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어 외국인과 나눌 수 있는 우리 음식문화는?
경계를 넘어 외국인과 나눌 수 있는 우리 음식문화는?
  • 관리자
  • 승인 2014.11.0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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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5성급 호텔에서 일하는 외국인 매니저가 이탈리아에서 온 세프들을 데리고 ‘감저탕’ 맛집을 제일 처음 소개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외국인과 ‘감저탕’은 어떤 코드가 맞아서일까? 세계화의 성공은 외국인의 판단에 달려 있기 때문에 세계인이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음식문화 코드를 찾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외국인도 공유할 수 있는 우리 음식문화 코드
떡국이란 한국에서 설날에 주로 먹는 전통 음식이다. ‘설날에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민족 대명절인 ‘설날’하면 떡국을 빼놓을 수 없다. 설날은 모든 사물이 새로 시작하는 날로 엄숙하고 청결해야 하므로 흰떡을 끓인 떡국을 먹게 되었다고 보기도 하고 흰 가래떡처럼 순수하고 장수하라는 의미로 먹은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정월 초하루가 되면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집안 어른은 물론 주위 어른들께 세배를 하러 다닌다. 이때 차례상에서는 밥과 국 대신 떡국을 올리며 세배를 하러 온 사람들에게도 떡국을 대접한다.

이처럼 유구한 역사를 가진 떡국이 최근에는 ‘떡국면’이라고 하는 간편식으로 등장했다. 떡국면은 번거롭게 떡을 불리고 육수를 우려낼 필요 없이 뜨거운 물을 부어 4분 만에 먹을 수 있어 명절에만 즐기는 특별한 음식이 아닌 사시사철 즐길 수 있게 됐다.

떡국면을 먹은 외국인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아이치 현이 고향인 한 일본인은 떡국면을 먹어보고는 자기 고향의 키시멘을 언급했다. 키시멘은 흔히 통통한 우동 면을 익혀 다양한 고명을 올려먹는 일본의 면 요리다. 곁들이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떡국면을 먹은 아이치 현의 일본인은 키시멘처럼 면이 얇고 평평하고 부드러워 먹기가 쉽다는 평이었다. 또 위가 안 좋을 때에도 쉽게 먹을 수 있고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다고 했다.

이탈리아 젊은이는 한국의 설날 문화를 들으며 떡국면을 먹어보고는 자국의 음식인 ‘티라미수’를 언급했다. 티라미수는 이탈리에서 17세기경 시에나의 한 제과점에서 토스카나 대공작의 방문을 축하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기운을 북돋아 달라’는 이탈리아 어 ‘Tirare mi su’에서 유래됐다. 이탈리아에서 티라미수는 생일 케이크 등 좋은 일이 있을 때 등장하는 음식이다. 이탈리아인은 떡국과 티라미수의 공통점을 축하의 의미에서 찾았다.

또 다른 베트남 유학생은 떡국면을 자국 음식인 ‘분보후에’를 비교하면서 짧은 조리시간으로 간편하게 준비할 수 있는 음식에 대한 가치를 언급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젊은이도 먼 나라 이탈리아 젊은이도 베트남 유학생도 자국으로 돌아가서 새해를 맞이하는 음식으로 떡국을 끓여 먹으며 떡국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울 만큼 문화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외국 젊은이들도 공유하는 한식의 가치
현재 우리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의 안목으로 세계화될 수 있는 후보 선수를 정해서 홍보도 하고, 해당 국가에 건너가서 그들의 평가도 받는 노력도 한다. 접근 방법에 대해 뜨거운 논쟁도 한다.

이제 우리는 외국인이 찾아서 즐기는 우리 음식문화 코드에 관심을 가질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식의 역사를 듣고 먹어보는 체험을 통해 한식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홍보 방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식은 정성이 많이 들어가 보통 외국인이 한식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조리시간을 단축시키고 해외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한식 조리법을 발전시키는 방법도 앞으로 더욱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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