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도수는 낮추고 매출은 높여라
소주 도수는 낮추고 매출은 높여라
  • 이원배
  • 승인 2014.10.24 0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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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트렌드 맞춰 도수 내려… 판매량 증가에 원가절감 일거양득
소주 업체들이 기존 주력 제품의 알코올 도수 낮추기에 나서는 등 소주 시장 경쟁이 ‘낮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참이슬’보다 알코올 도수를 내린 소주를 개발 중이다. 소주 업체들의 ‘도수 낮추기’는 역설적으로 매출 높이기의 동력이 되고 있다. 여기다 생산원가 또한 낮아져 업체로서는 일거양득이다.

저도주 소주 시장 15% 차지

현재 18.5도인 ‘참이슬 후레쉬’는 17.8도로, 20.1도인 ‘참이슬클래식’은 19.5도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도수를 낮춘 제품을 개발 중에 있다”며 “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하이트진로는 16.9도의 ‘쏘달’이 있지만 인지도가 낮아 주력 브랜드인 참이슬의 도수를 낮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이트진로가 소주 도수를 낮출 경우 ㈜무학과 보해양조㈜ 등이 주도하고 있는 저도주 소주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LIG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저도주 소주 시장은 전체의 약 15%로 추정된다. 이 중 무학 ‘좋은데이(16.9도)’가 90%를 차지하고 있다. 좋은데이의 선전에 따라 무학의 전국 시장 점유율은 14.9%(2013년 기준)까지 올랐다. 저도주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보해양조도 주력인 ‘잎새주(19.0도)’보다 도수를 낮춘 17.5도짜리 ‘아홉시반’을 지난 4월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 들었다.

현재 저도주 브랜드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네이처(17.5도)’와 쏘달(16.9도),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순한쿨(16.8도)’, 대선주조의 ‘예(16.7도)’, 무학 좋은데이, 금복주의 ‘The 순한 참(16.9도)’, ‘스타일(16.7도)’, 보해양조 아홉시반 등이 있다.

도수 하락시기 갈수록 빨라져

저도주 소주는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어 앞으로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 점이 하이트진로 등 기존 업체가 도수를 낮추게 하는 요인이다. 서영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소주의 도수는 지속해서 하락했다”며 “소주 저도화는 시장의 분명한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주요 소주의 도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하이트진로를 보면 1965년 30도에 달했던 수치는 1973년 25도로 낮아졌고 1998년 참이슬은 23도 시대를 열었다. 6년 뒤인 2004년 참이슬은 21도로 낮아졌고 2006년 19.8도의 참이슬후레쉬가 나오면서 하이트진로에서 20도 이하 소주가 처음 나왔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2006년 출시부터 20도의 비교적 낮은 도수를 선보였다. 이후 주력제품인 ‘처음처럼 부드러운’을 2007년 19.5도, 2012년 19도, 올 2월 18도로 빠르게 낮췄다. 업체 간 경쟁도 심해져 올 2월에는 처음처럼이 도수를 내리자 1주일 만에 참이슬도 0.5도 낮췄다.
하락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1973년 25도에서 1998년 23도로 하락까지에는 25년이 걸렸지만 2004년 21도에서 올해 18.5도 하락하는 데는 10년이 걸렸다.

1도 낮추면 병당 10원 원가 감소

도수가 낮아지면 매출 상승이 바로 이어지는 효과도 있다. 도수가 낮은 만큼 더 많이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올 2월 처음처럼이 19도에서 18도로, 참이슬이 19도에서 18.5도로 낮아지자 올 1월~8월 누적 국내 소주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특히 도수를 가장 많이 내린 롯데주류의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7.5% 증가하면서 폭이 가장 컸다. 서 연구원은 “2002년 이후 도수가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반드시 소주 출하량이 증가했다”며 “도수 하향은 판매량 증가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매출 상승뿐 아니라 생산 원가 하락의 효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도를 낮출 경우 그만큼 주정 사용을 줄일 수 있어 병당 10원의 절감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이 약 16억 병인 점을 감안하면 160억원의 원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도수를 낮추면 매출 증가와 생산 원가까지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하지만 도수가 무조건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 연구원은 사견임을 밝히며 “도수가 하락할 경우 청주, 과실주와 경계가 모호해진다”면서 “맛과 특성을 감안해 최저선은 16도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원배 기자 i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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