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시장 ‘꼼수’ 진출? ‘굿앤닭’의 두 얼굴
치킨시장 ‘꼼수’ 진출? ‘굿앤닭’의 두 얼굴
  • 이원배
  • 승인 2014.11.10 1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앤닭’ 사조그룹 등에 업고 본격 치킨시장 진출
‘점포 빼가기’ 등 꼼수 논란… 치킨 업계 우려 목소리 커
㈜참바른의 치킨 브랜드 ‘굿앤닭’이 론칭 초기부터 ‘점포 빼가기’와 식품 대기업의 ‘꼼수 시장 진출 의혹’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참바른은 지난 8월 굿앤닭을 론칭하고 가맹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업무 제휴사로 사조그룹과 손을 잡고 ‘후한’ 지원을 강조했다. 영세 자영업자나 브랜드 교체를 원하는 점주에게 간판 교체 비용 전액과 초기 물품 및 투자비용을 지원했다.

또 닭고기도 기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대비 10% 이상 저렴하게 공급하고 반죽 밀가루는 우리밀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리법은 물론 전단지 배포 등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본사도 모르게 7일만에 간판 바뀌어

하지만 점주를 모집하면서 ‘점포 빼가기’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8월과 9월에 굿앤닭으로 개점한 서울 길동점과 수원 황골마을점의 경우 계약기간이 남은 M치킨 점포였기 때문이다. M치킨 간판을 굿앤닭으로 교체시켰으나 M치킨은 점포의 간판 변경 사실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업체 관계자는 “8월말에 슈퍼바이저가 길동점을 방문하니 간판이 바뀌어 있었다”며 “불과 일주일 사이에 이뤄진 일로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
했다.

특히 본사와 계약기간이 남은 점포여서 ‘상도덕’ 논란이 더 커졌다. M치킨 관계자는 “가맹계약이 남아있는 점포를 빼간 것”이라며 “이는 상도덕에도 어긋나고 업계 질서를 혼탁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치킨 업체 관계자는 “지금 포화상태인 치킨 시장에 뛰어들었다면 기존 점포가 주 공략 대상”일 것이라며 “우리로서는 우려스럽고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참바른 관계자는 “M브랜드 점포 변경은 매출 감소 등으로 변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점포 빼가기라는 말은 맞지 않고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조 계열사 총동원

사조그룹의 ‘꼼수’ 치킨 시장 진출이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참바른과 사조그룹이 업무 제휴만 했을뿐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지분이나 인적 관계 등을 보면 사실상 사조그룹의 계열사로 치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꼼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참바른은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화인코리아가 지난 6월 100% 출자한 회사다. 사조그룹의 계열사인 셈이다. 참바른 대표인 장운덕 사장도 사조화인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사무실도 서울 충정로에 있는 사조그룹 빌딩에 위치하고 있다.

참바른과 사조그룹간 업무 제휴 형식을 띠고 있지만 참바른의 매출은 그대로 그룹사의 매출로 연결된다. 참바른이 밝힌 제휴사는 대부분 사조 계열사다. 닭고기는 사조인티그레이션 등에서 공급받고 튀김유는 사조해표에서 받는다. 이밖에 부재료도 사조남부햄 등을 통해 받을 예정이다.

결국 굿앤닭 매출이 증가할수록 사조의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게 되는 구조다. 하지만 참바른과 사조 양측은 서로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식품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대기업 진출, 치킨 시장 교란 우려

사조의 사실상의 치킨 시장 진출에 대해 경영위기에 빠진 계열사를 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조인티그레이션은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2010년 20억원, 2011년 42억원, 2012년 36억원, 지난해 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

양계업을 주로 하는 사조팜스의 경영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해 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12년 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액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게다가 계열사를 지원했던 지주회사격인 사조산업의 수익성도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조산업은 2012년 157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렇게 재정상황이 어려워지자 계열사의 인프라를 활용해 치킨사업에 진출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기업의 시장 진출과 전망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의견이 대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닭고기 생산, 유통시설을 갖춘 식품 대기업이 진출하면 중소기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라며 “더욱이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 치킨 시장 전체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분위기다.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육계 시장을 하림과 마니커가 80% 이상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후발 주자로 인지도 높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업계 1위 BBQ 치킨의 점유율이 6%에 불과한 실정이 좋은 예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