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정부가 각 교육청에 배분하는 ‘지방교육 재정기부금’을 제때에 받지 못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어 빚더미에 올랐다는 하소연이다. 이처럼 전국시도교육청이 무상급식에 경쟁적으로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재정 압박을 받아 빚더미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앞으로 집행될 무상급식 예산을 산출해 보면 재정압박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고등학교까지 단계별 급식비 지원확대를 약속했으나 시도교육청의 예산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무상급식으로 지출되는 예산은 지난 2010년 5631억 원에서 올해는 2조6239억원으로 5배나 수직상승했다. 올해 예산 2조6239억원 중 시도교육청이 부담해야 할 예산은 1조5666억원이며 이중 자치단체가 부담할 액수는 1조573억원에 달한다. 자치단체 역시 무상급식에 대한 재정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은 교육청과 같은 상황이다.
예산확보의 문제점 충분히 검토했어야
전국 시도교육청의 재정이 악화되다보니 무상급식확대에 발을 빼려는 교육청이 생기는가하면 예산 확보를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전국시도교육청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0년 무상급식에 대한 공약이 난발할 당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고소득층 자녀를 포함한 모든 계층의 무상급식은 사실상 무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재정 확보가 확실치 않은 가운데 무상급식을 확대한다면 수많은 문제점들이 돌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무상급식의 결과는 전국 시도교육청을 빚쟁이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실상 전 세계적으로 학교급식이 전면 실시되는 국가는 스웨덴과 핀란드뿐이다.
복지국가를 표방하던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도 전면 무상급식은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우리보다 재정적으로 건전하고 복지정책이 훨씬 앞서가고 있는 국가들이 왜 무상급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상급식을 전면 확대 실시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예산확보 등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의해 밀어붙이기 식으로 만들어 낸 무상급식의 결과는 결국 전국 시도 교육청을 빚더미위에 밀어 넣은 꼴이 된 것이다.
무상급식 예산 과다 교육의 질 저하 후유증
국민 역시 과거 두 번의 걸친 교육감선거에서 무상급식을 확대실시하겠다는 공약(公約) 아닌 공약(空約)을 믿고 몰표를 줘 당선시키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지방 교육청 예산을 대폭 무상급식에 넣다보니 학생들의 교육 활동과 교사충원, 환경개선 등 교육인프라에 사용될 예산은 이미 대폭 축소되어 또 다른 후유증을 낳고 있다.
현재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경비라면 약 8만 명이 넘는 교원을 신규로 채용할 수 있어 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장 내가 편하면 된다는 생각보다 미래를 볼 수 있는 냉정함으로 교육감을 선출했다면 지금과 같은 결과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전국 시도교육감은 무상복지정책과 공약을 재검토하는 한편 전면 수정하여 시도교육청 예산을 적절히 분배, 지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저작권자 © 식품외식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