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복합외식문화공간의 분화열망과 체험소비
[월요논단]복합외식문화공간의 분화열망과 체험소비
  • 관리자
  • 승인 2014.11.0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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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외식산업의 규모 중 가장 두드러지게 확대되어가고 있는 분야가 바로 편의점의 가정간편식 도시락업종이다. 국내 유명 편의점 3사의 도시락 매출을 살펴보면 전년대비 약 50% 이상 증가했음이 확연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백화점을 중심으로 프리미엄급 식품산업의 급성장 속에서도 저렴하고 간단한 생활공간인 편의점에서까지 대충 끼니를 때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외식공간의 분화현상이 그대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인구와 미식 인구의 증가, 또한 사회적 구조에 발맞춰 편의점 도시락 판매 역시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끓어 오르는 욕망과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서 접근하여 보면 소비자들의 요리를 향한 높은 관심이 있기에 자연스럽게 수준 높은 음식에 대한 추구로 이어지고, 또한 어느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작은 사치나 스몰 럭셔리로 윤택한 삶의 니즈가 프리미엄급 식품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프리미엄급 식품 시장의 격전지는 바로 백화점이다. 백화점 CEO들이 직접 나서 식품관의 프리미엄급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의 J부회장은 SSG 푸드 마켓을 유통기업의 핵심 사업으로 선정했다. 현대백화점의 J회장은 국내외의 유명 맛집을 백화점 안으로 입점 시키면서 “백화점 리뉴얼의 시작과 끝은 식품관”이라고 말하며 고급화를 부추겼다. 갤러리아백화점 역시 20여 개 이상의 유명 맛집을 유치해 미각 노마드족의 수고스러움을 덜어 주면서 여성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한편 유기농식품과 수입 프리미엄급 식품, 치즈전문 코너 등을 겸비한 식품관인 ‘디저트와 베이커리’ 매장을 확보해 프리미엄 식문화와 서비스까지 선보이고 있다. 이제 쇼핑을 하러 왔다가 백화점 푸드 코트에서 허기를 달래기 위해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백화점에 입점한 유명 맛집의 음식을 먹으러 왔다가 쇼핑을 즐기게 될 정도로 복합외식공간은 분열하고 있다.

반면에 20-30대 젊은 부부 대상으로 외식공간도 점차 전문화되고 있다. 실내농장에서 식재료가 자라고, 원두를 직접 로스팅해서 드립커피를 내리는 카페,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샌드위치, 커피숍 안에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는 공간들을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복합 외식문화 타운은 식품의 원재료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직접 체험을 통해 소비하는 문화로 정착돼가고 있다.

서울의 한 백화점 내에 오픈한 ‘한식 저잣거리’는 전국의 숨은 맛집을 직접 탐방해 만들어낸 한식 테마파크이다. 압구정동 가로수길의 ‘포다차야’는 매장 안에 9개의 전문적인 아이템이 모여 있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해 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 양재동 SPC사옥 지하에 자사 브랜드를 집중 입점시킨 ‘푸드 컨셉션’ 롯데리아 명일점은 롯데리아와 엔젤리너스커피. 크리스피 크림 도넛. 나뚜루를 한 매장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매장으로 탄생시켰다. 이것은 미각과 함께 다양한 욕구를 동시에 채우길 바라는 소비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소비자들이 요리나 체험소비, 외식문화공간의 향유 등 품격 있는 외식소비에 눈을 뜨고 있다는 사실은 현대사회의 소비유형이 소유지향적인 소비에서 경험과 가치지향적인 소비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이다. 지속적인 불경기속에서도 캠핑이나 해외여행 등 체험소비 같은 ‘경험산업’이 크게 성장한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은 소비창출에서 타인의 시선이 크게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경험과 체험소비보다는 소유를 통한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복합적 외식문화공간의 분열현상은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창조성과 능동성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주어진 공간 내의 매뉴얼이나 제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신의 소비문화가치에 맞게 만들어가고 체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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