진흥법에 포함돼 동일한 체계와 유사한 내용으로 흘러간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식을 별도의 취지로 보고 다른 산업군보다 먼저 정책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식진흥법이 필요하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의 연계가 필요하다. 동일한 사업 내용인데도 각자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자칫 예산낭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변우희 경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음식을 큰 그림으로 보면 관광이다.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 유럽의 프랑스 등 관광대국의 중심에는 음식이 있다. 관점을 달리해 한식의 정체성은 한국의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 그동안 문화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학회 등 관련 기관은 한식의 가치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멀리 보고 한국관광학회와 한국음식문화재단이 힘을 모아 유관기관과 함께 ‘한식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한식 종사자들의 아이디어를 국가에서 보호해줄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획기적인 제품 개발로 노벨상을 받은 한 일본인 교수가 그 제품 기술을 대기업에 뺏겼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해 일본정부에서 80여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어떤가? 정부에서 개인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장해줘야 발전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노벨 요리상과 같은 세계가 인정하는 권위적인 상 제정도 있을 수 있다. 화학기술과 융복합의 절정이 바로 분자요리다. 발효식품이 다양한 한식은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확신한다.

김성수 한국농식품6차산업협회 회장

농업과 한식은 생명산업이다. 그만큼 중요한 산업이 국내 여건 때문에 홀대 받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식의 질을 높이고 세계화를 위해서는 우수한 식재료가 필요하다. 6차산업은 농업과 산업, 가공이 융복합한 것으로 한식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6차산업의 다양성과 복합성 장점뿐만 아니라 지식경영도 필요하다. 세계 농산물 수출국 1위 미국과 2위 네덜란드 등 농업대국들은 외식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최근 태국도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먹을거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좋은 식재료와 비즈니스 등이 융복합하지 않으면 산업 규모에 한계가 있다.

한국음식문화재단과 대한민국한식협회는 돈독한 협의를 통해 한식과 농업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마케팅과 그동안의 역량을 총동원해 한식을 전문화해야 한다. 농업과 한식의 선진화는 세계시장 석권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김재민 농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 사무관

정부정책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지적이 많다. 또한 한식의 세계화가 정부산업으로 추앙되면서 문제가 많다는 의견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식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식진흥법만 아니라 김치산업법, 전통음식육성법 등 제의가 와서 법안을 검토 중이다. 한식진흥법 제정 자체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확정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잘 반영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 입장에서는 미흡했지만 성과도 있었다. 한식정책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수출과 연계해 세계화에 나섰다. 2009년 뉴욕시민에 대한 한식 선호도가 9%였지만 지난해 25%로 상승했다. 해외진출 기업도 71곳에서 257곳으로 늘어났다. 수출액수도 2009년 2620만 달러에서 지난해 약 4천 달러로 증가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미슐랭사와 함께 미슐랭 가이드 한국어판을 제작 중이다.

외식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세계 외식시장 조사‧분석 후 업계에 정보를 제공하고 민‧관합동 글로벌 외식기업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한식 정보시스템을 체계화해 유관기관과 정보연계도 강화했다. 현지 한식 외식기업 진출 및 한식당 정착 지원을 위해 그 나라의 제도와 법을 조사, 현지 한식당에 컨설팅 지원 등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한식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한식진흥에관한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한식문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의 한식 접근성을 제고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조리법과 관광맛지도, 음식메뉴 외국어 표기 통일안 마련 및 보급, 음식관광 전문 안내 인력 양성 등 제도 기반 정비도 꾸준히 실시할 계획이다.

신지훈 기자 sinji27@foodbank.co.kr
심포지엄 이모저모

김무성 대표의 ‘한식 세계화’ 사랑

“한식진흥법 힘 보태겠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한식세계화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김 대표는 축사에서 “한국음식문화재단, 대한민국한식협회를 포함해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10월 10일을 지난해부터 ‘한식의 날’로 지정하려는 노력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올해 두 번째로 한식의 날 대축제 행사를 펼치며 한식의 세계화를 적극 뒷받침하고 계신데 대해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식의 세계화를 이루려면 현장의 눈높이에 맞는 지원 대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며 “한식 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공동 발의한 만큼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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